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미코토 원작. 이 양반 만화는 조금씩만 몇개 본 게 있긴 한데 친구게임이 제일 나았습니다. 사실 사토 유우키 그림빨이 먹혀든거지만. <요괴전문의사선생님> 시절 생각하면 그림이 확실히 잡힌 느낌.
학교 내에서 혹은 밖에서 친구들끼리 목숨이나 돈 등을 걸고 게임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는 미스테리소설 쪽에서 유행타기 시작한지 꽤 됐죠. 하지만 이런 작품을 볼 때마다 항상 걸리는 점이 초현실적인 설정입니다. 핸드폰 문자에 점지된 그대로 사건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등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는 설정을 많이 가져오죠. 가끔 그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 등이 있다는 등 더 나가기도 하는데 특히 <라가도>가 이래저래 너무 나갔던 미스테리소설이었습니다. 친구게임 역시 그 뒤에 거대한 조직인지 음모인지가 버티고 있다는 등의 설정이 들어갔는데 개인적으로 달갑지는 않습니다. 라이어게임처럼 조직은 돈을 대주고 게임을 정하는 식의 개입만을 원했는데 말입니다. 2차전 중에 관객들의 반응이 하늘에 떠다닌다든가 등등 하는 비현실적인 도구는 애교로 넘어가겠습니다.
게임룰 자체는 꽤 재밌습니다.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룰로 우정을 자극하며 전략을 내놓는 과정이 꽤 재밌는 편. 무엇보다 여기서 친구 관계의 어두운 면이 꽤나 공감가는 곳이 많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특히 2차전에서 나오는 친구관계 사슬이나 특별번외편의 인간관계는 제법 있을 듯한 이야기들이죠.
다만 여기서 또 하나 집고 넘어가고 싶은 건 정말로 친구게임 주최측에서 공정한 게임을 제시하고 있냐는 겁니다. 알고보니 이런 룰이 더 있지롱 하면서 나중에 설명해주는 건 둘째 치고, 게임 자체가 참가자들에게 디메리트가 너무 큽니다. 적어도 친구를 잘 속여넘기면 빚 탕감뿐만 아니라 일확천금을 노릴 수도 있는 구성을 취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애당초 게임을 시작하면서 일반학생들에겐 너무나 큰 빚을 서로 분담하겠다!는 희생정신들은 암만 봐도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하죠.
게임을 클리어하는 전략들도 잘 살펴보면 몇가지 더 클리어하기 쉬운 방법이 떠오르긴 합니다만 재밌게 만들자고 하는거니 상관은 없습니다. 근데 중간중간 좀 무리있는 전략은 신경이 쓰이긴 하죠. 예를 들어 3차전에서 절벽으로 여자를 떠민다고 저멀리서 쫓아오는 사람들이 정확히 손을 잡고 구할 수 있는가 하는 등등.
그래도 덕분에 괜찮은 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꼭 두뇌만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주인공의 똑똑함으로 이런 게임들을 클리어하는 장르를 보다보면 왜 주인공 머가리에서 나오는 전략만이 필승법이 되는가에 대한 불편함이 생깁니다. 하지만 친구게임의 주인공 유이치는 기본적으로 뛰어난 머리로 전략을 생각해내지만 에이씨 안되겠다 싶으면 비겁하고 심플한 방법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려고 합니다. 3차전에서 특히 이런 점이 돋보였죠(물론 헛점이 많은 방법이지만 오히려 그게 더 좋달까).
여튼 이런 장르치고 주인공이 마음에 든다는 점이 제일 좋았네요. 그저 머가리가 좋거나 그저 또라이였으면 식상하다 싶지만 또라이면서도 머가리는 잘 돌아가고, 친구란 무엇인지 고민하며 결국은 상냥한 놈이라는 모순이 충돌하는 주인공이라는 점이 먹혔습니다. 24화에서 그꼴 당하면서도 침착하게 여편네를 감싸주고 중간에 유도한 조건을 미끼로 상대를 도발할 땐 빤쓰 몇장 적심. 생긴 것도 그림빨 먹어서 꽤 잘생겼구요. 원래 저런 비주얼을 꽤 좋아하지만.
그리고 안경호모군 텐지는 초반보스의 숙명인 패배후 쩌리화 된다!는 전통을 그대로 따라가듯이, 2차전 이후로는 머가리 안돌아가는 바보로 밖에 안보이는데 이게 또 커여움! 3차전에서 주인공군을 기다리는 장면들이 웃겼죠. 개그캐러화 되면서 주인공과 호모호모한 유대감이 느껴지니 꽤 좋았습니다. 첫키스도 가져가는 정히로인.
