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세나야우가 클로셋에!? 분명히 말해서 세세나의 그림은 결함품이란 느낌이 강하죠. 눈의 동공이 너무 크고 머리를 꼭 묶어대는 통에... 뭐 원래 몸뚱아리는 잘 그리는 편이었으니(그마저도 예전엔 삑사리가 가끔 나곤 했습니다) 클로셋하고 맞다고는 생각하지만. 어차피 얘네 다른 그림쟁이들도 눈 쪽이 결함품인 애들이 많으니. 신타로를 돌려달란 말도 많은데 뭐 그쪽이나 이쪽이나...
그래도 요즘들어 생각하는 거지만 오히려 어딘가 결함이 있는 듯한 그림이 묘하게 정이 가거든요. 그림쟁이들 실력이 상향평준화 된 시대라 그런지.
여튼 세세나 그림은 예전엔 영 아니다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타임피스앙상블의 사오리 이후로 조금은 평가를 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사오리는 그림은 둘째치고 캐러 자체가 잘 뽑혀서 세세나 인생캐가 된거지만요. 정작 겜은 타이틀 화면도 없고 루프질만 해대는 기괴한 야겜이었지만!
다시 체험판 이야기로 돌아와서 히로인들의 표정이 계속 변하는 건 꽤 잘 만들었다 생각합니다. 타치에 뿐 아니라 cg에서도 써먹는데다 비슷한 연출을 하는 다름 겜들보다 대사에 잘 맞추고 있다는 인상. 솔직히 말하면 기본 표정에서 세세나가 동공을 너무 크게 그려놔서 다른 눈짓을 할 때가 훨씬 보기에 이뻐서지만.
최근 모에게를 하다보면 정말로 이정도 플래그로 히로인의 데레를 얻어낼 수 있는건가에 대한 의문 때문에 겜을 하다가도 묘한 위화감이 들고는 했습니다. 이 겜의 경우 유노(하양이)가 그런 쪽. 하지만 반대로 아리카(빨갱이)는 꽤 납득이 가는 레벨로 플래그를 박는 점에서 인상이 좋았습니다.
코토부키(깜댕이)는 연하에 작은 키에 큰 젖. 우히ㅣㅣ. 체험판 하기 전까진 쿨계열 캐러인 줄 알아서 관심도 안 주다가 생각과는 다른 캐러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문제는 작은 키(151)라는 설정이 같이 나오는 140대의 두마리 얼라 때문에 스탠딩cg가 오히려 커보인다는 점.
이로하(주황이)가 분명 천사에다가 얼굴 비쥬얼도 제일 좋은 캐러이긴 한데 아무래도 얼라 속성이 너무 강해서 여자로 안 느껴져서 안타깝네요. 젖이라도 컸으면 몰라.
서브캐러 중에서 클라렛타(노랭이)도 마음에 들지만 서브캐러라 시무룩... 했는데 어제 막 공략루트를 넣어준다고 하니 급방긋! 그래봤자 메인들보다 짧고 섹스도 적겠지만!
여튼 캐러 호감도는 빨갱이>노랭이>깜댕이>>주황이>>>>>>>>>>>>>>하양이
이렇게 써놓고보면 의외의 호평을 하는듯 싶으나 정작 재미가 없답니다. 프리즘리콜렉션 때도 어쩜 이렇게 재미없게 쓰는지 신기할 정도였는데 뭐 그보다는 나으려나? 현대시골과 미래의 가치관의 차이와 주인공의 생각에 대해서는 좀 공감이 가는 면도 있긴 하지만 그래봤자 재미가 없다고...
또 여자들끼리의 인게이지 라는 설정이 역시나 불편합니다. 어쩜 저렇게 쓰레기같은 미래가 있을 수가... 개별루트 가서 난 여자랑 가족 꾸릴거니 당신이랑은 맺어질 수 없어! 하면 완전 딥-빡하는데 썅.
마지막에 누가 성찬(요시야의 피)을 마시냐에 따라 분기가 갈립니다. 미즈키 루트는 ㅋ...
주인공들이 압도적으로 강력한 적한테 탈탈 털리면서 절망을 맛보는 상황을 옛날부터 좋아했습니다. 마사다도 적캐러들 쓰는데 환장한 양반 아니랄까봐 그런 장면을 잘만들구요. 특히 카카카에서 동정군이 모레이와 아쿠로한테 털리는 씬은 굉장했죠. 이 파트 앞부분에서 키라한테 탈탈 털리는 장면도 카카카만큼은 아니어도 그러한 씬인데 길어서 따로 번역은 안합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을 탈탈 털던 키라가 역으로 쿠보한테 와장창 탈탈탈탈탈 털리는 분위기가 꽤 좋았습니다. 아마도 키라의 처음이자 마지막 리즈시절...
아마카스가 요시야 앞에 등장함으로써 지금까지의 구도가 7세력의 배틀로얄틱한 대립이 아닌 무언가 다른 구도였음을 눈치챕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로 7세력의 배틀로얄 구조이길 원했습니다. 그래야 적캐러들끼리의 전투를 볼 수 있거든요. 이런 아쉬운 점을 캐치했는지 만선진에서 5파전을 보여줌으로써 조금은 가려운 구석을 긁어줍니다.
여기서 쿠보가 등판할 때 작중에서 처음으로 파라이조 브금이 쓰입니다. 원래는 아마카스 브금이지만 여기서의 임팩트 덕분에 쿠보 브금이라는 인상이 더 강하죠. 아마카스는 오히려 아라야가 전용브금 같고.
「――――――」
결과는 명중. 틀림없이 뼈를 으깨고 혹은 가르고, 그 손느낌은 거짓이 아닌 증거로서 분수처럼 피가 뿜어나온다. 그렇다고 하는데도, 아아―― 아직도 이 이상의 악몽이 있는건가.
「효과가 없네. 그정도냐 여호수아. 죽여죽여. 남자도 여자도 젖먹이도…… 이봐 누구를 죽인다는거냐 그런 꼬라지로. 역시 너 따위는 결국 역십자의 도구다」
상처가―― 두개골을 가르고 뇌가 날아가, 몸을 양단하고 내장이 분출하여 흘러넘칠 정도의 치명상이 눈 깜빡할 찰나에 복원해 간다. 눈같은 그 피부에는 이미 얼룩 한 개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럴수가……」
받는 심리데미지를 생각하면 전혀 효과가 없는 편이 차라리 좋았다. 이녀석의 갑옷을 돌파하면 어떻게든 될거라고, 비록 정신이 멀어질 거 같은 작업이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이건, 그런 위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불사신이냐 네놈……」
효과가 있는데도 쓰러뜨릴 수 없는, 뇌나 심장이 파괴되어도 부활하는 마적이기까지 한 순법성능. 아키라의 그것을 아득히 상회하는 그 절기는 치유라는 신성한 꿈조차 그로테스크한 것으로 바꿨다.
「딱히 그런 수상쩍은 것에 흥미는 없다만. 네놈의 절망한 얼굴을 보니 뭐 묵은 체증은 내렸네」
그리고, 세 번째의 그것이 온다. 원리불명의 압괴능력―― 나와 세라의 신체는 걸레라도 짜듯이 비틀어졌다.
「끄아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아악!」
「후후후,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
피로 물들어 암전해가는 의식 속에서 인수의 큰 웃음에 고막이 후벼파지고 뇌가 흔들린다. 난 죽는건가? 그렇지만 어째서――
「――――――」
지금 이처럼 심장은 신비한 고동을 울리기 시작하는 건가. 이래가지고는 마치…… 그래, 마치……
「히이, 라기, 군……?」
나라고 하는 인간이, 실은 이 순간까지……
「앗, 끄―――, 아아아아아앗! 요, 시야, 요시야, 요시야아아앗!」
절규하는 에리코――의 인형인지 실물인지. 판별은 변함없이 불가능하지만 어찌 됐든 그 괴로워하는 모습은 지금까지와 비할 바가 아니었다. 쿠보에게 계속 파괴되어 온 지옥조차 이것에 비하면 아무 의미도 없다는 듯이.
뭐지, 내 신체가 사라져간다. 지금 이 순간도 점멸을 반복하고 있는 전신은 그때마다 확실히 엷어지고…… 아니, 그게 아니라 줄어들고, 있다?
「요시, 야……」
「요시야군……」
「히이라기……」
「너 대체……」
「어떻, 게 된, 거야……」
내 몸에 일어난 현상은 너무 이해불가 해서 뭐가 뭔지 몰랐다. 죽음에 임박한 아키라들까지 자신의 일보다 내 이상에 눈길을 빼앗겼다.
「에리코씨, 부탁해…… 히이라기군을, 도와줘」
「――――――」
그러나 그 이름, 어머니를 의식한 순간에 이치를 막론하고 수수께끼는 풀렸다. 확신을 얻었다고 해도 좋다.
「그런가, 이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고 있다. 아직 이 세상에 내가 태어나기 이전 어머니의 배 속에 있을 무렵으로. 그것이 어째서 이런 때 이런 식으로 발생했는지 조금도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틀림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 자신도 기억이 있다. 그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일지도 모른다.
