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엔 사이코드라마를 기대하고 봤습니다. 1화만 봤을 땐 제법 참신한 역발상 소재로 또라이력이 뿜뿜했으니까요. 근데 언제부턴가 개그만화행. 진퉁 미스터리계열 작가라면 이 소재로 그대로 스릴러스러운 전개로 나갈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역시 작가의 한계인지 노선을 트는 게 더 재밌다고 판단한건지 2권쯤부터 개그물+착각물+학원폭력물+할렘물 등등 장르가 뒤섞이며 왕도에 가까운 소년만화로 변신합니다.
근데 이게 의외로 잘 맞아떨어져서 재밌다는 게 웃기네요. 전개를 어설프게라도 이리저리 뒤섞는 실력이 제법 괜찮습니다. 사실 전개력보단 캐릭터들이 좋아서 재밌는거지만. 미친년, 얀데레년, 대갈통꽃밭년, 도움 안되는 병신, 쓰레기 센세, 그리고 특히 카토군. 카토가 폐인이 된 후로 그냥 얼굴만 나와도 쳐웃깁니다. 초롱초롱한 눈, 하얗게 지린 머리, 커염폭풍 입, 생명줄같은 나무작대기, 부드러운 언행, 각성모드의 간지까지... 학생회편으로 넘어간 후 재미의 반절 이상은 갓토가 차지합니다. 작가도 얘가 이런 캐릭터 될 줄 꿈에도 몰랐을 듯. 학원핸섬에 이적시키면 위화감 없이 녹아들 거 같은데...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할 수 없지만 여편네의 입을 매력적적으로 그립니다. 이지메 당할 때 미친년의 하트 입과 부르르 입, 얀데레년의 도야 입 등등. 카토군의 입은 당연한거고! 젖탱이가 없어서 여편네로선 별 흥미없지만 미친년의 눈도 디자인 잘했다고 느낍니다. 가끔 계속 쳐다보게 되는 눈이 이런 눈인듯. 근데 이년 사복이 얼라 옷 같아서 웃김ㅋㅋㅋ 뭐 여튼 얀데레년이 히로인으로 최고. 젖에 끼워놓은 수염같은 머리도 웃김.
근데 하나 꼭 지적하고 싶은게 있는데, 얼굴 부분 클로즈업 연출은 그만뒀으면 합니다. 눈 클로즈업까진 뭐 봐줄만 하지만 인중 부분은 진짜 좀... 어차피 사이코 장르로 가는 건 포기했으니 호러만화에서 할 듯한 연출은 하지마쇼.
올해 들어... 아니 최근 몇년을 생각해도 이렇게 재밌는 만화를 본 적 있나 모르겠습니다. 아마 여태 본 러브코메 장르 중에서 제일 재밌는 만화.
1권 초반만 봤을 때만 해도 음 재밌긴한데 이 소재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츤데레주인공와 츤데레히로인 사이에서 서로 고백하게 만들겠다는 컨셉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봤자 얼마나 만들 수 있겠냐 싶었거든요. 실제로 고정소재로 러브코메를 그리는 대부분의 만화는 연재가 오래가지 못했고. 그러나 이 만화는 정말 좋은 의미로 통수를 확 후려갈김.
그도 그럴 게 연애두뇌전이란 한정된 소재에서 4권이 넘도록 재밌는 에피소드를 끊임없이 뽑아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이게 뻔한 심리전 같은데도 매번 어디서 이상한, 한편으론 흔히 듣는 연애상식을 들고와서 주인공과 히로인이 개수작을 부리는데 질리지가 않음. 그래도 계속 이 둘만으로 이야기를 짜내기는 좀 그러니 학생회 멤버들과 조연들의 비중도 슬슬 늘려나가는데 나중에 가면 얘네들이 더 웃깁니다. 사실 소재랑 작가의 개그센스 자체가 뛰어나기도 하지만 최고의 액기스는 나레이션. 고전연극을 보는 듯한 촌시러운 나레이션의 상황전달이 아주 일품. 4권쯤 넘어가면 질릴거 같지만 전혀 그럴 느낌이 없는 걸 보면 정말 굉장합니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대개 러브코메라 하면 고정메인히로인이 있어도 뒤로 갈수록 히로인들을 하나하나 추가해서 수라장을 노리거나 독자들의 니즈를 맞추려는 경향이 매우매우 흔한데도 이 만화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히로인은 철저하게 카구야 한명을 고정시켜두고, 캐릭터를 추가하더라도 히로인이 아닌 조연으로서 개그담당만을 시킴. 이젠 정석으로 굳어버린 히로인들의 주인공 쟁탈전이라는 러브코메 프레임에 구속되지 않고 한줄기만을 계속 파는 모습이 대견하네요.
