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라나군 첫 등장. 여기서 신노에게 신나게 갈굼 받고 pv3에서 진짜로 아가씨 발 핥고 있는 장면이 뜨자 유저들 사이에서 통칭 마조군으로 정착됩니다.
브금 カクレ는 이 장면 덕에 마조군 브금이란 인상이 강합니다. 나중에 나오는 경성반혼향이 더 마조군 브금 같아졌지만...
처음으로 급단의 협력강제 조건에 대해 설명이 나옵니다. 여기서 쿠라나군이 쓰는 기술이 정말로 급단이었는지 확실하지 않네요.
그리고 아마카스를 데려오라는 말에 신노가 살짝 흥분하는 장면이 신노답지 않은데 으음 .
그 복도는 깊은 장엄함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름답게 손질된 흰색의 대리석의 마루에는 얼룩 한 점 없이, 중앙에 깔려진 비색의 융단이 시각효과를 주면서 이 공간의 광대함을 강조하고 있다.
아니, 실제로 넓다. 가람[각주:1]이라고 해도 좋다.
횡폭만을 봐도 일반의 민가라면 통째로 들어가 버릴 것이고, 벽이 없는 천장에서 쏟아지는 조명은 만천하의 별하늘처럼 벽에 늘어진 은장식들을 현란하고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빛나게 하고 있다.
이렇게 고안한 건축은 계산된 신성함을 자아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쉽다.
귀족―― 그것도 비교할 수조차 없는. 연면하게 닦여진 창의 장미는 전설에 이르러 반신의 경지에까지 도달하는 오래된 혈통의 거성이었다.
「Sancta Maria ora pro nobis
Sancta Dei Genitrix ora pro nobis」
그 성스러움―― 어떤 자에게도 절대불가침이어야 할 장미의 성을 검은 방사능이 유린하고 있다. 타락시키고 더럽히는 일이야말로 내 모두라고 뽐내듯이, 억의 파리를 거느린 죄의 덩어리가 파멸의 열락을 구가한다.
그 침공은 귀부인을 에스코트 하듯 신사적으로 고요하면서, 그러나 어떤 강간마도 웃도는 무치와 폭식의 화신이었다.
융단이 썩는다. 은장식이 녹아내린다. 그것이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마루와 벽면에 균열이 가고, 거기로부터 추잡하고 노래진 점액이 질척질척 배여나온다.
그렇게 되고 다시 바뀐 새로운 디자인은 한마디로 변소였다. 민중을 조람해야 할 천황의 위세로서 고귀한 위광이 연출되고 있던 공간이 한순간에 똥오줌이 들러붙은 변기처럼 더러워져 간다. 모독도 이정도면 신의 조화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사실 그 남자는 신부의 승복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 성상화를 거꾸로 하면서 패러디하는 기만스러운 그림과 같은 불손함이 있지만 자신은 경건한 신도라고 주장하는 것은 틀림없다.
가라사대 폐신―― 신노 아키카게였다.
「Mater Christi ora pro nobis
Mater Divinae Gratiae ora pro nobis」
윙윙거리며 날개소리처럼 메아리치는 기도의 분류. 그것은 명백히 그리스도교의 성가이면서도 이형으로 삐뚤어져 있다.
그 의미를 즉석에서 간파할 수 있는 자가 어느 정도 있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편이 분명히 행복할 것이다. 불쾌한 생각을 하지 않고 끝낼 수 있다.
특히, 일본인이라고 한다면.
거기서부터 이것이 발생한 인과를 추측해버릴 것이다. 그 뒤에 있는 썩은 냄새를 수반한 암흑의 역사, 국가의 치부라 할 수 있는 썩어 문드러진 수렁은 그야말로 신벌 외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므로.
공연히 걸어오는 신노의 다리는 무인의 들판을 가는 듯하다.
사실 그가 이 성을 방문하고 나서 지금까지의 요격은 전무했다.