「요시야, 요시야…… 내 아가. 소중한 아이」
모친 속에서 안겨 있던 바다의 기억. 그 따스함, 편안함, 그리움…… 오해가 들어갈 여지는 없었다. 나는 지금 확실히,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오고 있다.
「…………」
그러나 그 자체는 이 장소에 있어 전혀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었다. 원인이 무엇이든 움직일 수 없는 것에 변함은 없고 몇초 안에 당할 것이다. 마지막 일격에 저항 할 수단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것은 언제까지고 내 위에 떨어지지 않았다. 대신 내려온 것은 망연한 키라의 소리로.
폭풍과 구름이 소용돌이 치는 납빛의 하늘이 세로로 쩌억 갈라져간다. 그 슬릿은 미끈미끈 비춰 보여 마치 여성의 음부같은 추잡함을 보이면서 열리며, 고정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눈……?」
하늘에 그려지며 출현한 거대하기 짝이 없는 괴물의 눈동자. 그 위용으로부터 뿌려지는 파동은 병들고 문드러지며 곪고, 썩은 냄새를 풍겨, 저것이 재앙과 저주로 가득 찬 것이라고 고하고 있다.
「나키리, 쿠보……!」
그리고 포학은 도끼라도 쪼갤 것 같은 피로 물든 광소로부터 시작됐다.
「갸갸갸갸갸」 「캬아아캿캿캿캬아아아―――!」
하늘에서 운석처럼 내려온 것은 족히 백은 넘는 부패한 팔이었다. 그 모두가 차를 움켜잡을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하고, 검프루게 변색한 피부는 격돌과 동시에 찌부러지며 들러붙은 악취와 함께 마구 휘날린다. 처참하고 구역질이 나는 광경이었다. 왜냐하면 단지 그것만으로도 코우가의 군인은 반이상이 압살되었으니까.
「크,으윽―― 얕보지마라 천박한 괴물 주제에에!」
하지만, 역시 키라는 격이 달랐다. 때려잡아오는 거완을 정면으로 받아서 역으로 찌부러트리고, 격앙과 함께 포효한다.
「해치워버리겠어. 네놈도, 그리고 아마카스도―― 무릎을 꿇어라 천한놈아아!」
그 순간 하늘의 쿠보에게 날린 것은 틀림없는 그것이었다. 우리를 순식간에 박살낸 수수께끼의 공격―― 게다가 지금의 위력은 방금 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신전령, 놀이가 아닌. 키라의 진심을 최대출력으로 주입한 필살이다. 폭굉하는 파괴의 힘에 의한 반작용으로 본인을 중심으로 대지가 크레이터처럼 함몰한다.
「맛나는 꿈을 내놔」 「그눈 내게 주시와요」
하지만, 쿠보에게는 전혀 아무 효과도 없었다. 일순간만 눈동자의 주위가 흔들린 것처럼 보인 후……
「멸·멸·멸·멸」 「망·망·마아앙!」
키라가 던진 그 힘을 몇배로 돌려보냈다.
「끄아아아아악!」
눈의 요정같은 지체가 무너진다. 뒤틀리고, 찌부러지고 잘게 썰려, 쓰레기처럼 유린된다. 만약 우리들이 저것을 받으면 10회 이상은 죽었음이 틀림없다.
「크, 오……오오오」
그런 폭위에 직격되고도 살아있다는 것은 행복인지 불행인지. 아니, 확실히 불행일 것이다. 키라의 도를 벗어난 회복력이 이녀석에게 쓰러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어떤 생물이든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영역의 압괴를 받으면서도 아직 의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복원이 시작된다. 다만 그 재생도 눈에 보이게 완만했다. 부상의 규모가 너무 큰지 그렇지 않으면 가해자의 질에 관련된 것인지 불명했지만 어느쪽이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아파? 아파아? 괴로워? 슬퍼어?」
키라는 이길 수 없다. 즉사를 피할 수 있을 만큼의 강함을 가졌던 것이 화가 되어 이대로 희롱되고 살해당할 것이다.
「뭣――, 그만둬 너희들! 가지마. 물러나라!」
그런 주인을 지키기 위해서인가, 쌍두의 검은 늑대가 쿠보에게 덤벼들지만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오오무카데가, 야마이누가, 백골화 된 말이, 이무기가―― 계속 이어서 화쇄류처럼 키라의 코우가군과 검은 늑대를 목표로 해서 연속한다. 주위는 지옥도화 됐다. 그토록 위협을 자랑한 강철의 군세가 유린되어 가는 모습은 물론, 거완은 아군이어야 할 백귀야행조차 주저없이 박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놈, 이놈이놈이놈이노옴―――!」
끝나지 않는 학살 속에서 고군분투 하는 키라도 또한 잘개잘개 썰려간다. 눈알이 후벼파지고 혀를 뽑히고, 귀를 떼어내지고 손발은 말단부터 잘개 썰려간다. 거완으로부터 도망치는 백귀야행은 조금이라도 공고한 장소에 몸을 숨기려는지 키라의 전신, 구멍이라고 하는 구멍 모두에 쇄도해서 내부에 기어들어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눈에, 귀에, 코에, 입에…… 음문, 항문은 말할 필요도 없이, 그 외 온갖 상처를 밀어 넓히고 범하고, 간하고, 침범하고, 도려낸다. 쿠보에게 있어 죽어가는 우리들의 존재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것인가. 이만큼 파괴를 계속하면서도 이쪽은 예외적으로 무시되고 있지만, 그걸 기뻐할 수는 없었다.
「커, 헉…… 네놈, 용서못해! 용서못한다아!」
왜냐면 검은 늑대도 , 코우가군도―― 구석에서 학살 당하고 자신도 절망적인 상황이면서 분노로 울부짖는 키라의 모습이 아팠던 것이다. 우리의 궁상은 이 여자에 의한 것이고, 그 이상 없을 정도로 적이었지만 그 비분에 가부 없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뭣보다, 이 쿠보라는 녀석은 너무 위험했다. 비록 어떤 기적이 있어서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고 해도――
「온·코로코로·센다리 마토기 소와카――」 「육산을 멸해라 멸·멸·멸·멸」 「망·망·망」
이녀석이 존재하는 한 희망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백귀공망―― 이것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모든 굴레를 도외시 하고서라도 전세력이 손을 잡는 것 이외에 없다고 알 수 있다. 아니, 그래도 저항할 수 있을 것인가. 나도 사람. 너도 사람. 그 묶음에 쿠보만은 들어맞지 않는다. 싸움의 진이 통하지 않는다. 이것은 천재지변―― 다만 도를 벗어난 포악으로서 사람의 지혜가 미치지 않는 무언가이다.
「아아, 뭔가 보지 않는 동안에 엉멍진창이 됐네에」
「연회가 달아올랐다, 라는 건가」
「――――――큭」
어느새 나타난 원수였지만, 그러나 우리는 무엇도 할 수 없고.
「정말이지, 해버렸네요 두분. 통한스러워요」
「그기야 뭐 어쩔 수 없는 걸로. 그것보다 요거, 우짤기고」
유리카도 단 카루마도…… 적어도 내게는 예기치 않게 모든 세력이 다 모인 상황이 구현했음에도 관계없이.
「만·만제로쿠·만자라쿠」 「사방의 히쿠미를 묶은 곳은,더러운 땅으로 미소기에 안좋을 터」[각주:3]
「끄아아아아아악―――!」
방금 전에 떠올린 전세력에 의한 동맹체결…… 그런 것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이해했다. 쿠보가 너무 강하니까. 신노나 세이쥬로가 너무나 사악하니까. 이유는 그런 게 아니다.
「안메이조, 글로오리아스…… 어서 오십시오 우리들의 꿈에. 내 주인이여」
최후의 쿠보의 일격으로 티끌이 될 때까지 분쇄돼고 분해되는 키라의 전신. 폭풍에 감겨 잿빛으로 소용돌이 치는 그 속에서, 젊은 군복의 남자가 나타났다. 이녀석은―― 그래, 모든 원흉은 이남자……
「세-지, 너의 아들은 재미있군. 유리카, 그리고 카루마도 한단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일까나」
애당초 이 세계의 상관도를 난 무엇을 근거로 단정하고 있었나? 자신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하고 있었던가? 틀렸다…… 우리는 지금의 지금까지 무엇 하나 진실에 닿지 않았다.
「별고 없으신 거 같네요 아마카스대위」
「그보다 나 돌아가도 되는고」
누구도, 그도, 여지없이 모두…… 동맹이든 대립이든 모두 촌극이다. 사상의 중심에는 언제 어느 때든 이 남자. 그 외에는 모두 이 녀석의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에 지나지 않았다고 이해했다.
「그런 말 마라 카루마, 흥이 식는다. 거기다 이봐, 일단 격식이라는 게 있잖나」
「커,헉……」
남자에게 옷깃을 잡혀 그대로 공중에 매달린다. 신체는 여전히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온 채로 저항은 일절 할 수 없었다.