결국 라이어게임급의 전략이나 노부유키 만화급의 긴장감을 따라가진 못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제법 재밌게 봤습니다. 월간연재라서 좀 아쉽네요. 그만큼 분량은 많지만.
사실 하는 줄도 까먹고 있다가 웹반응이 뜨겁길래 챙겨봤습니다. 확실히 이번 분기 탑의 오오라.
가장 최근에 재밋게 봤던 건담 시리즈는 유니콘인데, g레코는 괜히 토미노영감 재등판하셔서 별 재미를 못보고 하차 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젠 건담에 거는 기대가 거의 없었죠.
하지만 이번 오펀스가 확실히 전쟁물다운 분위기도 풀풀 풍겨주고 뭣보다 소년용병들(소년 액면가는 거의 없어보이지만)이 주인공이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꽤 재밌게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나중에 평화니 화합이니 무력개입이니 이딴 짓만 안한다면 말이죠. 이번 감독이 메카쪽보단 드라마에 특화된 양반이라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지금까지는 합격.
pv 때는 건담 디자인을 보고 허리가 너무 잘록해서 웃겼던 기억이 있지만 1화를 보고 정말 의외로 최근 본 건담 디자인 중 가장 좋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장신구도 적고 뭣보다 몽둥이로 냅다 두들겨패는 게 마음에 들어서...
캐릭터 평가도 보기 전에는 주인공 키가 너무 작아서 좀 그랬는데 의외로 싫지 않은 캐러. 사실 남정네들 집단이 근육근육에 호모호모 해서 그게 좋았던 거지만.
히로인도 처음에는 리리나 계열이 아닌가 싶었는데 1화부터 호구 되는걸 보면 그쪽도 아닌듯. 사실 이런 건담히로인 참 오랜만이라(처음일지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서브히로인 쪽은 영 아니다 싶은데.
검담 1화 하면 항상 첫출격씬이 메인이죠. 솔직히 웹반응을 보고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그렇게 큰 임팩트는 못 느꼈습니다. 유니콘급을 기대했거든요. 그래도 이정도면 앵간한 애니들보다 몇 수는 위니 선라이즈가 각 잡으면 확실히 대단한 양반들이긴 합니다.
5층 결전 직전 3꼬츄들의 즐거운 담소?입니다. 참 쿵짝 잘 맞죠 얘들. 있는 그대로의 귀축이길 바라는 노력충 세-지와 그에 감동마저 느끼는 아마카스, 세-지 옆에서 촐싹거리며 그에게 최고의 절망을 약속하는 신노. 여기에 나중에 다시 나오면서 의미를 가지는 대사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철두철미 귀축이니까. 그것을 긍지로 삼고 있기 때문에. 사랑을 안다. 정도 안다. 사람의 성질에 속하는 모든 것을, 자신은 빠짐없이 알고 있다. 그러니 물론, 나 자신의 사악함도 누구보다 이해. 난 내가 원하는대로, 있는 그대로의 귀축으로 있을 뿐. 거기에 후회따위 한조각도 없다. 따라서 이 세상은 삼라만상, 날 빛내는 주춧돌이다. 자, 너희들의 빛을 내놔라. 나는 어떻게든, 그것이 부러워서 어쩔 수가 없는거다.
이 대사는 pv3부터 나왔었고 세-지를 가장 잘 요약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살고싶다, 부럽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을 가지고 악당의 대명사급 인간쓰레기가 탄생. 그의 결말은 8층 결전 후에 정해집니다. 사실 그 장면이 가장 번역하고 싶은 파트.
이 씬은 신노의 한마디한마디가 참 재밌어서 번역한 파트이기도. <그니까 그게 싫단 말이지~>, <좀 더 함께 악역처럼 이거저거 하자앙. 그 날의 뜨거운 우정은 대체 어디로 간거니>, <힘내라, 힘내라, 세~지~! 자, 절망까지 바로 앞이다>가 특히 성우연기까지 해서 꽤 웃겼습니다.