여단급의 전력을 손쉽게 수용할 수 있을 대저택이면서도 위병은 커녕 사용인 한사람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함정이 설치되어 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 문짝은 잠궈놓지도 않았다. 방비의 측면에서 보면 분명히 논외이고, 겁에 질린 집안 사람들이 전부 도망갔다고 조소당해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다른 것이다. 적의 본거지에서 잡병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은 하나의 가능성이 더 있다.
즉 그곳을 가로막고 있는 자는 반푼어치가 아닌 자. 거성을 지키는 데 있어 상응하는 절대의 강자가 버티고 있다는 전개이다.
「……으응?」
그것을 증명하듯 신노의 다리가 걸음을 멈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앞에서 제지당한 것이 있기 때문에 악마의 침공은 멈춘 것이다.
정지 당한 것은 다른 것도 아니고 이 성을 유린하고 있던 더러움 그 자체. 벽도 마루도 장식도 썩어 망가지는 것이 멈춘 것 뿐만 아니라――
일순간에 재차 신성한 장엄함으로 가득 찬 공간으로 칠해졌다.
「헤에……」
물론 단지 그것만으로 신노의 힘이 패퇴했다고 할 것은 아니다. 더러움은 이 남자가 보통으로 흘려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 말하자면 무의식적인 현상이니까 그 강함의 정도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다시 말하자면 호흡을 제지당한 것에 상응하는 압박을 신노에게 준 것은 틀림없었다. 평상시에 당연히 하고 있는 것을 반전 당한다는 사실은 그정도의 의미가 있다.
「이거야 놀랐네. 설마 네가 나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
지금 다시 현란함을 되찾은 복도의 중앙, 집사복으로 몸을 감싼 청년가 영롱하게 서있다.
숨을 삼킬 정도로 단정한 용모의 청년이다. 이목구비의 수려함은 말할 필요도 없고, 자세의 올바름, 늘름하고 굳센 기색, 모든 것이 갈고 닦여져 극에 달하고 있다.
마치 이 청년 자체가 귀인을 꾸며주는 장식품인 것처럼.
「자랑의 비차각은 어떻게 된거야? 난 또 마중 나온다면 그쪽일거라고 생각했거든.
아아, 즉 이런 걸까나? 왕을 지키는 것은 금장의 일.
이야 영광이야 쿠라나군. 전진관 초대필두의 전설―― 만끽해보도록 할까나」
그리고 순간, 소리도 없이 화약고는 열렸다.
감고 있던 청년의 눈이 떠져 간다. 그것은 처염하고, 갈고 닦은 예검의 빛조차 지워버릴 만큼 전율을 환기하는 빛이었다.
왜냐하면 그 시선은 요령성처럼 젖어있었고, 단언컨대 제정신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있어야 할 마땅한 일부를 결핍한 자 특유의, 한편으로는 짐승에게는 절대 있을 수 없는 도취라고 하는 열을 띠고 있다.
그는 사랑을 하고 있다. 몸을 태워버릴 정도로 애태우는 주군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 이외의 자신의 가치따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그 전신은 아름답고 고성능인, 예술적 살인기계로 흐르듯이 변화한다. 가로막고 서는 아름다운 기사를 앞에 두고 오물과 추악의 무모인 악마는 비웃었다.
「무서운걸, 과연 타츠미야――」
자신에게 향해진 눈동자의 저편, 청년을 연옥에 몰아넣는 존재에게 저주하는 듯한 소리로 고한다.
「죄스러운 여자구나. 강하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라고 당신도 말하는걸까.
우후, 후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폭발하는 홍소는 독거미의 대군이 되어 공간을 장악한다. 재차 바꿔 고칠 수 없도록 더러움의 분류가 청년에게로 덤벼든다.
하지만 춤추며 떨어지는 비단의 한조각을 환시한 순간에 표적이었던 아름다운 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수십만에 이르는 거미의 지각과 그 실에 의한 그물을 빠져나는 것 따위 불가능, 그야말로 소실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예상외의 헛손질로 눈을 부라린 채 헛다리를 짚는 신노의 거동은 상황의 이상함을 무시하면 우스꽝스럽고 웃음을 권하는 추태였을 것이다. 어느 의미로 익살꾼의 면목약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에 대한 손님의 반응은 가차없었다.