「자, 누가 하겠나? 지원을 모집하지. 내가 허락하마. 이 성찬을 마시는 건 누구인가――」
唵 呼嚧呼嚧 戰馱利 摩橙祇 娑婆訶 : 약사여래 소진언으로 모든 재난을 없애주고 수명을 연장해주는 진언. 물론 이런 뜻이라고는 쿠보의 분위기로 보건데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음. [본문으로]
六算祓エヤ滅·滅·滅·滅·亡·亡·亡ォォォ! : 메츠메츠메츠보보보! 라고 음으로 쓸려다가 뜻대로 씀. [본문으로]
四方のヒクミを結ぶトコロは 気枯地にてミソギに不良はず :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땅을 弥盛地, 나빠지는 땅을 気枯地라고 했다. 일본의 고대문명인 카타카무나문명에서 근거.
만제로쿠 만자라쿠는 지진이 날 때 외던 주술 [본문으로]
소바몬 던지기. 체험판2 마지막 씬입니다. 상상 이상으로 외도를 보여주는 세지와 쿠보의 쇼킹함에 가장 좋아하는 씬 중 하나이고 마사다 본인도 꽤 좋아하는 파트라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번역질에 동영상까지 삽입하고 꽤 공들였음 엣헴.
원래 미친놈들 만들어내는 능력이 서브컬쳐 전반에 걸쳐 최고라고 생각되는 마사다지만 이 파트를 처음 접했을 땐 정말 혀를 내둘렀습니다. 쿠보의 괴기스러움에 빤쓰 한번 갈아입고, 이전까지는 그냥 흔한 싸이코인줄 알았던 세지가 상식 밖의 외도였음을 보고 또 한번 빤쓰를 갈아입었답니다!
마사다의 디렉터 능력에 대해서는 아직 최고라 하기 어렵지만 여기서의 연출력은 정말 좋았습니다. 아마 마사다겜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뛰어난 연출을 자랑하는 곳이겠네요.
'난 네가 부럽다'를 항상 입에 달고 다니는 세지가 작중 최강으로 모두에게 인정받는 쿠보에게만은 부럽지 않다는 하는 곳도 좋았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는 세지의 인생관이 정확히 파악 안되기 때문에 클리어하고 나서 다시 돌아보면 그 뜻을 알 수 있죠.
쿠보는 여자목소리와 남자목소리가 번갈아가며 나오기 때문에 폰트질을 좀 해서 구분해 봤습니다만 티스토리 기본폰트가 많은 편이 아니라 별 의미 없었을지도. 두 목소리가 함께 나올 때는 검정배경을 삽입함.
장소는 쓰루가오카 하치만궁. 그의 아들과 그 동료들에게 있어서 모든 의미로 잊혀지지 않을 인연의 땅일 것이며 행동의 기점으로도 정해놓은 신역은, 그러나 기존의 어떤 때와도 양상을 달리하고 있다. 현대도, 4층(기르갈)도 아니고, 5층(가자)도 6층(기베온)일리도 없다. 7층(하조르)이라고 신노가 말한 층이며 지도상의 좌표는 같아도 존재하는 시간축이 빗나가고 있다. 실질상으로 최심층…… 그들, 몽계에서 싸우고 있는 자들이 예외 없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금단의 땅이 거기였다.
요풍이 휘몰아치는 경내에서 단 혼자 서있는 세이쥬로. 표정은 험한 긴장을 품으며, 그마저도 여유를 잃게 하는 불길함이 일대를 전부 가리면서 비등하고 있다. 그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의미를 가지는지 이 천재학도는 오해하지 않는다. 어중간한 땅이랑은 급이 다르다. 장소가 장소, 농담이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하치만이란 오진천황. 즉 황실의 조령이며 아마테라스의 혈통을 잇는 그야말로 신도상의 귀종이다. 거기다 무가의 수호신도 있으니 결코 만만한 영위가 아니게 된다. 그 신역이 침범당하여 저주와 흉기에 오염되는 사태는 예사 일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여기는 쓰루가오카, 전국1만이 넘는 하치만궁 중에서도 세손가락 안에 드는 중요한 영지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사태다. 그러한 사실을 가지고 현상을 가늠해보면 절망적으로 명쾌하다. 이 땅을 점거한 존재가 무신조차도 도망갈 정도의 폐신이라는 증거였다.
「나와라, 나키리 쿠보」
그리고, 이것이 7층에 있기 때문이야말로, 누구 하나 제8층에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지금 여기에, 그 재앙이 나타난다.
격통으로 절규하는 공간의 경계를 찢으면서 출현한 것은 미쳐버린 용의 눈동자였다. 보는 것만으로도 심신을 얼어붙게 하며 뇌를 당겨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맹악의 눈빛은 무시무시한 파멸과 살육으로 반전한 죽음의 태양을 생각나게 한다. 병들고 문드러지고 곪은 썩은 냄새를 풍기며, 쇠약해지기는 커녕 계속 부풀어 오르는 영력의 한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치 초신성폭발의 징조 그 자체, 이 땅에서 규격외의 대재해가 일어나는 것은 이미 결정났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세이쥬로의 앞에 나타난 것이 전체의 한조각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무엇보다의 증명일 터. 고작 안구 하나뿐이라도, 너무나 크다. 너무나 거대하다. 하치만궁의 본전조차도 뭉개버리려 하는 사룡의 눈동자는 새어나온 쿠보의 한단이 나타내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무진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힘이 모두 흘러넘치고 응축하여 형태를 이뤄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의 위협은 인간의 상상을 몇 자릿수 규모로 초월하고 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따라서 이것을 쓰러트리는 것은 누구에게도 불가능. 이 장소의 세이쥬로는 말할 필요도 없고, 카루마, 키라, 유리카도 포함하여 같은 8등급 지정을 받은 신노조차 나키리 쿠보는 타도할 수 없다. 질이 다르다. 왜냐하면 신노 아키카게는 악마다. 불도에서 가리키는 텐구나 마라. 말하자면 외도타천사의 일종이다. 즉 그의 일은 본질적으로는 익살꾼과 유혹의 배후인물. 사람의 영혼을 마도로 끌고가서 신에게 등을 돌리게 하는 공작이 본업이라 해도 좋다. 그러한 교의를 자기 자신에게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전투력의 측면에서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다. 보통사람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상위폐신 가운데서는 오히려 취약.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신노에게 있어서 전투는 단순한 놀이다. 그의 가치관은 승패 따위에 흥미가 없다.
하지만, 쿠보는 다르다. 이것은 완전히 파괴신. 단순한 강함이 손 쓸 도리도 없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하늘을 멸망시킬 폐신으로서 가장 위험시 되고 있다.
「아마카스…… 역시 네놈, 미쳐있어. 이런 걸 불러내고 이제 와서 낙원이고 뭐고 없을 거다만」
미쳐날뛰는 독기의 한복판에서 그 누구도 아닌 세이쥬로가 탄식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면전에서 쿠보의 이름이 갖는 또 다른 의미가 밝혀진다. 즉 백귀―― 100의 귀신이다.
「오오에야마산에 왔더니~ 슈텐동자가 꼭대기에서~」 「청귀적귀 모아놓고~ 춤추고 노래하고 큰 소동이래요~」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공간에 무수한 구멍이 뚫려간다. 하나에 1미터 정도 크기의 정육각형이 계속해서 무서울 정도로 정확무비한 기하학 모양을 그려가며 나타난다. 마치 벌집이나 연꽃씨같은 종류의 핏기가 당기는 생리적 혐오감의 집합체. 그리고 그것들과 같은 속성을 갖고 있다면 이것이 단순한 구멍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누구에게나 알 수 있다. 구더기가 나온다. 노래기가 나온다. 뱀이, 거미가, 백골이…… 그 외에도 정체불명의 내장 같은 것들이 몸을 진동하며 날뛰면서 육각형으로부터 기어나온다. 벌레의 군단이라면 일단 신노가 연상되지만 이것은 분명히 종의 통일성이 전혀 없었다. 오로지 부정스럽고, 그저 기분 나쁘다. 인간에게 있어서 해로울 뿐인 이형의 무리라는 일 밖에 모른다. 즉 모두가 폐신인 것이다. 영력의 밀도나 강도는 쿠보의 발끝에조차 미치지 않지만, 그런데도 단지 한 마리만으로 보통의 인간에게는 치명적임이 틀림없다. 설사 세이쥬로 정도의 남자라도 이만큼의 이형을 상대로 하면 위험이라는 두글자가 명멸한다.
