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럴과 뱀파이어 십자계 및 절원의 템페스트 등에서 보여준 시로다이라의 스토리텔링은 호평하기가 좀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절원이야 애니 2화까지만 보고 묵혀둔 상태긴 하지만요. 여튼 스파이럴의 엔딩은 재밌다기 보단 불쾌감이 들죠. 주인공만 쳐도 스파이럴과 절원의 템페스트 주인공은 맘에 안 드는 쪽. 쉽게 말하면 고딩 주제에 세상 다 살아버린 염세적인 중2 주인공이란 냄새가 풀풀 풍기는 면이 재미도 없고 불쾌감만 들게 합니다. 특히 절원이 그게 너무 심해요... 개인적으로 평가가 좋은 작품은 뱀파이어 십자계. 매권마다 이야기를 뒤집어버리는 반전 덕분에 제법 몰입하며 읽었던 코믹스. 다만 이쪽 역시 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여러가지 따지고 들게 많긴 합니다. 너무나 완벽한 인물상을 만들어낸 탓인지 사람으로서 공감(얜 사람이 아니지만)이 가는 캐릭터가 아니기도 하며, 사실 그거야 원래 그러라고 만든 캐릭터니까 상관없다 치더라도 그의 행동이 정말로 왕으로서 최선이었는가 등등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뭐 그에 대해서는 언젠가 따로 감상 쓸 일 있으면 그때 풀기로.
이제 허구추리 감상을 풀어보자면 주인공은 앞서 말한 문제들에서 조금은 탈피한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염세적 중2주인공에서 벗어난 건 아니고 적어도 불쾌감까지는 안 들 정도는 됐다는 인상. 애당초 원작이 미스테리소설이다보니 성향이 좀 달라질 수 밖에 없지만요. 그리고 히로인이자 사실상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이와나가는 캐릭터적으로 재밌고 히로인으로도 호감형. 뭐 젖은 작으니 취향은 아니지만. 작중에서 시간이 안 흐르고 그대로 중딩히로인으로 계속 나왔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추리미스테리 장르에서 탐정 주인공&조수 히로인 콤비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허구추리도 제법 쿵짝 잘 맞는 콤비라 좋았습니다. 탐정역과 조수역이 반대지만!
이야기적으로도 첫 에피소드까지는 제법 재밌는 편. 미스테리와 요괴를 조합하는 이야기가 교고쿠도 시리즈나 도조겐야 시리즈와 비슷한 스타일로 나오는 느낌이길래 꽤 취향이었습니다. 아쉽게도 허구추리는 '정말로' 요괴를 등판시키는 초현실적 장르라서 기대와 어긋나긴 했습니다만. 뭐 그래도 이건 이거대로 재밌는 편. 추리파트가 상대적으로 약해져서 불만일 뿐.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요괴들이 귀엽다는 점이 의외의 강점.
원작을 볼까 하다가 큰젖아이돌요괴 에피소드가 아직 별 느낌이 안와서 보류 중입니다. 게다가 코믹스로 결말까지 다 보게 되면 따로 볼 이유도 없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