배후에서 신노을 관철한 예검이 가슴을 통과해 그 칼끝을 보이고 있다. 어떠한 절기에 의한 몸놀림인지 등을 맞대고 서있는 청년는 독거미 한 마리조차도 밟지 않았다.
칼날은 그대로 회전하고, 또 검은 집사복도 원을 그린다. 가슴을 도려낸 예검은 심장을 찢음과 동시에 폐를 잘라, 늑골을 가르면서 옆구리로 빠져나왔다.
뒤돌아보는 거동이 멈춰지는 가책 없는 살법이며 거기엔 한 치의 오차도 눈에 띄지 않는다. 고도로 가다듬은 기술을 가리켜 춤추는 것 같다고 하는 비유가 있지만, 이것은 그러한 장식마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는 것이다.
마치 책이라도 닫듯이. 즉 어디까지나 당연한 일상행위로 밖에 안보인다. 실제 사정의 처참함과 비교하면 보는 자의 상식을 붕괴시키는 정도의 거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상식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그만이 아니다.
여기는 악몽. 수많은 가치관이 난립하는 공포와 부조리의 나라니까.
신노 아키카케는 그 육체의 실체가 없다. 안개같은 입자이며, 방사능같은 더러움이며, 벌레의 집합체인 듯한 죄와 악의의 덩어리다.
여태까지 누가 어떻게 공격해도 명확한 타격을 줄 수 없었던 것처럼 기사의 참격도 당연하게 돌려 보내진다. 신노는 가슴을 찢긴 순간에 흩어지고, 형태를 잃고, 다시 굳어져서, 소용돌이 치는 나방의 무리가 되어 광란의 무용을 춤추고 있다.
거기서부터 쏟아지는 극채색의 분비물은 별가루 일루미네이션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성의 신성함을 조소하고 있는 것은 용이하게 안다.
「쿠라나군은 마조! 아가씨의 발을 핥는 것이 너무 좋아!」
차례차레 겹쳐져서 윤창하는 나방의 날개소리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렇게 들리는 것이다.
「넌 니 스스로 자지를 비비는 일도 할 수 없는 겁쟁이! 이쁜 것은 볼품 뿐이고 알맹이는 썩은 정액만 고여있어!」
저열한 야유이며 뻔한 도발이다. 어린애의 말싸움보다도 뒤떨어지는 치졸하고 천박한 욕지랄은, 그러나 그만큼 대상의 정신을 하릴없이 쥐어뜯는다. 죽고 죽이는 와중에 날리는 것으로서 어느 의미로는 매우 유효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뭣보다, 그 신노에게 심리전 따위 하고 있을 생각은 아마도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좋아하는 것이다. 취미다.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갖고 있는 건드리고 싶지 않은 성역에 흙발로 들어와 똥을 칠한다고 하는 배덕을.
그리고, 그렇기에, 악마의 속삭임은 과잉으로 비열한 표현을 하고 있어도 본질로부터 빗나간다고 하는 일만은 결코 없다.
「구려. 구려. 니 냄새는 구려! 유리카. 유리카. 아아 아가씨, 밟아주세요! 우후후후, 히잇힛힛히―― 키히하하하하하하하하!」
땅에는 독거미. 공중에는 독나방. 분비물은 당연한 것, 닿은 것만으로도 피부에 썩은 상처를 발생시킨다. 만약 약간이라도 들이마시면 폐가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릴 터.
추격해오는 무서운 군단을 앞에 두고 아름다운 청년은 공포를 느낄 것인가. 경악할 것인가.
아니다. 어느 쪽도 아니다. 그의 표정은 의연하게 고운 도취에 젖은 채로, 그 검은 눈동자는 주인에로의 충성만이 가득 차 있다.