「흉장진…… 백귀야행인가」
쿠보의 마기에 노출되어 낙원으로부터 기어나오는 요괴들의 대군세――지만 6세력 최대최강이라고 주목받는 이 마군의 무서움은 숫자나 개개의 강함에만 의지하는 단순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 부정스러움과 인간에 대한 원념 이외에 얼핏 아무 유사성도 없는 그들 흉장진에게는 사실 한가지 더 공통점이 존재하고 있었다. 모두 날뛰고 있다. 외치고 있다. 뒤를 신경쓰며, 초조하게, 허겁지겁 전신전령을 다해 도망치고 있다. 공포―― 그 등 뒤에 있는 절망적인 죽음으로부터의 두려움. 그것이야말로 무엇보다도 무서운 공통점이자 폭발력. 흉장들은 쿠보로부터 달아날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간신히 기어나오는 데 성공한 오오무카데가 탄환의 속도로 세이쥬로에게 돌진했다. 그러나 그것은 의도해서 그를 공격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단지 쿠보로부터 도망취기 위해 장애물따위 눈에 들이지도 않고 전력질주 했을 뿐이다. 따라서 세이쥬로는 팔을 뿌리쳐 오오무카데를 튕겨냈지만 공황 중인 요괴의 돌격이 무를 리 없을 것이다. 크게 몸이 뒤로 젖혀진다. 그리고,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오오무카데 다음은 이무기였다. 다음은 부패한 야마이누였다. 백골화 된 말이 울고, 목이 없는 무사가 울부짖고, 제한 없이 연속되는 노도의 폭풍이 세이쥬로를 삼켜간다.
그 어떤 대해일이나 화쇄류보다 이 백귀야행은 위험할 것이다. 공포에 미친 마물들이 곁눈질도 주지 않고 밀어닥쳐 오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흉장들의 의사는 어찌됐든 그것이 쿠보의 적을 때려잡는 결사의 돌격대가 되고 마는 것에 변화는 없다.
「놀라서 어찌할지 모르는 귀신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죽이지~」 「슈텐동자의 목을 따서~ 경사스레 마을로 돌아가지~」
관점을 바꿔보면 불쌍한 광경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모습에 사룡은 어떠한 감개도 안지 않는다. 어둠으로부터 수백수천의 손을 뻗어 도망치며 우왕좌왕하는 흉장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간다. 그리고 찢어갈기고, 먹고, 흩뿌린다. 단지 그뿐. 어떤 의미도 없다. 죽이고 싶으니까 죽인다.
「이히히히히히히히, 히히히히히히히, 키이이이이이하하하하하」
마성의 혈니에 파묻혀가는 하치만궁에서 나키리 쿠보의 홍소가 울려퍼진다.
「――우쭐대지 마라, 고작 괴물 주제에」
그러나, 운하처럼 밀어닥치는 흉장의 물결을 날려버리면서 재차 모습을 드러낸 세이쥬로는 조금도 기가 죽지 않았다. 아득히 위에 보이는 사룡의 위용을 오히려 깔보듯이 갈파한다.
「힘밖에 능력이 없는 건가. 전혀 부럽다고 생각되지 않는군. 내 말조차 이해할 수 없겠지. 그것이 네놈의 약점이다」
그 순간, 세이쥬로의 손으로부터 경악스러운 것이 출현했다.
빛나는 인광에 감싸여 탄생한 그것은, 틀림없는 그의 아내―― 히이라기 에리코나 다름없다. 스스로 죽인 자신의 여자를 비장이 카드라도 되는마냥 들고있었다.
「네놈같이 자아도 지성도 없는 무리에게 내 꿈은 통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통하는 다른 방법도 존재하지. 그래봤자 구진―― 규모가 도를 벗어나고 있을 뿐이고 본질은 자연현상과 다를 게 없겠지. 그렇다면 이용하면 될 뿐이다. 바람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에리코는 사망자다. 이제 없다. 현실에서는 뼈가 되어 그 영혼도 여기에는 없다고 알고 있다. 따라서 이것은 세이쥬로가 창조한 꼭두각시이며 인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할 터인데, 왜일까.
「당분간 얌전히 있어줘야겠어. 네놈이 튀어나오면 내 사정이 곤란하니까」
너무 생생하다. 그로테스크할 정도로 생생하다. 기술이 높기 때문에 정교하다는 도리 따위 아득하게 초월한 영역으로 이것은 에리코다. 그렇게밖에 안보인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뭐라는건가. 이것이 하늘의 세공조차 웃도는 지고의 작품이라 해서, 혹은 정말로 에리코 자신이라 해서, 이 상황에 대한 장기말로서는 의미불명으로 빗나가 있다. 쿠보에게 실력으로 대항하는 것이 불가능함은 세이쥬로도 잘 알 것이다. 따라서 다른 어프로치를, 지능이 없다는 성질을 자연현상으로 감정하고 이용하겠다고 한 결과가 이것인가.
「에리코, 일어나라」
죽은 아내에게 향하는 그 소리는 그 남자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상냥하게 자애로 가득 차 있다.
「너가 필요하다. 내 도움이 되는 것이 좋아」
그러나, 다음 순간에 일어난 것은 쿠보의 포학조차 별 거 아니게 보일 정도로 사람의 길을 벗어나고 있다 할 것이다.
「네 당신…… 기꺼이」
꿈꾸는 듯한 목소리가 흐르고, 그리고 동시에―― 정말이지 무엇 하나 주저함 없이 세이쥬로는 에리코를 쿠보에게 내밀었다.
그러므로 죽지 않는다. 그리고 끝없이 유린된다. 질리지 않는 완구에게 쿠보는 더욱 더 광희하여 웃고 구르며 기묘한 살육에 취해간다. 그리고 에리코도 인간으로서 물리적으로 체감할 수 없는 영역의 고통에 울부짖지만, 거기에 섞여있는 황홀한 도취를 숨기지 않았다. 마치 도움이 될 수 있음이 기쁘다고 말하는 듯이 이 커다란 괴로움을 받아내고 있다.
「그래 죽지마라. 견뎌라 에리코. 날 실망시킬 만한 짓은 용서 못해」
그걸 지켜보는 세이쥬로에게는, 반면에 무슨 감정도 보이지 않는다. 실험관찰하는 과학자마냥 시약을 떨어뜨리듯 아내가 분발하도록 말을 뱉을 뿐이다.
「네가 참고 견디는 한 그건 거기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열심히 즐겁게 해주면 좋을거다. 여자의 일이지. 아니, 어머니의 일인가? 그녀석은 네게 질리려버리면 최후에, 당장 요시야를 죽이러 갈거다」
그 말에 거짓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이 남자에게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정 따위는 한조각도 없음은 분명하다.
「사랑을 보여라. 내 도움이 돼, 아들을 지켜라」
요시야와 그 동료들이 이 광경을 본다면 격노한 나머지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그들이 얼마나 에리코를 사랑했고, 괴로워하면서도 각오를 굳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단결했는가. 그것을 조소하기는커녕 흘겨보지조차 않고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이 폭거. 귀축이라는 말도 부족하다. 애당초 뭣보다 구제할 도리가 없는 것은 세이쥬로가 즐기지조차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을 당연히 한 것 뿐이고, 오히려 일이 귀찮다고 불만을 뱉을 듯한, 인간으로서 파탄한 오만함이 배어나오고 있다.
「당신 당, 신…… 세이쥬로, 씨…… 요시야……」
끝나지 않는 학살 중에서 가냘프게 새어나온 아내의 소리조차 이미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 처참한 역할이 끝날 때까지 대체 에리코는 몇 번을 죽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지, 역십자로 불리는 남자에게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지금도 계속 울려퍼지는 쿠보의 홍소에 귀찮은 듯한 얼굴을 하며 파멸의 재해가 일어나는 전야의 7층에서 단지 짧게 중얼거릴 뿐.
「빨리 와라 요시야…… 난 네가 부럽다」
「아아, 나도 동감이야 세-지」
타츠미야저택을 뒤로 한 무모의 악마도 역시 마찬가지로 중얼거리고 있다.
「난 그들 사이에 들어가고 싶었어. 들어가고 싶었는데 말야…… 우후후후후후. 동료 따돌리기로 두고 가는 건 싫었다고. 그래서 난, 난 말야」
이해불능의 기괴한 망념을 흘려보내면서 그 눈은 꿈의 계층을 넘어 아득히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지금 그곳에 그의 사랑스러운 소녀를 포함한 일곱 명이 들어온 것을 정확히 감지한 채 시선은 그대로, 7층에 고한다.
「기다려줘 세-지. 곧바로 갈게. 뭐 당분간은 너의 신부씨를 안주로 해서 같이 술이라도 마시지 않겠어. 그녀도 봐주기를 원할테고 역시 쿠보는 위험하니까 말이지. 섣불리 등을 보일 순 없다고. 당분간은…… 그래 당분간은 말야」
그날, 제6층은 빈 곳이 되고 제7층에는 신노와 쿠보, 그리고 세이쥬로가 구속되는 일이 됐다. 그에 따라, 우선 무대가 되는 곳은 4층, 5층―― 초대 전진관의 창립과 그 붕괴에 관련되는 역사. 시기는 메이지, 세상은 러일전쟁 한중간.
쿠라나군 첫 등장. 여기서 신노에게 신나게 갈굼 받고 pv3에서 진짜로 아가씨 발 핥고 있는 장면이 뜨자 유저들 사이에서 통칭 마조군으로 정착됩니다.
브금 カクレ는 이 장면 덕에 마조군 브금이란 인상이 강합니다. 나중에 나오는 경성반혼향이 더 마조군 브금 같아졌지만...