그림 실력은 솔직히 인체비례 면에서 칭찬을 하기가 힘듭니다. 특히 1권에서 카구야의 길다란 머가리는 봐주기 힘들 정도였음. 그래도 2권부터 슬슬 안정감이 생기더니 이젠 딱히 태클 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가끔 묘한 비율로 그림을 그리긴 하는데 개그장르이다 보니 오히려 이게 적당히 흥을 돋구는 느낌. 그리고 젖이 잘 강조되는 교복 디자인이 짱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중엔 골반까지 강조함. 이 교복을 제일 잘 소화하는 건 역시 서기쨩. 여기서 또 하나, 여러가지 표정을 정말 잘그립니다. 도야가오 등등 보다보면 중독성 있는 표정이 한두개가 아님. 그리고 이 표정들을 제일 잘 소화하는 것도 서기쨩....
사실 이 만화를 보게 된 계기는 주인공이 매우 취향일 거 같다는 예상이었습니다. 근데 진짜로 맞았음. 완벽초인 같으면서도 사실은 허당인데다 츤데레 주인공. 이런 허당끼 있는 커여운 주인공을 꽤 좋아할 뿐만 아니라 츤데레 꼬츄도 취향이거든요. 이에 반해서 카구야는 솔직히 그다지 취향이 아니지만(젖이 작아서) 뭐 싫지는 않습니다. 가끔 커엽고.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이 만화의 필두는 역시 서기쨩. 얘가 주역인 편은 앵간해선 웃김. 특히 주인공한테 배구와 노래를 가르치는 에피소드는 진짜 개웃었습니다. 우월한 비주얼과 몸뚱아리 뿐만 아니라 캐릭터가 워낙 강렬함. 머리 속이 꽃밭인 애 같으면서도 사실상 학생회의 폭탄같은 존재. 카구야(와 그 메이드)를 휘저어버리고 다님. 게다가 귀여운 표정이 워낙 많아서 쳐다보고만 있어도 막 즐거운 여편네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젖이 강조되고. 요 근래 본 만화 여편네들 중 최강.
꽤 나중에 등판하는 회계군은 처음에는 다른 3명에 비해서 캐릭성이 많이 약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근데 보다보니까 튀는 3명 중에서 이런 역할이 하나쯤 있으니 쏠쏠했음. 조연 중에서는 메이드도 그럭저럭 괜찮고 서기 3자매도 전부 젖 크고 허군날 연애상담 하러 오는 꼬츄놈도 웃기고 여튼 조연들까지도 하나하나 다 재밌는 애들이라 즐겁습니다. 하지만 여동생 캐릭터는 딱히 재밌는 구석이 전혀 없어서 굳이 존재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게 옥의 티.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알고있는 하토냄새가 거의 안나서 아쉬웠습니다. 평소에 싸지르던 하이스피드하이텐션 텍스트가 만화라는 매체와는 궁합이 안맞는 탓인지 붕 뜬다고 해야 할까요. 이건 그림쟁이와의 궁합 탓일 수도 있겠지만 여튼 만화 내에서의 컷 분배와 하토의 텍스트 분배가 영 안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각본이 하토라는 걸 모르고 본다면 위화감이 안들수도 있고 이건 이거대로 그럭저럭 재미도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알고 본 이상 하토만의 색채가 영 안느껴지니 별로 흥이 안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소재도 슬슬 한물 간 마왕을 가져왔으니 딱히 탁탁 튀는 만화라는 느낌도 전혀 안나고.
