힘이 전혀 나지 않는다. 바로 곁에 있는 이녀석의 얼굴에 손을 뻗는 것조차 할 수 없다.

죽인다면 지금. 클라우디아한테 삶의 갈망을 빼앗는다면 이때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을 앞에 두고도, 얕궂게도 그걸 해낼 힘이 없다.

지금까지 몇천명이나 죽여왔고, 인간을 초월한 존재도 부숴왔다. 살인은 내 주특기로, 누가 상대든 지지 않을 자부가 있다.

그럴텐데, 얼마나 이상한 운명인가. 역대 최고로 죽이지 않으면 안 될 때에, 이런 다 죽어가는 여자 하나 맘대로 할 수 없어.

화내야 할지 한탄해야 할지, 아니면 웃을 수 밖에 없나. 그런 것조차 알 수 없게 됐다.

가까스로 움직일 수 있는 건, 입 뿐.


「널 죽이고 싶다」


 절실히 그렇게 중얼거린다. 볼 품 없다든지 그런 걸 생각할 기분이 아니었다.


「죽이고 싶어, 클라우디아.

 그러니 말해, 죽고싶지 않다고」


말해, 내 혼을 세워라. 너의 빛을 보여서 다시 밤에 날개를 펼칠 힘을 줘.

간원같은 살의이자, 위협같은 고백이었다. 정말이지 꼴사납지 짝이 없지만 난 이런 방식밖에 자신의 기분을 표현할 수 없다.


「네놈은 내거잖냐. 날 위해 활짝 피고, 날 위해 시들어라.

 장미가 되어 생명을 내놔라. 그게 네 역할이다 빌어먹을 여자


「천사는 아름다운 꽃을 내려주는 존재가 아닙니다.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 싸우는 자를 말합니다.

 제가 나이팅게일을 존경한다는 얘기는 했었죠. 지금 것도 그녀의 말이에요.

 그러니 전 꽃보다 천사가 되고 싶어. 당신같은」





「당신을 좋아합니다 빌헬름.

 내게 이 마을 주기 위해 싸워 준 천사를 클라우디아는 사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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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치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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