처음으로 급단의 협력강제 조건에 대해 설명이 나옵니다. 여기서 쿠라나군이 쓰는 기술이 정말로 급단이었는지 확실하지 않네요.
그리고 아마카스를 데려오라는 말에 신노가 살짝 흥분하는 장면이 신노답지 않은데 으음 .
그 복도는 깊은 장엄함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름답게 손질된 흰색의 대리석의 마루에는 얼룩 한 점 없이, 중앙에 깔려진 비색의 융단이 시각효과를 주면서 이 공간의 광대함을 강조하고 있다. 아니, 실제로 넓다. 가람[각주:1]이라고 해도 좋다. 횡폭만을 봐도 일반의 민가라면 통째로 들어가 버릴 것이고, 벽이 없는 천장에서 쏟아지는 조명은 만천하의 별하늘처럼 벽에 늘어진 은장식들을 현란하고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빛나게 하고 있다. 이렇게 고안한 건축은 계산된 신성함을 자아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쉽다. 귀족―― 그것도 비교할 수조차 없는. 연면하게 닦여진 창의 장미는 전설에 이르러 반신의 경지에까지 도달하는 오래된 혈통의 거성이었다.
「Sancta Maria ora pro nobis Sancta Dei Genitrix ora pro nobis」
그 성스러움―― 어떤 자에게도 절대불가침이어야 할 장미의 성을 검은 방사능이 유린하고 있다. 타락시키고 더럽히는 일이야말로 내 모두라고 뽐내듯이, 억의 파리를 거느린 죄의 덩어리가 파멸의 열락을 구가한다. 그 침공은 귀부인을 에스코트 하듯 신사적으로 고요하면서, 그러나 어떤 강간마도 웃도는 무치와 폭식의 화신이었다. 융단이 썩는다. 은장식이 녹아내린다. 그것이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마루와 벽면에 균열이 가고, 거기로부터 추잡하고 노래진 점액이 질척질척 배여나온다. 그렇게 되고 다시 바뀐 새로운 디자인은 한마디로 변소였다. 민중을 조람해야 할 천황의 위세로서 고귀한 위광이 연출되고 있던 공간이 한순간에 똥오줌이 들러붙은 변기처럼 더러워져 간다. 모독도 이정도면 신의 조화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사실 그 남자는 신부의 승복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 성상화를 거꾸로 하면서 패러디하는 기만스러운 그림과 같은 불손함이 있지만 자신은 경건한 신도라고 주장하는 것은 틀림없다. 가라사대 폐신―― 신노 아키카게였다.
「Mater Christi ora pro nobis Mater Divinae Gratiae ora pro nobis」
윙윙거리며 날개소리처럼 메아리치는 기도의 분류. 그것은 명백히 그리스도교의 성가이면서도 이형으로 삐뚤어져 있다. 그 의미를 즉석에서 간파할 수 있는 자가 어느 정도 있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편이 분명히 행복할 것이다. 불쾌한 생각을 하지 않고 끝낼 수 있다. 특히, 일본인이라고 한다면. 거기서부터 이것이 발생한 인과를 추측해버릴 것이다. 그 뒤에 있는 썩은 냄새를 수반한 암흑의 역사, 국가의 치부라 할 수 있는 썩어 문드러진 수렁은 그야말로 신벌 외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므로. 공연히 걸어오는 신노의 다리는 무인의 들판을 가는 듯하다. 사실 그가 이 성을 방문하고 나서 지금까지의 요격은 전무했다. 여단급의 전력을 손쉽게 수용할 수 있을 대저택이면서도 위병은 커녕 사용인 한사람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함정이 설치되어 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 문짝은 잠궈놓지도 않았다. 방비의 측면에서 보면 분명히 논외이고, 겁에 질린 집안 사람들이 전부 도망갔다고 조소당해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다른 것이다. 적의 본거지에서 잡병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은 하나의 가능성이 더 있다. 즉 그곳을 가로막고 있는 자는 반푼어치가 아닌 자. 거성을 지키는 데 있어 상응하는 절대의 강자가 버티고 있다는 전개이다.
「……으응?」
그것을 증명하듯 신노의 다리가 걸음을 멈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앞에서 제지당한 것이 있기 때문에 악마의 침공은 멈춘 것이다. 정지 당한 것은 다른 것도 아니고 이 성을 유린하고 있던 더러움 그 자체. 벽도 마루도 장식도 썩어 망가지는 것이 멈춘 것 뿐만 아니라―― 일순간에 재차 신성한 장엄함으로 가득 찬 공간으로 칠해졌다.
「헤에……」
물론 단지 그것만으로 신노의 힘이 패퇴했다고 할 것은 아니다. 더러움은 이 남자가 보통으로 흘려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 말하자면 무의식적인 현상이니까 그 강함의 정도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다시 말하자면 호흡을 제지당한 것에 상응하는 압박을 신노에게 준 것은 틀림없었다. 평상시에 당연히 하고 있는 것을 반전 당한다는 사실은 그정도의 의미가 있다.
「이거야 놀랐네. 설마 네가 나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
지금 다시 현란함을 되찾은 복도의 중앙, 집사복으로 몸을 감싼 청년가 영롱하게 서있다. 숨을 삼킬 정도로 단정한 용모의 청년이다. 이목구비의 수려함은 말할 필요도 없고, 자세의 올바름, 늘름하고 굳센 기색, 모든 것이 갈고 닦여져 극에 달하고 있다. 마치 이 청년 자체가 귀인을 꾸며주는 장식품인 것처럼.
「자랑의 비차각은 어떻게 된거야? 난 또 마중 나온다면 그쪽일거라고 생각했거든. 아아, 즉 이런 걸까나? 왕을 지키는 것은 금장의 일. 이야 영광이야 쿠라나군. 전진관 초대필두의 전설―― 만끽해보도록 할까나」
그리고 순간, 소리도 없이 화약고는 열렸다. 감고 있던 청년의 눈이 떠져 간다. 그것은 처염하고, 갈고 닦은 예검의 빛조차 지워버릴 만큼 전율을 환기하는 빛이었다. 왜냐하면 그 시선은 요령성처럼 젖어있었고, 단언컨대 제정신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있어야 할 마땅한 일부를 결핍한 자 특유의, 한편으로는 짐승에게는 절대 있을 수 없는 도취라고 하는 열을 띠고 있다. 그는 사랑을 하고 있다. 몸을 태워버릴 정도로 애태우는 주군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 이외의 자신의 가치따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그 전신은 아름답고 고성능인, 예술적 살인기계로 흐르듯이 변화한다. 가로막고 서는 아름다운 기사를 앞에 두고 오물과 추악의 무모인 악마는 비웃었다.
「무서운걸, 과연 타츠미야――」
자신에게 향해진 눈동자의 저편, 청년을 연옥에 몰아넣는 존재에게 저주하는 듯한 소리로 고한다.
「죄스러운 여자구나. 강하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라고 당신도 말하는걸까. 우후, 후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폭발하는 홍소는 독거미의 대군이 되어 공간을 장악한다. 재차 바꿔 고칠 수 없도록 더러움의 분류가 청년에게로 덤벼든다. 하지만 춤추며 떨어지는 비단의 한조각을 환시한 순간에 표적이었던 아름다운 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수십만에 이르는 거미의 지각과 그 실에 의한 그물을 빠져나는 것 따위 불가능, 그야말로 소실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예상외의 헛손질로 눈을 부라린 채 헛다리를 짚는 신노의 거동은 상황의 이상함을 무시하면 우스꽝스럽고 웃음을 권하는 추태였을 것이다. 어느 의미로 익살꾼의 면목약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에 대한 손님의 반응은 가차없었다. 배후에서 신노을 관철한 예검이 가슴을 통과해 그 칼끝을 보이고 있다. 어떠한 절기에 의한 몸놀림인지 등을 맞대고 서있는 청년는 독거미 한 마리조차도 밟지 않았다. 칼날은 그대로 회전하고, 또 검은 집사복도 원을 그린다. 가슴을 도려낸 예검은 심장을 찢음과 동시에 폐를 잘라, 늑골을 가르면서 옆구리로 빠져나왔다. 뒤돌아보는 거동이 멈춰지는 가책 없는 살법이며 거기엔 한 치의 오차도 눈에 띄지 않는다. 고도로 가다듬은 기술을 가리켜 춤추는 것 같다고 하는 비유가 있지만, 이것은 그러한 장식마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는 것이다.
마치 책이라도 닫듯이. 즉 어디까지나 당연한 일상행위로 밖에 안보인다. 실제 사정의 처참함과 비교하면 보는 자의 상식을 붕괴시키는 정도의 거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상식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그만이 아니다. 여기는 악몽. 수많은 가치관이 난립하는 공포와 부조리의 나라니까. 신노 아키카케는 그 육체의 실체가 없다. 안개같은 입자이며, 방사능같은 더러움이며, 벌레의 집합체인 듯한 죄와 악의의 덩어리다. 여태까지 누가 어떻게 공격해도 명확한 타격을 줄 수 없었던 것처럼 기사의 참격도 당연하게 돌려 보내진다. 신노는 가슴을 찢긴 순간에 흩어지고, 형태를 잃고, 다시 굳어져서, 소용돌이 치는 나방의 무리가 되어 광란의 무용을 춤추고 있다. 거기서부터 쏟아지는 극채색의 분비물은 별가루 일루미네이션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성의 신성함을 조소하고 있는 것은 용이하게 안다.