여태껏 하토의 패턴이라면 빡통 히로인들 사이에서 냉담한(혹은 빙빙처럼 히로인을 장롱 속에 가둬놓고 여친 데려와서 신나게 섹스 퍽퍽해대는 미친) 주인공의 힘든 나날을 그려내는 그런 구도만큼은 여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이 젤 웃긴 경우가 많았는데 이쪽 주인공은 캐릭터 자체가 웃긴 편은 아니지만 제법 잘생긴 와꾸와 흑역사 하나는 꽤 웃기더라구요. 뭐 결국 밥셔틀에 뒤치닥거리만 하는 신세지만!
히로인은 140cm의 단신에 거유인 무츠가 제일 좋았고 나머진 음... 유령하고 전투민족이 그럭저럭 괜찮은편. 유령은 뭐 서브히로인 수준이지만. 마왕이나 점장은 취향이 아니고 버섯년은 가끔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겠네요.
입소문 탄지는 좀 됐지만 볼 기회가 없어서 여태... 어떤 놈은 킨들판으로 보고 놀리고 있고.
여튼 1권만 본 감상으로는 생각 외로 '평범'하다 였습니다. 전개나 개그패턴이 딱 00년대 초반 러브코메디 보는 느낌. 그래도 솔직히 말하자면 이 '평범'함이 싫지는 않았습니다. 허군날 젖탱이 찾아다니고 섹스만 뒤적거리다 보니 가끔은 이런 만화도 볼만하네요.
사실 재미나 모에력은 둘째치고 가장 좋았다고 느낀 곳은 다름 아닌 페르시아의 속눈썹. 작가 트윗 계정을 팔로우한지는 꽤 됐습니다만 그림 올라올 때마다 페르시아의 노란 속눈썹이 참 예쁘다고 감탄했었습니다. 만화로 보니 흑백 때문에 너프되긴 했지만 그래도 속눈썹이 가장 인상깊은 부분. 기본 그림실력도 꽤 예쁜편이고.
그런 덕분에 거의 페르시아 이쁜 맛으로 보는 만화에다 00년대 초반 러브코메디 감각을 느끼게 해줬다는 점에서 불만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요즘 트렌드답게 페르시아의 젖을 크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컸습니다. 꼭 크게 안하더라도 보통만 됐어도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단편으로 끝내는게 더 좋았을 구성이어서 2권으로 넘어가도 볼만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양아치 3인방을 개그캐릭터로 좀 더 부각시켰으면 하는데.
세가와의 인법첩 시리즈 중 하나. 원작 마계전생은 안봐서 모르겠고 여튼 세가와의 마계전생은 재밌었습니다. 원래 이 양반 만화가 거의 다 재밌긴하지만.
그림은 여전히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칼부림씬은 물론이고 여캐들의 몸뚱아리 역시 여전히 육감적 어필이 훌륭합니다. 마인들의 디자인 역시 보타로나 아마쿠사, 무사시가 멋진 편. 무네노리의 트윈테일이나 인슌의 트윈테일+미니스커트는 다른 의미로 훌륭한 디자인... 반쯤 웃기라고 만들었겠죠.
다만 그림 자체는 여전히 훌륭하지만 연출적으로는 전작들에 비해 좀 심심한 편. 가끔 멋지다 싶은 장면들도 많긴 합니다만.
전생하여 마인화 된 당대의 고수들과 주인공인 야규가 대결을 하게 되는 구조가 재밌습니다. 역사에서 성립할 수 없었던 고수들의 대결이란 플롯 자체가 원작이 여태까지 인기 있을만한 이유겠죠. 그러나 원작을 안 본 입장에서 세가와의 쥬 인법 마계전생이 아쉬운 점은 마인화 된 고수들의 전투력 버프가 그렇게 커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거 왜 전생까지 해서 마인이 됐으면 짱짱 강해졌을 그런 느낌이 들잖아요. 아직 마인들의 전력이 다 나오진 않았지만 여태까지는 그렇게 강해진것 같지는 않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특히 디자인도 그렇고 쥬베와의 인연이라는 설정도 있었던 보타로가 너무 쉽게 리타이어해서 얘들 정말 마인 맞나 싶은 느낌.