예배당, 신전, 신사…… 그들, 하늘과의 통신을 목적으로 설치된 시설은 불리는 방법에 차이는 있지만 역사상 모든 나라에 존재하고 있다. 정신이 성숙한 동물은 짓궂게도 자신 이외의 누군가를 강렬하게 존중하기 시작하는 경향이라도 있는 것일까. 일대 국가부터 고산지대에 사는 소수민족까지 거의 예외 없이 인식할 수 없는 절대자와 대화하기 위해서 특별한 공간과 장소를 정해서 모신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화의 질서를 보다 반석으로 바꿔온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사람은 서로 잡아먹기 시작해버린다.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그저 건전하게 사는 것을 할 수 없다. 근대화가 진행되기 이전, 신비로의 외경으로 흘러넘치고 있던 세계에서 특히 그것이 현저했다. 현상의 진실을 모르기 때문에 세상의 태반을 손질한 허구의 교과서에 맡겼다. 번개가 어떠한 도리로 떨어지는지, 지진이 어째서 발생하는지, 그들은 모두 원인불명의 천재지변이다. 검증하기엔 당시에 압도적으로 지식이 부족했고, 그 때문에 만난 적도 없는 재정자에게 발생원을 이것도 저것도 맡겨왔다.
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한 사상이라는 진정제…… 라고 한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하지만 사람들은 공상의 체계를 창조하는 데 열중했다. 어찌됐든 그들은 형편에 맞다. 자신들이 낳은 종교이니까 어느 의미로 그것은 당연하고 그 때문에 더욱 열중하게 된다는 순환구조가 발생한다. 이 땅은 일조시간이 길기 때문에 태양신이 지내는 장소. 이 자는 무녀이며, 우리들이 신의 번역자다. 만물은 신의 창조물이라는 대전제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악마마저 시련의 사도로서 데려왔다. 긴 시간을 들여서 계속 창조한 설정은 파탄하지 않도록 모든 틈을 부수고 현대까지 계속 존속했다.
따라서 그 무의식은 한단의 꿈에 대해서 절대의 지배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예배당, 신전, 신사…… 그들, 신역은 만인이 마음에 그리는 성지로서 장관스러운 군림을 계속한다. 대일본제국이 자랑하는 정예전함 이부키. 여기에 건조된 예배당도 또한 신이 앉는 절대불가침의 이동요새화 했다. 주는 그 안쪽에 실재한다. 몽계의 최고위에 걸터앉은 현인신으로서, 그는 발을 들인 내방자를 환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착각해서는 안된다. 여기 존재하는 자는 모두 외도. 종별은 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공통하여 인도로부터 동떨어진 마성의 성질을 품고 있다. 악역비도의 역십자와 모든 것을 남김없이 태우는 하늘의 작광. 경건한 외경 따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그들은 신역이 일그러지도록 조용히 언령을 교환하고 있다.
「그럼, 슬슬 꿈도 가경이구나. 세-지」
현상 유일무이의 몽계 공략자로서 아마카스 마사히코는 친구에게 말을 건다. 세이쥬로가 한단법을 확립한 때부터의 교우인만큼 음색에 적의는 없다. 다만 대기가 삐걱거릴 정도의 압력이 자연스레 뿜어지고 있을 뿐이다. 농담으로 보이는 잡담마저 내리쬐는 태양처럼 뜨거운 것은 그만큼 이 남자가 어떤 존재인지 한눈에 인상을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평등한 재정자이며, 그렇기에 모든 국면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자신의 판단기준에 따라 어떤 공적이든 공정한 평가를 내린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반역을 앞에 두고도 마찬가지. 눈앞의 친구가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이같은 우의를 확인하고 있다. 자신의 권족으로부터 퍼부어지는 살의를 앞에 두고 조금도 동요하지 않으면서 담소마저 하고 있는 시말이다. 오히려 세이쥬로의 반골심을 기쁘다고 생각하며 마음에 든다고 느끼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각오, 기개. 바로 정면으로부터 부딪혀오는 적개심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아마카스는 확인하듯이 재차 상황을 말했다.
「타츠미야의 편달을 받고 너의 아들도 그 나름대로 다듬어진 듯 하군. 그래서, 어느쪽으로 할지는 정했나? 완성을 거치는 8층인가 미완성인 5층인가. 나로서는 좀 더 그들의 분투를 귀여워하고 싶다고 바라고 있지만. 넌 아마 다를테지?」
「물론이다. 이대로 5층에서 쟁취한다」
짧은 단언에 세이쥬로의 결의를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찬탈의 시기를 5층으로 할지 8층으로 할지 어느쪽이든 메리트·디메리트가 존재하겠지만, 이 남자에게 있어서 눈앞의 호기를 놓치는 선택은 없겠지. 그만큼 노생의 자격에 집착하고 있다.