「쿠라나군은 마조! 아가씨의 발을 핥는 것이 너무 좋아!」
차례차레 겹쳐져서 윤창하는 나방의 날개소리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렇게 들리는 것이다.
「넌 니 스스로 자지를 비비는 일도 할 수 없는 겁쟁이! 이쁜 것은 볼품 뿐이고 알맹이는 썩은 정액만 고여있어!」
저열한 야유이며 뻔한 도발이다. 어린애의 말싸움보다도 뒤떨어지는 치졸하고 천박한 욕지랄은, 그러나 그만큼 대상의 정신을 하릴없이 쥐어뜯는다. 죽고 죽이는 와중에 날리는 것으로서 어느 의미로는 매우 유효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뭣보다, 그 신노에게 심리전 따위 하고 있을 생각은 아마도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좋아하는 것이다. 취미다.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갖고 있는 건드리고 싶지 않은 성역에 흙발로 들어와 똥을 칠한다고 하는 배덕을. 그리고, 그렇기에, 악마의 속삭임은 과잉으로 비열한 표현을 하고 있어도 본질로부터 빗나간다고 하는 일만은 결코 없다.
땅에는 독거미. 공중에는 독나방. 분비물은 당연한 것, 닿은 것만으로도 피부에 썩은 상처를 발생시킨다. 만약 약간이라도 들이마시면 폐가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릴 터. 추격해오는 무서운 군단을 앞에 두고 아름다운 청년은 공포를 느낄 것인가. 경악할 것인가. 아니다. 어느 쪽도 아니다. 그의 표정은 의연하게 고운 도취에 젖은 채로, 그 검은 눈동자는 주인에로의 충성만이 가득 차 있다. 이것은 이거대로 광기의 소행이다. 눈앞의 오탁과 대치하고 있으면서도 사실은 전혀 상대를 보고 있지 않은 것이다. 앞의 도발도 예외 없이 귀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천장에서 맥락도 없이 백만의 나방유충이 추락한다. 그 모든 것이 땅에 닿음과 동시에 찌부러져 추잡한 황색이나 녹색의 체액을 깔끔하게 손질된 마루에 흩뿌린다. 공격으로서 아무 의미도 없고 단순한 갈굼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여자라면 누구라도 몸이 쑤심을 기억할 청년의 고운 얼굴을 어떻게든 삐뚤어지게 하고 싶다는 신노의 집착일까. 그러나 그러한 연속되는 악의와 조소의 소나기 속에서, 성의 집사는 한 마리의 독거미, 한 마리의 나방유충, 한조각의 분비물조차 아직도 닿지 않았다. 밀도적으로 회피 불가능한 융단폭격일 터인데 모조리 피하고 있다. 일견, 그것은 신기성의 귀면 무리들, 데이간의 체술과 통하는 것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확실히 별종의 것이었다. 자기존재를 영화하여 장애물이나 적의 경계망을 빠져나오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무엇인가의 보법, 이동의 의미개념을 조작하고 있는 것 같은. 순간이동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단언할 수 없는 기묘한 ‘늦음’이 관련되고 있다. 그러므로 그를 공격하는 자는 그 정확한 위치를 가늠하지 못하고, 방어할 때는 받아내는 타이밍이 혼란스러워진다. 라고는 해도 전술한 대로 신노에게 정당한 공격은 통용되지 않는다. 숨을 질러 발해진 예검의 일격은 소용돌이의 중심을 관철했지만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효과는 매우 기이했다. 아파아파 라고 날개소리가 윤창하지만 억양은 변함없이 계속 비웃고 있다.
그 비웃음을 잘라 지우도록 연속해서 허공을 찢는 참격의 질풍―― 결과는 전부 같지만 청년의 공세는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회전율을 올려간다. 호리호리한 외견으로부터는 상상도 가지 않는 체력이 있는 듯 그 기세는 쇠약해지지 않지만 여기에도 기묘한 위화감이 부수하고 있다. 노도라고 할 수 있는 공격을 찔러가면서도 격류라고 할 만한 인상이 왜인지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냉정하게, 담담하게,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처럼. 그래, 비유한다면 그야말로 촉진. 그는 되는대로 공격하는 것은 아니며 신노의 급소에 해당하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혹은, 급소 그 자체를 만들어 내려는 것인가. 신노의 불사성―― 그 방어력은 확실히 위협스러운 물건이지만 현상 자체는 투과형의 해법을 응용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한다면, 돌파하기 위해서는 파괴형의 해법을 부딪히는 것이 가장 손 빠른 방법이지만, 그것을 바꾸어 말하면 단순한 힘승부다. 명쾌한 반면 힘으로 웃돌지 않으면 통용되지 않는다. 그러한 사실을 근거로 보건데, 신노와 해법의 분야에서 겨루는 것은 아마 헛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애당초 적의 씨름판에서 정면승부라는 선택 자체가 현명한 자가 할 짓은 아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다른 각도에서의 어프로치다. 그 중 하나로서 조건부라는 것이 존재한다. 몽계에 있어서 모든 사상은 술자의 정신강도, 즉 얼마나 강하게 그 꿈을 갈망하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그 전제에 대해서는 말한 대로 격의 상하가 그대로 승패를 나눈다. 꿈의 충돌에 있어서 그것은 아주 당연하며 현실에서도 적응되는 진리에 가까운 것이겠지만,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이 함정이 존재한다. 즉, 그것이야말로 조건부. 특정 순서를 밟아가는 것으로서 다른 자에게 협력을 강제하는 것. 그 순서란 물론 멋대로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한사람에게 겨우 한 개나 두 개. 게다가 술자의 인생을 상징하는 강한 구애나 철학을 체현한 것이 아니면 안된다. 그러므로 전투라는, 극한의 부정과 투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성립시키는 것은 지극히 어렵지만 성립됐을 때의 보상은 굉장하다. 예를 들어 오른팔이 없는 전사가 있다고 하자. 그는 자기에게 결핍된 ‘오른쪽’이라는 개념에 광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어서 전투에서 적의 우측밖에 노리지 않는다. 그러한 고리를 자기 자신에게 걸고 있다. 그것은 물론 있는 그대로 생각한다면 결점일 것이다. 전투의 자유도를 스스로 제약하고 있으므로 어리석은 짓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러한 자를 앞에 두고 적은 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할까.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이녀석은 오른쪽만을 노리고 있다. 즉 왼쪽은 노리지 않는다. 그때 양자 간의 합의가 성립하게 된다. 왼쪽은 필요없다고. 순간, 적은 스스로 왼쪽 반신을 전부 상실해버리든지, 최소한 기능부전에 빠질 것이다. 이것은 외팔의 전사만의 힘으로 성립한 것은 아니다. 그 누구보다도 적 스스로가 왼쪽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발동하는 이른바 공동기술이다. 따라서 저항하는 것은 우선 불가능. 자신이 한 것이며, 거기에 상대의 힘도 추가되고 있다. 혼자서 되돌리는 것 따위 할 수 없는 도리다. 협력의 강제―― 그것은 상상이 그대로 형태가 되는 꿈이기에 발상전환이라고 할 수 있겠지. 적의 힘을 줄이든지 스스로의 힘을 상승시키든지 그 어느 쪽도 아닌 무언이든지 자신의 그릇에서는 이룰 수 없는 경지로 실현시킨다. 법칙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조건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효과는 크고 결정적이다. 앞을 예를 들어 상상해보자면 오른팔이 없는 전사는 당연히 그곳이 사각이니까 적은 오히려 자신의 좌측에 집중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왼쪽을 경시한다는 조건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눈치채지 못하게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유도하며 합의를 얻는 것. 지금 신노를 상대로 청년이 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거나 다름없다. 약점이 없으면 약점이 생기도록 하고 있다. 유동하는 죄와 더러움과 곤충의 소용돌이인 신노를 향하여 기관총도 저리 갈 연속 찌르기가 발해진다. 여전히 효과는 제로지만 완전히 무시하면서 5격, 10격, 20, 30―― 40, 그리고 50에 이른 순간.
「안메이, 마리아――글로오오리아아아아스」
처음으로 신노가 스스로 공격하며 나섰다. 소용돌이 치는 독나방의 대군이 낫과 같은 궤적을 그리며 청년의 측면을 강습한다. 찰나―― 성에 울려 퍼진 것은 불꽃 튀는 검극의 조음이었다. 그것은 곧 물체끼리 충돌한 사실을 나타내며, 즉 청년이 신노에게 닿았다는 증명이나 다름없었다.
「――훌륭해」
동시에 모든 독벌레가 소리를 내며 물러가고, 지금까지의 전투로 더러워진 저택 내의 부정을 남김없이 들이 마시면서 인간 형태로 돌아왔다. 청년과 마주 보면서 신노는 생글생글 미소를 띄운다.