결국 전작들과 비교해서는 바질리스크>>>>마계전생>야규인법첩
셋 다 재밌는 편이지만 그래도 바질리스크의 밀도 높은 전개나 긴박한 분위기 및 캐릭성, 치고 치는 팀 배틀로얄같은 재미만큼은 따라가기 힘듭니다. 마계전생은 아직 미완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단점을 커버하긴 힘들듯. 후반의 무사시전 등은 기대되지만.
쥬베야 뭐 언제나의 쥬베고, 마인들 중에서는 아마쿠사, 보타로, 무네노리, 무사시 등이 좋았습니다. 특히 아마쿠사는 반쯤 또라이같은 느낌이 좋죠. 여캐들 중에선 오누이가 제일 취향. 에로력은 클라라.
미친년들의 학원도박배틀만화. 이런 학교가 퍽이나 멀쩡히 운영되겠다! 표지는 이쁜거 쓰고싶었는데 죄다 저런 표정의 표지뿐이라. 본편에서도 맛탱이 간 얼굴 너무 남발하는 편.
딱 잘라 말하자면 별로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 도박만화는 특수한 룰을 가진 도박으로 승부를 겨루고 그 뒤에 있는 '사기'를 찾아내거나 전략을 짜내는 전개양상이 됩니다. 카케구루이 역시 사기를 찾아내서 전세를 역전시키는 전개가 대다수. 근데 문제는 도박룰이 별로 재밌지가 않습니다. 즉 얘네들이 벌이는 게임 자체가 그다지 구미를 당기게 하는 게임이 없다보니 거기서 파생되는 사기전략이라든가 역전전략 등등을 봐도 디게 덤덤하게 보게 되는 편. 그리고 주인공인 유메코 본인은 사기니 전략이니 다 치우고 '운'만으로 벌이는 승부를 즐기는 미친년 도박광 캐릭터인데도 정작 운승부는 거의 없어서 핀트가 안맞는 느낌도 있고. 하긴 진짜 운빨 승부만으로 만화를 그려내긴 무리겠지만요.
다만 미다리전은 게임의 재미는 둘째치고 미다리의 진짜 목적과 그걸 불쾌하긴 여긴 유메코의 장면은 꽤나 좋았습니다. 도박의 리스크는 양쪽이 모두 짊어져야 한다는 유메코의 생각을 미다라가 완전히 부정하게 되는 꼴이 되면서 유메코의 사상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이 됐기 때문.
결국 재미보다는 유메코 구경하는 맛으로 보는 만화. 원래 또라이력 높은 히로인은 안좋아하는 편인데도 유메코는 평상시 성격이 이쁜 탓에 도박할 때의 또라이력이 싫지 않았습니다. 비주얼과 몸뚱아리도 좋은 편에다가 의외로 질투력을 보여주는 걸 보면 제법 마음에 드는 히로인. 사실 유메코가 주인공이고 스즈이가 히로인...구도지만. 원래 주인공은 남자인 편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데 의외로 카케구루이는 이런 구도가 어울리는 편. 다만 신경쇠약 게임에서 보여주는 유메코의 초인적 기억능력은 없는게 나았을겁니다. 아니 그런 기억력은 너무하잖아. 그 외에 메아리도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편. 젖이 작아서 문제지.
근데 학생회 멤버가 한명 빼고 죄다 여자라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남캐 비율을 좀 높이라고... 괜히 여학교같잖아.
친구게임 감상 쓸 때도 한말이지만 미스테리소설 업계에서 유행하던 이런 두뇌게임장르가 코믹스 쪽으로 많이 전염된 모양.