이것은 이거대로 광기의 소행이다. 눈앞의 오탁과 대치하고 있으면서도 사실은 전혀 상대를 보고 있지 않은 것이다. 앞의 도발도 예외 없이 귀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천장에서 맥락도 없이 백만의 나방유충이 추락한다. 그 모든 것이 땅에 닿음과 동시에 찌부러져 추잡한 황색이나 녹색의 체액을 깔끔하게 손질된 마루에 흩뿌린다.
공격으로서 아무 의미도 없고 단순한 갈굼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여자라면 누구라도 몸이 쑤심을 기억할 청년의 고운 얼굴을 어떻게든 삐뚤어지게 하고 싶다는 신노의 집착일까.
그러나 그러한 연속되는 악의와 조소의 소나기 속에서, 성의 집사는 한 마리의 독거미, 한 마리의 나방유충, 한조각의 분비물조차 아직도 닿지 않았다. 밀도적으로 회피 불가능한 융단폭격일 터인데 모조리 피하고 있다.
일견, 그것은 신기성의 귀면 무리들, 데이간의 체술과 통하는 것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확실히 별종의 것이었다. 자기존재를 영화하여 장애물이나 적의 경계망을 빠져나오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무엇인가의 보법, 이동의 의미개념을 조작하고 있는 것 같은.
순간이동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단언할 수 없는 기묘한 ‘늦음’이 관련되고 있다.
그러므로 그를 공격하는 자는 그 정확한 위치를 가늠하지 못하고, 방어할 때는 받아내는 타이밍이 혼란스러워진다.
라고는 해도 전술한 대로 신노에게 정당한 공격은 통용되지 않는다. 숨을 질러 발해진 예검의 일격은 소용돌이의 중심을 관철했지만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효과는 매우 기이했다. 아파아파 라고 날개소리가 윤창하지만 억양은 변함없이 계속 비웃고 있다.
그 비웃음을 잘라 지우도록 연속해서 허공을 찢는 참격의 질풍―― 결과는 전부 같지만 청년의 공세는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회전율을 올려간다.
호리호리한 외견으로부터는 상상도 가지 않는 체력이 있는 듯 그 기세는 쇠약해지지 않지만 여기에도 기묘한 위화감이 부수하고 있다. 노도라고 할 수 있는 공격을 찔러가면서도 격류라고 할 만한 인상이 왜인지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냉정하게, 담담하게,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처럼.
그래, 비유한다면 그야말로 촉진. 그는 되는대로 공격하는 것은 아니며 신노의 급소에 해당하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혹은, 급소 그 자체를 만들어 내려는 것인가.
신노의 불사성―― 그 방어력은 확실히 위협스러운 물건이지만 현상 자체는 투과형의 해법을 응용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한다면, 돌파하기 위해서는 파괴형의 해법을 부딪히는 것이 가장 손 빠른 방법이지만, 그것을 바꾸어 말하면 단순한 힘승부다. 명쾌한 반면 힘으로 웃돌지 않으면 통용되지 않는다.
그러한 사실을 근거로 보건데, 신노와 해법의 분야에서 겨루는 것은 아마 헛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애당초 적의 씨름판에서 정면승부라는 선택 자체가 현명한 자가 할 짓은 아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다른 각도에서의 어프로치다. 그 중 하나로서 조건부라는 것이 존재한다.
몽계에 있어서 모든 사상은 술자의 정신강도, 즉 얼마나 강하게 그 꿈을 갈망하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그 전제에 대해서는 말한 대로 격의 상하가 그대로 승패를 나눈다.
꿈의 충돌에 있어서 그것은 아주 당연하며 현실에서도 적응되는 진리에 가까운 것이겠지만,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이 함정이 존재한다.
즉, 그것이야말로 조건부.
특정 순서를 밟아가는 것으로서 다른 자에게 협력을 강제하는 것.
그 순서란 물론 멋대로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한사람에게 겨우 한 개나 두 개. 게다가 술자의 인생을 상징하는 강한 구애나 철학을 체현한 것이 아니면 안된다.