「이 이상 저걸 놔둬도 맛은 없어. 그렇다면 네놈의 목걸이에 매달린 현상 따위 일각이라도 빨리 불식함이 도리일 터다. 쓸데없는 시행을 거듭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눈에 보이고 있으니까 말이다. 한단의 공략 정도 내게 있어서 애장난이나 마찬가지다. 뺏으면 바로 결판이 난다. 그렇다면 이 기회는 결코 놓치지 않아. 난 이곳에서 노생이 된다」
그 결과로서, 연명 이외에 무엇을 완수할 작정인가. 세이쥬로가 방출하는 흉조는 숨기는 것조차 일절 하지 않고 상대에게 진의를 말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카스에게 있어 불이익하며 어떤 득도 생기지 않는 결의지만…… 유일하게 그의 미감과는 합치하고 있었다. 알면 알수록 타인에게 불쾌감만을 느끼게 하는 이 귀축을 앞에 두고, 그런데도 솟구치는 존경을 아마카스 마사히코는 멈출 수 없다. 아아, 이러니까 흥이 돋는다. 세이쥬로는 싫어하겠지만 아마카스가 품는 신뢰는 진짜다. 만뢰의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왕년의 친구를 용사로서 찬양하고 있다.
「세-지이이이, 그건 좀 의리가 없지 않아?」
그리고 희색이 돋는 주인에게 호응하듯이 바닥 일면에 그림자가 퍼졌다. 꿈틀거리며 모여서, 빛이 진해지면 진해질수록 떠올라오는 어둠의 승성. 악덕을 가득 채운 사람의 그림자가 아이를 타이르는 듯한 상냥한 어조로 입체적 형태를 만든다. 외도의 사이라도 우정은 존재하는가, 실체를 이룬 신노는 평소와 어울리지 않는 성실한 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렇게 급하게 독립기업하지 않아도 꿈은 빼앗기지 않아. 우리들의 주인은 자비심이 깊다고. 오히려 현상유지를 하는 편이 죽는 위험하고는 무연일텐데. 아들로부터 쟁취한 자격, 그게 정말로 우리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물건일까나? 걸어보는 건 좋지만 내가 보기에도 그건 신중한 너답지 않아. 도박은 취향이 아니잖아. 뭣보다, 그토록 살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지 않았냐고. 두 토끼를 쫒다가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해, 이상한 고집으로 일부러 몸을 괴롭히는 것도 어떨까 싶네. 뭐 소원이 안 이루어진 걸로 배가 빵빵한 내가 말하긴 뭣하지만 말야」
「파리가, 닥치고 있어」
늘어놓은 문제점 갖가지를 알고 있다고 세이쥬로는 딱 잘라버린다. 실제로 그것들은 진실이었지만, 그렇기에 초지를 바꾸는 것 따위 그에게 결코 있을 수 없다.
「감언을 하겠다면 다른곳에서 해라. 아마카스에게 연결된 같은 타타리, 사룡하고나 노는 게 좋을거다」
「그니까 그게 싫단 말이지~」
아마카스의 권속으로서도, 세이쥬로와의 우의로서도 아니고, 그저 자신에게 있어서 시시하기 때문에 만류했을 뿐. 신노는 어깨를 움츠리면서 싱겁게 진심을 폭로하면서도 기가 죽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모처럼의 이야기 상대가 없게 돼. 악마에게 있어서 그건 사활 문제야. 코우가의 공주님도 싫지 않지만 말이지, 옥신각신 너무 많아서 이제 와선 귀찮아. 쿠보는 이미 뒤집혀 있으니 이야기가 되는 건 너랑 주인 두명 뿐. 누군가 여기로 끌어들이려 해도 제5층에서 멋대로 할만큼 나도 간이 굵진 않아」
역십자가 이 순간을 위해 쌓아올린 수많은 계책, 집념. 그걸 생각하면 신노도 무리하게 개입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딱히 상대를 생각해서 배려는 아니고 일단 현실적인 문제로 세이쥬로와 정면으로 격돌하는 일이 되니까다. 그 전개는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고, 파산이 되면 기뻐하는 것은 애당초 전진관 정도일 것이다.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에 악마는 양손을 벌려 친구의 마음을 만류하고 있다. 기특하고, 진지하게, 그리고 어디까지나 뻔뻔스럽게.