리얼어카운트는 sns가 소재. 트윗, 페이스북 등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제법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긴 합니다. 소재를 이용한 게임구성도 제법 재밌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쪽 장르에선 '필승법' 혹은 파휍법이라 해도 되겠죠. 이런 필승법이 얼마나 기똥차느냐! 가 재미의 반 이상을 차지함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리얼어카운트는 분명 몇개 재밌는 필승법이 있긴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너무나 단순하고 어거지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게임룰이 워낙 심플한 편이라 듣자마자(물론 게임룰의 간단함과 필승의 난이도의 상관성이 높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바로 몇개씩 떠오르는 필승법을 5천명이나 되는 플레이어가 게임종료까지 눈치 못챈다는 점은 좀 신경쓰였습니다. 예를 들어 NO ANSWER 게임에서 심사받기 전에 벡명씩이나 되는 플레이어를 이용하여 미리 여론조사를 하는 팀플레이가 가능함에도 끝까지 이 전략에 대해선 언급이 없습니다. 물론 만화의 재미 등을 위한 전개지만 아무래도 신경쓰여서. 후반으로 갈수록 플레이어 수가 줄어들므로 표본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지만, 작중에서도 나왔듯이 그것 또한 스스로 얼굴을 망쳐놓는다는 방법이 있구요. 사실 이게 가장 먼저 떠오른 필승법이지만 게임 종료까지 아무도 모르니 마블군도 웃기긴 한 모양. 주인공이 내놓는 단순한 필승법들을 왜 다른 플레이어들은 알지 못하는가, 수영장 전류 등등 태클 걸고 싶은 곳은 잔뜩 있지만 끝이 없을테니 패스. SNS 술래잡기 게임부터 너무 어이 털리는 전개가 되고 있는데 이럴거라면 플레이어를 현실로 꺼내지말고 그대로 게임이나 할 것이지...
이러한 어설픈 두뇌극을 차치하고 나면 재미는 있는 편. 특히 형제가 더블주인공으로서 따로 활약하는 전개는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문제는 동생보다 형의 분량이 지금까지 압도적으로 많다는건데... 뭐 이건 언젠가 해결될 문제. 사실 그보다는 형의 캐릭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가 더 문제죠. 흑화ㅋ한 형의 캐릭터는 확실히 위선자였던 모습보다 매력적이긴 합니다만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형과 동생의 캐릭터 밸런스를 맞추려면 처음부터 흑화버전으로 내놓던가, 아니면 둘 다 너무나 착한 사람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생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능력과 자존감으로 주변의 소중한 사람 챙기기도 바쁜 히어로, 형은 뛰어난 능력으로 모두의 히어로로 활약하는 선망의 대상. 이런 밸런스도 괜찮았다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왕 형의 캐릭터가 변한 이상 이대로 대칭스러운 밸런스를 즐길 수 밖에 없겠죠. 이쪽 캐릭터가 더 재밌는건 사실이고.
히로인에 대해서는 별로 할 이야기가 없고 라이벌 캐릭터들은 제법 재밌었습니다. 형 동생 두쪽 다요. 형의 라이벌 캐릭터인 쿠라시나는 호모화 동료화 됐으니 동생 라이벌 캐릭터인 호시나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뭐 비슷하게 흘러갈 느낌이긴 한데.
스파이럴과 뱀파이어 십자계 및 절원의 템페스트 등에서 보여준 시로다이라의 스토리텔링은 호평하기가 좀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절원이야 애니 2화까지만 보고 묵혀둔 상태긴 하지만요. 여튼 스파이럴의 엔딩은 재밌다기 보단 불쾌감이 들죠. 주인공만 쳐도 스파이럴과 절원의 템페스트 주인공은 맘에 안 드는 쪽. 쉽게 말하면 고딩 주제에 세상 다 살아버린 염세적인 중2 주인공이란 냄새가 풀풀 풍기는 면이 재미도 없고 불쾌감만 들게 합니다. 특히 절원이 그게 너무 심해요... 개인적으로 평가가 좋은 작품은 뱀파이어 십자계. 매권마다 이야기를 뒤집어버리는 반전 덕분에 제법 몰입하며 읽었던 코믹스. 다만 이쪽 역시 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여러가지 따지고 들게 많긴 합니다. 너무나 완벽한 인물상을 만들어낸 탓인지 사람으로서 공감(얜 사람이 아니지만)이 가는 캐릭터가 아니기도 하며, 사실 그거야 원래 그러라고 만든 캐릭터니까 상관없다 치더라도 그의 행동이 정말로 왕으로서 최선이었는가 등등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뭐 그에 대해서는 언젠가 따로 감상 쓸 일 있으면 그때 풀기로.