그러므로 전투라는, 극한의 부정과 투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성립시키는 것은 지극히 어렵지만 성립됐을 때의 보상은 굉장하다.
예를 들어 오른팔이 없는 전사가 있다고 하자. 그는 자기에게 결핍된 ‘오른쪽’이라는 개념에 광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어서 전투에서 적의 우측밖에 노리지 않는다. 그러한 고리를 자기 자신에게 걸고 있다.
그것은 물론 있는 그대로 생각한다면 결점일 것이다. 전투의 자유도를 스스로 제약하고 있으므로 어리석은 짓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러한 자를 앞에 두고 적은 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할까.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이녀석은 오른쪽만을 노리고 있다. 즉 왼쪽은 노리지 않는다.
그때 양자 간의 합의가 성립하게 된다.
왼쪽은 필요없다고.
순간, 적은 스스로 왼쪽 반신을 전부 상실해버리든지, 최소한 기능부전에 빠질 것이다. 이것은 외팔의 전사만의 힘으로 성립한 것은 아니다.
그 누구보다도 적 스스로가 왼쪽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발동하는 이른바 공동기술이다. 따라서 저항하는 것은 우선 불가능. 자신이 한 것이며, 거기에 상대의 힘도 추가되고 있다. 혼자서 되돌리는 것 따위 할 수 없는 도리다.
협력의 강제――
그것은 상상이 그대로 형태가 되는 꿈이기에 발상전환이라고 할 수 있겠지.
적의 힘을 줄이든지 스스로의 힘을 상승시키든지 그 어느 쪽도 아닌 무언이든지 자신의 그릇에서는 이룰 수 없는 경지로 실현시킨다.
법칙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조건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효과는 크고 결정적이다.
앞을 예를 들어 상상해보자면 오른팔이 없는 전사는 당연히 그곳이 사각이니까 적은 오히려 자신의 좌측에 집중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왼쪽을 경시한다는 조건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눈치채지 못하게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유도하며 합의를 얻는 것.
지금 신노를 상대로 청년이 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거나 다름없다.
약점이 없으면 약점이 생기도록 하고 있다.
유동하는 죄와 더러움과 곤충의 소용돌이인 신노를 향하여 기관총도 저리 갈 연속 찌르기가 발해진다. 여전히 효과는 제로지만 완전히 무시하면서 5격, 10격, 20, 30―― 40, 그리고 50에 이른 순간.
「안메이, 마리아――글로오오리아아아아스」
처음으로 신노가 스스로 공격하며 나섰다. 소용돌이 치는 독나방의 대군이 낫과 같은 궤적을 그리며 청년의 측면을 강습한다.
찰나――
성에 울려 퍼진 것은 불꽃 튀는 검극의 조음이었다. 그것은 곧 물체끼리 충돌한 사실을 나타내며, 즉 청년이 신노에게 닿았다는 증명이나 다름없었다.
「――훌륭해」
동시에 모든 독벌레가 소리를 내며 물러가고, 지금까지의 전투로 더러워진 저택 내의 부정을 남김없이 들이 마시면서 인간 형태로 돌아왔다. 청년과 마주 보면서 신노는 생글생글 미소를 띄운다.
「무례를 용서해줬음 해 쿠라나군. 살짝 시험할 필요가 있어서 말이지.
하지만 아무래도 쓸데없었을 뿐 아니라 내가 수치까지 당한 거 같네. 포기라고, 항복시켜 줬음 해」
그렇게 말하면서 그대로 양손을 올려 무저항의 뜻을 나타내는 신노의 얼굴에서는 뺨이 조금 찢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즉석에서 사라졌지만 경과를 보건대 방법의 회복효과임이 틀림없다. 만약 해법으로 무효화 했으면 인간 형태로 돌아왔을 때 상처 따위 남지 않았을 터다.
역시 청년은 신노에게 일격을 넣었다. 그렇기에 이 남자는 그것을 칭송하며 항복이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부탁이 있는데 말야. 네 주인님을 만나게 해줄 수 없는 걸까나. 긴히 상담이 있거든.