「이봐 세-지, 우리들은 친구잖아? 좀 더 함께 악역처럼 이거저거 하자앙. 그 날의 뜨거운 우정은 대체 어디로 간거니」
같이 배덕을 쌓아올리자는 악마의 소리. 그 빗나간 애정에 반응한 것은 세이쥬로가 아니고 아마카스의 쓴웃음이었다.
「너무 만류하지 말고 알아줘라. 내 권속이라는 입장 따위 세-지에겐 도무지 만족할 수 있는 것이 아닐거다. 게다가 상황의 전말을 부감해보면 이건 나의 행취일터다. 직접 확립한 한단법을 뒤에서 빼앗아버린 모양이 되니까 말이다. 의리가 없다고 한다면 이쪽이 먼저겠지. 그러니 이것은 어느 의미, 본래의 흐름으로 되돌리는 형태가 된다. 그렇겠지」
지적에 대해 반응은 없었지만 대체로 그것은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 적어도 히이라기 세이쥬로라는 남자에게는. 심혈을 기울여 한단법을 구축했는데도 비오를 얻은 것은 발안자가 아니고 눈 앞의 피험자라는 시말이다. 말하자면 빌려 준 가옥을 그대로 강탈 당한거나 마찬가지. 결코 용서할 수 있을리 없다. 그래, 수정이 필요하다. 이상해진 도리는 바로잡지 않으면 안될 터, 그 때문에 해야할 일은 남자의 안에서 정해져 있다.
「자신이 고안한 한단법을 써서 노생이 된다. 그리고 이어서―― 날 죽이고 유일이 된다. 그것이 너에게 있어서 올바른 결과, 그 날 그렇게 될 것이라 바래왔던 미래겠지?」
「말할 필요도 없다」
즉 긍정이라고 말하면서 세이쥬로는 사나운 극악의 악의를 드러낸다. 그것은 농밀한 죽음의 기색. 타인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영역의 고통을 견디고 더욱 살아온 남자이므로 가질 수 있는 지옥의 원한이자 선망이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하게 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제정신으로 있을 수 없다.
「네놈의 존재 그 자체가 내게 있어서 해악이다. 이 굴욕은 반드시 돌려준다. 기다려라, 금방 죽여주겠어」
「라고 선전포고를 하고 있습니다만. 괜찮나요? 한다면 한다구요 그는」
「상관없어. 오히려 그렇기 때문이다 친우. 난 널 높이 사고 있다. 전인류를 적으로 돌려서라도 날 통해 삶을 잡으려하는 그 기개. 우회따위 조금도 생각지 않고 모든 것을 분쇄해서 직진하려 하는 독존. 이걸 용기라 하지 않으면 뭐라 하는 것이냐. 삐뚤어져 있겠지. 길을 벗어나 있겠지.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이어가려고 시행착오를 하고, 발버둥 치는 너의 강함은 만상에 있어서도 한층 더 눈에 띄게 빛나고 있다――칠흑으로. 색채의 종별을 난 묻지 않는다. 극론, 모든 생명은 단지 살아가기 위해 태어나니까」
백이든지 흑이든지 어느 쪽이든 빛을 발하면 매료되고 깊이 감동하게 되는 것이 있다. 요점은 절대치의 문제다. 아마카스는 어디까지나 그 강함과 굳센 의지에 매료되고 있다. 우선, 세이쥬로의 진실은 일어나는 것도 할 수 없는 중병환자다. 노생과 연결되지 않으면 호흡 한번조차 할 기력이 없는 그를 앞에 두고, 살려는 소원을 버리라는 등의 철면피인 말을 어찌 할 수 있겠는가. 살고싶다, 살고싶다, 살고싶다, 살고싶다―― 무엇를 저질러서라도, 어떤 악행에 손을 대서라도. 신이나 악마라고 해도 그 기도만은 더럽힐 수 없다. 1초라도 길게 살겠다는 당연한 생존욕구...... 그것만큼은 삼라만상에 부과된 명제이며 누구에게도 부정될 수 없는 대전제니까.