「무례를 용서해줬음 해 쿠라나군. 살짝 시험할 필요가 있어서 말이지. 하지만 아무래도 쓸데없었을 뿐 아니라 내가 수치까지 당한 거 같네. 포기라고, 항복시켜 줬음 해」
그렇게 말하면서 그대로 양손을 올려 무저항의 뜻을 나타내는 신노의 얼굴에서는 뺨이 조금 찢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즉석에서 사라졌지만 경과를 보건대 방법의 회복효과임이 틀림없다. 만약 해법으로 무효화 했으면 인간 형태로 돌아왔을 때 상처 따위 남지 않았을 터다. 역시 청년은 신노에게 일격을 넣었다. 그렇기에 이 남자는 그것을 칭송하며 항복이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부탁이 있는데 말야. 네 주인님을 만나게 해줄 수 없는 걸까나. 긴히 상담이 있거든. 에이 경계는 하지 않아도 괜찮다구. 네 힘은 잘 알았으니까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맹세할게. 자, 어떨까나 쿠라나군」
그 호소에 대해 쿠라나라고 하는 청년은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몇초, 침묵을 지킨 후.
「……웃기는군」
전혀 재밌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양쪽이 만난 후로 그것이 처음으로 나온 그의 말이었지만 거기에 특별한 감정은 전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용모를 배신하지 않는 미성이었지만 돌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 울림이다.
「네놈이 맹세한다니 대체 어디에 말이지. 네녀석이 신불하는 놈에게? 아아, 그럼 이렇게 말해주지. 사역마 주제에 농담하지마」
내려놨던 예검이 다시 올라온다. 그리고 동시에 음성은 감정의 색을 띄었다. 그야말로 예리한 칼날으로 무장한, 선명한 단죄의 빛을.
「내 주인에게 알현하고 싶다고 한다면 네녀석 따위로는 부족한 배역―― 이곳에 지금 당장 아마카스를 데려와라」
「후핫――」
그 이름이 튀어나온 순간 신노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꾸물거리는 회충같은 가느다란 힘줄이 경련하면서 관자놀이에 떠오른다. 화내는건가, 아니 그것보다는……
「안되겠어, 전혀 웃기지도 않아. 너희들 따위가 모여서 그 사람에게 뭐라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내 주인을 데려 오라니, 크게 나왔구나아. 우후, 우후후후후후……」
날개소리가 무수히 북적이며 서서히 격렬해진다. 처음에는 미세한 진동에 지나지 않았던 그것은 이윽고 저택을 진동시키는 폭음이 되어 왱왱거리며 날뛰는 흉충들의 난무가 되었다. 솟음치는 신노의 포효. 턱을 맞물리는 투구와 같은 소리로 악마가 구가한다.
「글렀어글렀어―― 전혀 이야기가 되질 않아. 기대를 빗나가는구나아 그정도인가. 이젠 됐어. 조져버리자. 너네들 아무것도 알지 못하네에!」
「지껄이지마 검은 파리. 내가 네놈을 통과하게 둘거라 생각하나」
지금까지의 수배는 될 터인 악의를 정면에서 받으면서도 청년은 조금도 기가 죽지 않는다. 오히려 입가에 희미한 미소마저 띄우면서 정면으로 요격하는 기개를 보인다. 앞의 공방에서 그는 신노의 방어를 뚫었다. 성과는 스친 상처 정도지만 효과가 아직도 지속 중이라면 지금부터 이 뒤는 분명히 사투가 된다. 신노도 물론 아직 전력의 일부분이라도 보이고 있을 리 없다. 지금 이 순간도 계속 부풀어 오르는 사념의 파도가 지옥의 악의에 바닥 따위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고로 쌍방, 지금부터가 진짜의 제2국면. 더 이상 장난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막이 시작되려는, 그야말로 직전――
「――무네후유」
양쪽에게 유려한 목소리가 닿았다.
승려가 모여서 불도를 수행하는 청정한 장소를 의미하며, 사원의 건물을 총칭해서 가람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카루마가 어떤 인간인지 여기서 잘 요약됩니다. 과정은 개판 쳐놔도 마지막에는 자신이 웃게 된다는 절대의 자신을 가지고 있는 또 한명의 또라이. 한 집단의 수령으로서 꽤 재밌는 캐러였죠. 만선진으로 갈수록 우째 아니키 캐러가 되는 느낌도 있지만.
이 양반의 엉뚱한 행동 덕에 팔명진의 이야기가 꽤나 꼬여버리게 됩니다. 니코동에 가보면 '전부 이자식 탓' 이라고 멘트들이 날라다니는 꼴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카루마는 히로시마 사투리를 씁니다. 처음에 들었을 때 뭐라고 떠드는건지 난감했었는데 뭐 좀 하다보면 적응되더라구요. 문제는 번역할 때가 더 난감하다 이건데 그냥 아는 사투리 대충 섞어넣었습니다. 따라서 카루마의 말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다음부터 카루마 나오는 장면은 번역 다 스루하고 싶다...
「얌전히 있으라 안카나. 죽고 싶은거냐 너희들」
그곳에는 음울한 듯한 눈으로 이쪽을 내려다 보는 귀신들의 주인이 있었다. 행동이 읽혀지고 있었던 것에 전율하면서 동시에 아키라는 눈치챈다.
「너, 어째서……」
앞의 우박도, 지금의 대사도, 그 의도는 경고였다. 자신들을 죽일 생각이라면 언제든 용이하게 할 수 있었을텐데 왜 그러지 않았는지 알 수 없었다. 설마 이놈은 아군인건가? 그런 의념을 무시하듯이 남자는 하품을 하며 말을 계속한다. 그 태도는 호담함을 넘어서, 신경이 어떻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인수들은 손이 많아. 저기서 날뛰는 중대 정도가 코우가의 전군이라고 생각하는기냐 얼간이가. 아직 저쪽에 우글우글 있으니 네놈들 따위 물어 죽이는 건 손쉬운 일 아이가. 알겠으면 분수를 알고 기어 다니라 안카나. 전진관의 병아리들. 여기는 이 단 카루마님이 지켜주겠지라」
남자―― 단 카루마라고 지칭한 사람의 대사는 이중삼중의 의미로 경악이었다.
「뭣, 너…… 우리들에 대해 알고 있는거냐」
「천신관이라니, 그런 것까지……」
「있을 수 없어, 무슨 말을 하는거야」
그리고 지금 간신히 눈치 챈 것이지만, 남자의 차림새는 분명하게 이질적이었다. 어떻게 봐도 현대 일본인의 것은 아니다. 메이지, 타이쇼, 그 시대쯤의 학생같은 차림새라고 해야 할까, 지금도 저런 차림새를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겉멋으로 입고 있다고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평상복으로써 당연한듯 자연스럽게 입고 있는 거라고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앞의 천신관[각주:1]이라는 단어도 어딘가 기묘한 느낌이었다. 소리는 완전히 같지만 담겨진 의미에 대해 뭔가 어긋남이 있는 것 같은. 그런 수수께끼가 다수 있었지만 가장 불가해한 것은 최후의 한마디.
「우리들을, 지킨다?」
인연도, 관계도 없는 우리들을 어째서 이 남자는 비호해준다고 하는 것인가. 너무 불명해서 반대로 역으로 경계를 강화하는 아키라와는 정반대로, 카루마는 당연한 듯이 수긍하며 반응했다.
「오오, 타츠미야의 아가씨에겐 나도 의미가 있응께, 점수를 따두고 싶은고. 그런 이유로 너네들은 운이 좋은지라. 감사 해두라」
라고 역시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 장소에서 그의 도리를 음미할 틈은 없다. 현상, 알만한 것은 카루마의 여유. 신노와 키라와 세이쥬로를 동시에 상대하면서도 전혀 위기감이 안보인다는 점이었다. 그 태도는 단순히 자기도취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자신은 절대 지지 않는다고 절대의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 너는 여기서 저 무리들을 쓰러트리겠다고 하는거냐」
「앙?」
따라서 아키라의 물음은 아주 정당한 것이었을 테지만, 그러나 카루마는 어이없는 것을 들은 듯이 매우 놀라…… 그리고는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쿠핫――하하, 하하하하하하! 저런 것들에에 이길 수 있냐고? ――히히, 카카카카! 이거 뭐, 너네들 웃게 해주는구먼!」
「뭣――」
예상 외의 반응에 아키라의 안에서 놀라움보다 화가 이겼다. 지금은 장난질 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너이자식 뭐가 웃긴거야! 스스로 한 말 아냐!」
죽이라고 그는 부하에게 명령했다. 그리고 실제로 아키라들이 아는 범위에서는 호각의 싸움을 보이고 있었고 카루마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녀석은 자신의 승리를 믿고 있을 터. 그 외에 이끌어 낼 수 있는 결론은 없다. 그럴텐데 왜 웃지? 전혀 의미를 모른른다. 그 느낌은 린코들도 마찬가지로, 더더욱 배를 잡고 웃고 있는 남자를 전원이 노려봤다. 그 것을 간신히 눈치챘는지 카루마는 눈물을 닦으며 말을 잇는다.
