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알고있는 하토냄새가 거의 안나서 아쉬웠습니다. 평소에 싸지르던 하이스피드하이텐션 텍스트가 만화라는 매체와는 궁합이 안맞는 탓인지 붕 뜬다고 해야 할까요. 이건 그림쟁이와의 궁합 탓일 수도 있겠지만 여튼 만화 내에서의 컷 분배와 하토의 텍스트 분배가 영 안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각본이 하토라는 걸 모르고 본다면 위화감이 안들수도 있고 이건 이거대로 그럭저럭 재미도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알고 본 이상 하토만의 색채가 영 안느껴지니 별로 흥이 안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소재도 슬슬 한물 간 마왕을 가져왔으니 딱히 탁탁 튀는 만화라는 느낌도 전혀 안나고.
여태껏 하토의 패턴이라면 빡통 히로인들 사이에서 냉담한(혹은 빙빙처럼 히로인을 장롱 속에 가둬놓고 여친 데려와서 신나게 섹스 퍽퍽해대는 미친) 주인공의 힘든 나날을 그려내는 그런 구도만큼은 여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이 젤 웃긴 경우가 많았는데 이쪽 주인공은 캐릭터 자체가 웃긴 편은 아니지만 제법 잘생긴 와꾸와 흑역사 하나는 꽤 웃기더라구요. 뭐 결국 밥셔틀에 뒤치닥거리만 하는 신세지만!
히로인은 140cm의 단신에 거유인 무츠가 제일 좋았고 나머진 음... 유령하고 전투민족이 그럭저럭 괜찮은편. 유령은 뭐 서브히로인 수준이지만. 마왕이나 점장은 취향이 아니고 버섯년은 가끔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