그리고 하나 더, 아마카스가 세이쥬로를 긍정하고 있는 요인으로 타인의 저항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이 남자는 외도지만 타인의 도전 그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언제나 자신이 이긴다는 오만불손한 인식이 근저에 있지만, 겁이 나서 격돌을 회피하는 일만큼은 한번도 없었다. 그렇다면 그것도 각오의 일종이라 할 것이다. 자신은 강하고, 어리석은 놈들은 대체로 별 볼일 없는 공물의 무리. 그런 정념조차 여기까지 단련되면 빛을 발하고, 훌륭한 강함이다. 그 집념이 있기 때문이야말로 어떤 형태이든 지금도 이렇게 살아있다. 모든 죽을 병에 침식당하면서 삶을 잡아, 더 높은 곳에 오르려 날뛰는 히이라기 세이쥬로라는 한명의 남자…… 그의 역사에 아마카스는 감동을 금할 수 없다. 그것은 정상인의 몸으로는 얻을 수 없는 암흑의 아름다움이다. 지금도 과시되고 있는 파멸의 빛에 대해서 최고의 찬사를 입에 담는다.
「그러므로 세-지, 난 널 존경한다」
「아아. 그리고 난, 너가 부럽다. 그 빛을 한조각이 될 때까지 이 손으로 떼어 잡아주마」
혈육의 조각도 남기지 않고, 반드시 그럴 작정이라고 세이쥬로는 단언한다. 왜냐하면 그는 철두철미 귀축이니까. 그것을 긍지로 삼고 있기 때문에. 사랑을 안다. 정도 안다. 사람의 성질에 속하는 모든 것을, 자신은 빠짐없이 알고 있다. 그러니 물론, 나 자신의 사악함도 누구보다 이해. 난 내가 원하는대로, 있는 그대로의 귀축으로 있을 뿐. 거기에 후회따위 한조각도 없다. 따라서 이 세상은 삼라만상, 자기를 빛내는 주춧돌이다. 자, 너희들의 빛을 내놔라. 나는 어떻게든, 그것이 부러워서 어쩔 수가 없는거다.
광기를 품은 눈빛은 무거운 병마에 침식당하고 있다. 엿볼 수 있는 나락의 깊이는, 그대로 남자가 느껴왔던 절망의 심도다. 상식이라는 기준에서 일탈한 세상에 풀려나서는 안되는 악의,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이뤄낼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아마카스는 믿고 있다. 영혼의 골수마저 파탄하고 있기 때문에 이 남자는 강하다고 재차 느끼면서 그 길을 응원한다.
「부모와 자식, 어느 쪽이 노생이라 할지라도 상관 안하마. 강고한 마음을 가진 쪽이 자격을 품으면 된다. 두 번째의 부자싸움이다. 즐겁게 감상하도록 하마」
그 결과, 최대의 적으로서 반역해도 상관 없다. 아니,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우리 낙원의 거주자다.
그런, 다른 사람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친애를 받으면서 세이쥬로는 어디까지나 적대의 의사를 보이며 발을 돌린다.
「힘내라, 힘내라, 세~지~! 자, 절망까지 바로 앞이다. 다가온다고, 너를 사랑하는 구제자가. 거기서 특출의 혼돈을 보여줘」
계시같은 불길한 신노의 성원이 예배당에 울려퍼진다. 세이쥬로는 대답하지 않는다.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퇴실하는 역십자의 등을 비추고 있다.
이번엔 짧은 걸로. 사실 세-지의 인생을 보여주기엔 뒤에 나오는 그의 수기가 더 적당합니다만 길어서 포기하고 에리코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지로 대신. 여기서는 안나오지만 둘이 정을 나눈 후(그니까 섹스 하고나서) 뭔가 착각하고 있는 듯한 에리코를 보니 빡쳐서 뺨다구를 후려갈겼다는 일화가 좀 재밌었습니다.
'마음은 물건 따위가 아니다'라는 말과 '평범한 가정을 가지고 싶다'는 에리코의 소원은 8층 클리어 후 세-지와의 대화에서 다시 나오죠. 그리고 만선진에서 결국 성취. 신좌만상 때도 그랬지만 불행한 결말이 나는 캐러들의 관계를 후속작이나 애프터 등에서 훈훈한 결말로 완결내곤 합니다.
난 내가 태어나고 자란 가정이 약했다.
거기에 이유가 있다고 하면 있고, 없다고 하면 없다. 다른 집보다 다소 복잡한 집이었음은 확실하지만 그렇다 해서 특별히 이상하다 할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내 어머니는 소위 후처로서 난 그 의붓자식이었다. 즉 아버지와는 피가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그 후에 남동생이나 여동생이 태어나지도 않았으니까 혈연이라고 하는 인연을 일가에서 공유하는 일은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정말로 그것뿐. 말했듯이 보통과는 다르지만 과장해서 생각할 정도의 일도 아닌, 가끔 있는 이야기.