「오오, 그라믄 죽일 생각이지, 그럴 생각도 없이 저런 상대들에게 싸움 걸겠냐믄. 근데 말이제, 그 장소에서 이겼느니 졌느니, 죽었느니 죽였느니 하는건 사바의 도리여. 한단의 결정은 그랗게 달콤한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너네 정도도 알거 아닝게. 쿠라나에게 배우지 않았나보제? 특히나 쥬스벨―― 저런놈은 내 꿈을 알지도 모르닝께. 코우가와의 전투에 방해가 들어올 가능성도 일단 상정하고 있다만은 설마 역십자까지 끼어들어오니, 얽혀벼린 조건을 끼워맞추기는 어렵지라. 그런고로 너의 물음에 답한다면 이렇게 말하겠지라. 여기서 죽일 수 있는가하면 그거 무리여」
즉 현상은 감당하기 힘들다. 불명확한 표현 투성이었지만 요약하자면 그런 것으로, 그러나 카루마에게는 변함없이 초조함이나 위기감이 전혀 안보인다. 그것은 어째서일까. 모순에 당혹하는 아키라들에게 더욱 더 그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한다.
「그래도 말했었지라, 웃는건 나다. 비록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손바닥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녀석은 없다 안카나. 기억해두라」
「하아?」
「하지만 당신, 이건 예상 외라고……」
「아까부터 말하는 것들이 엉망진창이야」
「으디가 멍청아」
의외라는 듯이 코를 울리며 담뱃대의 재를 떨어뜨리는 카루마. 풍속화를 그대로 그린 듯한 행동거지로, 도저히 신산귀모의 인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듯조차 보인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긍정했다.
「나는 반사신경의 인간이라고. 앞을 읽는 수싸움 같은거 하지도 못하고 흥미도 읎어. 힘 빠진다고 고런거. 남자의 싸움치고는 풍류가 없다 안카나. 그래서 별로 생각 안한다고. 임기응변, 그때그때야. 너희들같은 범인은 내가 바보로 보이겠지만, 그래도 진 적이 없지라. 그리고 앞으로도 난 지지 않아. 다시 한번 말하제」
그는 재차 선언한다.
「웃는 것은 나다. 이것은 이미 결정했구마. 설사 부처나 천마라 할지라도 단 카루마의 뒤는 잡을 수 없지라. 알겠냐 병아리들」
「…………」
자부라고 하기에는 지나칠 정도의 호언장담은 이미 망언에조차 분류할 수 있다. 카루마의 주장에는 전혀 이치라는 것이 없다. 하지만 아키라들은 이때 전부 공포를 느꼈다. 자신을 믿는다고 하는 일점에 대해서는 이 남자 또한 제정신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꿈에서는 무엇보다도 흉악한 힘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인지라고. 자신이 마음에 그리는 이상의 형편을 의심하지 않는다. 도를 넘은 낙관이라고 한다면 그걸로 끝이지만 체현하는 데 이 정도로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단순한 힘이나 강함을 믿고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제, 그래도 결과는 형편 좋게 도달할 것인제. 내가 뭘 해도 안해도, 만일 우리 일당이 여기서 몰살 당한다 해도. 그것은 전부 나를 위한 복선인제. 그렇게 되는 것 이외는 있을 수 없지라」
더욱 넓게, 최종적인, 전략으로서의 우위성을 믿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천운이라 할까. 자신에게는 그러한 가호가 씌이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지금, 예를 들어 자신의 세력이 괴멸해도 카루마는 눈썹 한가닥도 까닥하지 않을 것이다. 가라사대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면 문제 없음. 과정에 흥미는 전혀 없는 것이다. 점이 아니라 면을 본다. 개체보다 장소를 보고, 장소보다 더 나아가서 흐름을 본다. 부하를 인솔하는 장으로서 그러한 자질은 확실히 필수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극단――이라기보단 방탕한 말 굴리기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카루마는 마치 눈가리개를 하면서 장기를 두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상태 자체가 승리를 약속하는 방정식. 그렇게 말하고 있고, 실제로 이겨 온 배경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남자를 앞에 두고 아무렇지도 않게 있으라고 말하는 것이 무리인 이야기다. 더해서, 거기서부터 하나 더 무서운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아키라, 너 알고 있지?」
「……아아, 과연 거기까지 바보는 아냐 」
과정은 적당. 국소적 결말에는 흥미가 없다. 거기서 비차[각주:2]를 먹히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면……
「이자식, 아군 따위가 아냐」
지켜둔다고 했던 조금 전의 말도 마찬가지로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 여튼 마구잡이――[각주:3] 늘어놓은 기보에 일관성 따위 존재하지 않고, 그저 변덕으로 180도로 입장을 바꾸는 일도 있을 수 있다. 당연하게도 직접 노려지는 것보다 어느 의미로는 이쪽이 더 무섭다. 맹수에 바짝 다가가서 바보같이 안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해가 통하지도 않고, 서로 알 수도 없는 존재가 옆에 있으며, 그녀석은 우리들을 일순간으로 죽일 수 있는 송곳니와 손톱을 가지고 있다. 서투르게 자극을 하면 최후지만, 무엇이 방아쇠가 될지는 모른다. 그리고 그 예감은 싫은 의미로 맞아버렸다.
「하지만 뭐랄까. 너네들 이상하지 않나?」
누구보다도 이 장소에서 도리를 경시하고 있을 터인 남자가 아키라들의 정합성을 의미불명하게 의심하고 있다. 그 가느다란 눈은 순수한 호기심이 가득 차 있으면서, 동시에 무수한 빙침을 포함하고 있다. 시선으로 구멍투성이 되는 듯한 기분을 맛보면서 내장의 색이 음미되고 있는 심지가 상쾌할리가 없었다. 아프지 않게 배 속을 탐색당한다―― 확실히 이 현상은 아키라들에게 그런 것이었다. 그래, 알 수 없다. 무슨 일인가 알 수 없는 것이다.
「힛――, 키하하」
왜, 어째서? 뭐가 도대체? 솟음치치는 곤혹을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그것을 간파한 듯 카루마는 웃었다. 피가 흐르지 않는 파충류의 혀로 빨린 듯한 오한이 서려왔다.
「과연, 과연과연―― 이거 꽤나 곤란하지라, 그렇게 오는거냐! 안되겠구먼, 놀이에 너무 취하겠어. 이거 우짠디야 이거―― 우하하하하!」
총화와 흑랑의 굉호를 빠져나가, 야차는 마침내 키라에게 도달했다. 세이쥬로의 손이 허공에 침식하며, 거기로부터 나타나려고 하는 뭔가가 규환한다. 신노는 눈감고 양손을 벌려서 순교하는 성인과 같이 기도를 바친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확실히 결정적인 국면을 맞이하려 하고 있는 그들 3가지가, 다들 어찌 되든지 상관없어졌다.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럴 때가 아니다. 그저, 손가락이 보인다. 자신들에게 있어 운명을 좌우하는 한수를 반상에 두는, 마구잡이의 손가락이――
「이거야 원 아가씨에게 야단 맞겠구먼」
한숨 섞인 군소리는, 마음에 드는 찻잔을 깨버린 정도로 절실했다. 그래, 그는 찻잔을 깨버렸다.
「좋구만. 싫증이 안나 이 한단은」
동시, 귀면의 세 명이 일제히 그 공격대상을 변경했다. 그에 따라 키라들은 허를 찔려 남김없이 행동박자가 떨어진다. 흥이 오르기 시작한 전투에 몰두한 순간, 적수가 전부 물러난 것이니까 당연한 반응이겠지. 신노는 익살스럽게 정말로 굴러버릴 정도이다. 어쩌면―― 그런 상황이 조금만 더 찰나로 계속되고 있었으면 귀면 무리들은 전멸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말에 불과하니까 자신의 의지로 절대로 퇴각할리는 없는 존재다. 따라서 카루마―― 이 전개는 주인의 지휘에 다름 아니지만, 정작 그 당사자는 전혀 부하의 전황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조화같은 타이밍, 그저 우연으로 정리할 수 없다. 누구도 내 뒤는 잡을 수 없다고 호언 할 만큼은 되는 것이다. 비록 되는대로 부딪히고 다니는 적당적당이라도 그에게는 반드시 이러한 상황이 따라온다. 너무나 명쾌한 그 전진은 귀면 무리가 철저히 자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면도 있을 것이다. 의도를 느낄 수 없으므로 행동의 예측 등은 불가능하고, 급기야 사령관마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거기서부터 연결되는 기습의 효과는 능히 짐작할 만하다. 아무리 당당한 것이라도, 대상의 이해를 빠져나가고 있으면 본질적으로는 불의타다. 신음소리를 내며 달려오는 암살자들의 흉풍은 그야말로 죽음 그자체.
카루마가 언급한 전진관(戦真館)과 아키라들이 재학 중인 학원인 천신관(千信館)의 음독은 둘 다 센신칸(せんしんかん)으로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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