이제 허구추리 감상을 풀어보자면 주인공은 앞서 말한 문제들에서 조금은 탈피한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염세적 중2주인공에서 벗어난 건 아니고 적어도 불쾌감까지는 안 들 정도는 됐다는 인상. 애당초 원작이 미스테리소설이다보니 성향이 좀 달라질 수 밖에 없지만요. 그리고 히로인이자 사실상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이와나가는 캐릭터적으로 재밌고 히로인으로도 호감형. 뭐 젖은 작으니 취향은 아니지만. 작중에서 시간이 안 흐르고 그대로 중딩히로인으로 계속 나왔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추리미스테리 장르에서 탐정 주인공&조수 히로인 콤비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허구추리도 제법 쿵짝 잘 맞는 콤비라 좋았습니다. 탐정역과 조수역이 반대지만!
이야기적으로도 첫 에피소드까지는 제법 재밌는 편. 미스테리와 요괴를 조합하는 이야기가 교고쿠도 시리즈나 도조겐야 시리즈와 비슷한 스타일로 나오는 느낌이길래 꽤 취향이었습니다. 아쉽게도 허구추리는 '정말로' 요괴를 등판시키는 초현실적 장르라서 기대와 어긋나긴 했습니다만. 뭐 그래도 이건 이거대로 재밌는 편. 추리파트가 상대적으로 약해져서 불만일 뿐.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요괴들이 귀엽다는 점이 의외의 강점.
원작을 볼까 하다가 큰젖아이돌요괴 에피소드가 아직 별 느낌이 안와서 보류 중입니다. 게다가 코믹스로 결말까지 다 보게 되면 따로 볼 이유도 없어지고.
며칠 사이에 마그마들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마사다갓 외전으로도 부족해서 후지타갓 신연재라니!
자세한건 나중에 후지타 작품들 감상 적을때나 쓰겠지만, 후지타 카즈히로는 제 취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이며 지금까지도 서브컬쳐 통틀어서 최고로 꼽는 양반입니다.
제 코믹스 쓰리톱이 うしおととら(우시오와 토라, 요괴소년 호야), からくりサーカス(꼭두각시 서커스), 今日から俺は!!(오늘부터 우리는!!)인데 공통점은 전부 뜨거운 만화이자 소년선데이 만화라는거죠. 신기하게도 오늘부터 우리는 작가인 니시모리 역시 동시에 신연재를 시작합니다. 물론 니시모리 만화 자체는 天使な小生意気(건방진 천사)까지만 좋았고 그 후로는 기대할 건덕지가 거의 없긴 합니다만. 여튼 소년선데이는 꽤 애착이 가는 잡지지만 이젠 많이 약해진 곳이라 어쩌면 후지타도 빅코믹 같은데서 신연재를 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은 했었습니다만 역시나 끝까지 선데이로 가는 걸로.
후지타 본인은 요즘 우시토라 애니만 감수 좀 해주고 잘 놀러다니던데 이제 갓수 생활 쫑. 사실 우시토라에 이어서 서커스 애니화를 기대해봤는데 이렇게 되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겠습니다. 근데 우시토라와 서커스는 분명 명작으로 회자되는 만화들이지만 안타깝게도 월광조례만큼은 평가가 애매하죠. 저도 사실 중반쯤 보다가 냅두긴 했습니다만 15권 넘어서야 겨우 확 터지고 최종적으로도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후지타의 만화철학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건 당연하며 제 빤쓰는 이번주 내내 남아나질 않고 있다는 거!
야마구치 미코토 원작. 이 양반 만화는 조금씩만 몇개 본 게 있긴 한데 친구게임이 제일 나았습니다. 사실 사토 유우키 그림빨이 먹혀든거지만. <요괴전문의사선생님> 시절 생각하면 그림이 확실히 잡힌 느낌.