아버지에게 미움 받거나 무언가 당한 일도 없었다. 딸로서 귀여워 해주었고 과도하게 응석부리게 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매우 당연한 집이었을 것이다. 따로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모르고, 따라서 가르쳐 줄 필요도 없다. 어쩌면 그것이 문제였을까 지금은 생각한다. 가정의 사정 따위 선전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 나 자신도 뭔가 불만이라 할 것도 없었으니까 누구에게도 이 일은 말하지 않았다. 숨길 작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은 사실이 사실로서…… 마치 우리집은 부끄러운 집이라고, 그런 공기가 가족 사이에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거짓말도 계속 하면 진실이 된다든지 어떤 의미로 긍정적인 말이 있지만, 그것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으로 가족 전원이 주위에 진실을 애기하는 타이밍이 빗나가 버렸다. 에리코씨의 아버지는 멋진 사람이네. 따님은 사랑스럽네요. 남편분과 눈매가 딱. 등등등 여러 가지. 감사합니다. 그렇습니까. 예에, 자주 듣습니다. 나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거짓말 한 적 따위 없지만 나날이 오해는 쌓여가고, 아뇨 다르답니다 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니게 되어버렸다.
지친다. 매우. 굉장히 곤란하다. 대외적으로는 계속 밝게 대응하고 있는 반면에, 집안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더는 참을 수 없는 공기로 가득 차 갔다. 공범자들. 이 가장 가까운 표현이겠지. 본래 품을 필요가 없는 죄악감이라든지 수치라든지, 누군가 참지 못하고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닐지 하는 두려움이라든지…… 서로 견제하고, 서로 지키는 듯한 나날이 계속되어, 어느덧 난 가족에 약하게 되어 있었다.
특히 어머니는 궁지에 몰린 듯하여 매우 아이를 가지고 싶어했다. 그게 이뤄지면 일발 역전. 자기들은 따질 것도 없이 누구에게도 부끄러울 일 없는 진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도리도 알고 기분도 안다. 그렇지만 그때 이미 적당한 나이가 되었던 나로서는 이제 와서 부모의 그런 점은 보고 싶지 않았고 어머니도 이미 적령기가 지났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꽤나 가망이 없는 것이었고 통속적으로도 그 나이에 아이를 만든다니 체면이 안 섰다. 집의 수치가 늘어난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서 가족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된 점은 자기혐오가 치밀었지만, 실제로 싫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난 정당한 가족이라는 것을 동경했다. 어머니가 할 수 없다면 내가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이 정말로 사소한 일로 이상해진 자신의 집을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을 터. 원래 사랑해야 할 사람들인 부모님을. 그런 그들을 꺼림칙하다고 생각해버린 속죄로. 내가 어떻게든 한다. 해보겠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난 그와 만났다
히이라기 세이쥬로…… 그는 극단적인 남성이었다. 겉치레로도 인격자라고 할 수 없는, 오히려 최악의 범죄자조차 두려움을 느낄 만한 위험인물. 알고 있다. 알고 있고 느끼고 있다. 나처럼 특별할 것도 없는 여자가 보기에도 그는 즉석에서 간파할 수 있을 정도의 파탄한 인간이었다. 가까워져서도 안되고 관련돼도 안된다. 저건 내가 요구하는 정당이라는 개념으로부터, 농담도 안 될 정도로 동떨어져 있다. 그렇지만. 아아 그렇지만, 그런데도 난……
「너가 필요하다. 내 도움이 되는 것이 좋을거다」
그의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했다. 이, 눈물이 날 정도로 끝나있는 남자를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무너져 버려. 오만하고 탐욕스럽고 단지 혼자서 전세계와 싸울 수 있을 것 같은 자부의 남성이면서, 모래성처럼 덧없이 약해. 그를 알면서도 무시한다는 행동은, 정상이길 바라는 인간일수록 불가능하다고 알아버렸다.
사랑받지 않는다. 알고 있다. 필요하다고 말해줬다. 하지만 둘도 없음은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유일한 것은 자신뿐으로, 그 외에는 모두 마찬가지다. 히이라기 세이쥬로라는 남성은 모든 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모두 마찬가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도구. 자신이 존재하기 위한 먹이. 옷이나 음식과 똑같이 없으면 안되지만 그렇기에 특별함 따위 한조각도 없다. 거기에 감사, 공경 같은 걸 하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몸이 탐내고, 이몸에게 쓰이기 위해서만 준비되어 있는 것이니까 단지 권리를 행사할 뿐. 뭐가 나쁘지? 그것이 히이라기 세이쥬로라는 남성의 인생에 있어 기본칙.