에이 경계는 하지 않아도 괜찮다구. 네 힘은 잘 알았으니까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맹세할게.
자, 어떨까나 쿠라나군」
그 호소에 대해 쿠라나라고 하는 청년은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몇초, 침묵을 지킨 후.
「……웃기는군」
전혀 재밌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양쪽이 만난 후로 그것이 처음으로 나온 그의 말이었지만 거기에 특별한 감정은 전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용모를 배신하지 않는 미성이었지만 돌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 울림이다.
「네놈이 맹세한다니 대체 어디에 말이지. 네녀석이 신불하는 놈에게?
아아, 그럼 이렇게 말해주지. 사역마 주제에 농담하지마」
내려놨던 예검이 다시 올라온다. 그리고 동시에 음성은 감정의 색을 띄었다.
그야말로 예리한 칼날으로 무장한, 선명한 단죄의 빛을.
「내 주인에게 알현하고 싶다고 한다면 네녀석 따위로는 부족한 배역――
이곳에 지금 당장 아마카스를 데려와라」
「후핫――」
그 이름이 튀어나온 순간 신노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꾸물거리는 회충같은 가느다란 힘줄이 경련하면서 관자놀이에 떠오른다.
화내는건가, 아니 그것보다는……
「안되겠어, 전혀 웃기지도 않아. 너희들 따위가 모여서 그 사람에게 뭐라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내 주인을 데려 오라니, 크게 나왔구나아. 우후, 우후후후후후……」
날개소리가 무수히 북적이며 서서히 격렬해진다.
처음에는 미세한 진동에 지나지 않았던 그것은 이윽고 저택을 진동시키는 폭음이 되어 왱왱거리며 날뛰는 흉충들의 난무가 되었다.
솟음치는 신노의 포효.
턱을 맞물리는 투구와 같은 소리로 악마가 구가한다.
「글렀어글렀어―― 전혀 이야기가 되질 않아. 기대를 빗나가는구나아 그정도인가.
이젠 됐어. 조져버리자. 너네들 아무것도 알지 못하네에!」
「지껄이지마 검은 파리. 내가 네놈을 통과하게 둘거라 생각하나」
지금까지의 수배는 될 터인 악의를 정면에서 받으면서도 청년은 조금도 기가 죽지 않는다. 오히려 입가에 희미한 미소마저 띄우면서 정면으로 요격하는 기개를 보인다.
앞의 공방에서 그는 신노의 방어를 뚫었다. 성과는 스친 상처 정도지만 효과가 아직도 지속 중이라면 지금부터 이 뒤는 분명히 사투가 된다.
신노도 물론 아직 전력의 일부분이라도 보이고 있을 리 없다. 지금 이 순간도 계속 부풀어 오르는 사념의 파도가 지옥의 악의에 바닥 따위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고로 쌍방, 지금부터가 진짜의 제2국면. 더 이상 장난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막이 시작되려는, 그야말로 직전――
「――무네후유」
양쪽에게 유려한 목소리가 닿았다.
- 승려가 모여서 불도를 수행하는 청정한 장소를 의미하며, 사원의 건물을 총칭해서 가람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번역 > 상주전신관학원 팔명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통루트 마지막 - 相州戦神館學園 八命陣(상주전신관학원 팔명진) 번역 06 (0) | 2015.09.13 |
---|---|
쿠보 대 세이쥬로 - 相州戦神館學園 八命陣(상주전신관학원 팔명진) 번역 05 (0) | 2015.09.05 |
카루마 - 相州戦神館學園 八命陣(상주전신관학원 팔명진) 번역 03 (0) | 2015.08.24 |
신노 난입 - 相州戦神館學園 八命陣(상주전신관학원 팔명진) 번역 02 (0) | 2015.07.23 |
세이쥬로 첫 등장 - 相州戦神館學園 八命陣(상주전신관학원 팔명진) 번역 01 (0) | 2015.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