학교 내에서 혹은 밖에서 친구들끼리 목숨이나 돈 등을 걸고 게임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는 미스테리소설 쪽에서 유행타기 시작한지 꽤 됐죠. 하지만 이런 작품을 볼 때마다 항상 걸리는 점이 초현실적인 설정입니다. 핸드폰 문자에 점지된 그대로 사건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등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는 설정을 많이 가져오죠. 가끔 그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 등이 있다는 등 더 나가기도 하는데 특히 <라가도>가 이래저래 너무 나갔던 미스테리소설이었습니다. 친구게임 역시 그 뒤에 거대한 조직인지 음모인지가 버티고 있다는 등의 설정이 들어갔는데 개인적으로 달갑지는 않습니다. 라이어게임처럼 조직은 돈을 대주고 게임을 정하는 식의 개입만을 원했는데 말입니다. 2차전 중에 관객들의 반응이 하늘에 떠다닌다든가 등등 하는 비현실적인 도구는 애교로 넘어가겠습니다.
게임룰 자체는 꽤 재밌습니다.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룰로 우정을 자극하며 전략을 내놓는 과정이 꽤 재밌는 편. 무엇보다 여기서 친구 관계의 어두운 면이 꽤나 공감가는 곳이 많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특히 2차전에서 나오는 친구관계 사슬이나 특별번외편의 인간관계는 제법 있을 듯한 이야기들이죠.
다만 여기서 또 하나 집고 넘어가고 싶은 건 정말로 친구게임 주최측에서 공정한 게임을 제시하고 있냐는 겁니다. 알고보니 이런 룰이 더 있지롱 하면서 나중에 설명해주는 건 둘째 치고, 게임 자체가 참가자들에게 디메리트가 너무 큽니다. 적어도 친구를 잘 속여넘기면 빚 탕감뿐만 아니라 일확천금을 노릴 수도 있는 구성을 취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애당초 게임을 시작하면서 일반학생들에겐 너무나 큰 빚을 서로 분담하겠다!는 희생정신들은 암만 봐도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하죠.
게임을 클리어하는 전략들도 잘 살펴보면 몇가지 더 클리어하기 쉬운 방법이 떠오르긴 합니다만 재밌게 만들자고 하는거니 상관은 없습니다. 근데 중간중간 좀 무리있는 전략은 신경이 쓰이긴 하죠. 예를 들어 3차전에서 절벽으로 여자를 떠민다고 저멀리서 쫓아오는 사람들이 정확히 손을 잡고 구할 수 있는가 하는 등등.
그래도 덕분에 괜찮은 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꼭 두뇌만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주인공의 똑똑함으로 이런 게임들을 클리어하는 장르를 보다보면 왜 주인공 머가리에서 나오는 전략만이 필승법이 되는가에 대한 불편함이 생깁니다. 하지만 친구게임의 주인공 유이치는 기본적으로 뛰어난 머리로 전략을 생각해내지만 에이씨 안되겠다 싶으면 비겁하고 심플한 방법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려고 합니다. 3차전에서 특히 이런 점이 돋보였죠(물론 헛점이 많은 방법이지만 오히려 그게 더 좋달까).
여튼 이런 장르치고 주인공이 마음에 든다는 점이 제일 좋았네요. 그저 머가리가 좋거나 그저 또라이였으면 식상하다 싶지만 또라이면서도 머가리는 잘 돌아가고, 친구란 무엇인지 고민하며 결국은 상냥한 놈이라는 모순이 충돌하는 주인공이라는 점이 먹혔습니다. 24화에서 그꼴 당하면서도 침착하게 여편네를 감싸주고 중간에 유도한 조건을 미끼로 상대를 도발할 땐 빤쓰 몇장 적심. 생긴 것도 그림빨 먹어서 꽤 잘생겼구요. 원래 저런 비주얼을 꽤 좋아하지만.
그리고 안경호모군 텐지는 초반보스의 숙명인 패배후 쩌리화 된다!는 전통을 그대로 따라가듯이, 2차전 이후로는 머가리 안돌아가는 바보로 밖에 안보이는데 이게 또 커여움! 3차전에서 주인공군을 기다리는 장면들이 웃겼죠. 개그캐러화 되면서 주인공과 호모호모한 유대감이 느껴지니 꽤 좋았습니다. 첫키스도 가져가는 정히로인.
결국 라이어게임급의 전략이나 노부유키 만화급의 긴장감을 따라가진 못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제법 재밌게 봤습니다. 월간연재라서 좀 아쉽네요. 그만큼 분량은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