마치 신님같은 사람이다. 소나 돼지는 사람에게 먹혀지기 위해 태어난 것이니까, 그것은 당연한 일이자 자명한 이치. 그렇게 믿고 있는 그의 앞에서는 어떤 도덕도 피상적으로 된다. 따라서 그가 그때 내게 요구했던 것은 말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내 아이를 낳아라 에리코」
의미는 없다고 알고 있다.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난 고집이 생기고, 사랑이 있고, 정이 있고 구애가 있어…… 가족을 원한다는 소원이 있어서.
「네. 당신, 기꺼이」
그것이 하나의 투쟁이 되었다. 내가 당신의 아내가 된다. 당신의 아이를 낳고,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내 아이가 반드시 당신을……
그와 몸을 섞고, 정을 받아, 대신 빼앗긴 것은 그런 나. 어리석다든지 추악함이라든지 분함이라든지 천박함이라든지…… 혹은 사랑으로 일괄할 수 있는 히이라기 에리코. 그러한 부분. 그의 손안에 있는 에리코는, 그리하여 사랑 밖에 몰라서…… 사랑의 의인화니까 분명 광기의 여자겠지. 어째서 저런 남자를 사랑하고 있냐고 백만번 물어도 대답은 마찬가지. 그치만 좋아하는걸. 그것밖에 말하지 않는다. 그것밖에 없으니까.
교환의 타이밍 자체는 분명 좀 더 뒤겠지만. 진정한 의미로 빼앗긴 것은 이때. 이 악몽의 발단이 된 지금 이 시대.
요시야, 요시야…… 내 아가, 사랑하는 아이. 폐를 끼쳐 미안해요. 내 고집에 말려들게 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이것만은 믿어줬으면 해. 나는 널 사랑하고 있답니다. 사랑이라는 개념을 자신의 안에서 빼앗긴 지금도 그것만은 강하게 말할 수 있어. 왜냐면 그것은 반드시 무한히 솟아오르는 것이니까. 그 사람은 그걸 알지 못해. 사람의 기분도 영혼도, 훔치고 이용하면서, 쓰고 나면 버리는 도구로밖에 보지 않아.
그러니 너가 가르쳐주렴. 마음은 물건 따위가 아니라는 걸. 그게 내 싸움의 진.[각주:1] 무운을 빌어요, 사랑하는 요시야.
戦の真(イクサのマコト) 전신관 시리즈에서 자신의 꿈의 핵심에 해당하는 말. 신좌만상 시리즈로 친다면 갈망와 일치. 싸움의 진실, 이쿠사노 마코토 등등 뭘로 번역할까 고민했지만 일단 싸움의 진으로. [본문으로]
개인적으로 니이지마를 가장 평가해주고 싶은 곳은 다름이 아니라 주인공-히로인 콤비입니다만 이번엔 주인공캐러가 영 심심한 애다 보니 겜도 덩달아서 심심하게 흘러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애당초 그런 방향성으로 밀고가는 겜인 건 알겠지만 어찌됐든 보는 입장에선 심심하면 의욕이 안나거든요. 그래도 여전히 웃긴 대화를 잘 쓰고 있습니다만 역시나 겜 분위기 자체가 이래서야 안땡긴다는 점에서는 변함 없습니다.
바로 그 분위기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역시 나이를 먹고 나니 이런 감성적인 분위기가 영 몸에 안 맞는단 말이죠. 배경이나 채색부터가 소년소녀들의 청춘과 첫사랑을 그려내고 싶다는 느낌이 팍팍 오는데 이런 방향성에 원체 거부감이 강해서요. 얼라들 풋풋한 사랑 써놓은 과거편도 별 감흥이 없고.
특정캐러의 경우 보이스가 나오는 타이밍이 한템포 쉬고 흘러나오는 거 같은데 이건 저만 그렇게 느낀건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덕분에 더 루즈한 인상이 강해지는데 노리고 한 걸 수도 있겠네요.
히로인들도 뭐 귀엽다고는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확 꽂히는 애가 없다는 것도 문제. 굳이 따지면 유이(노랭이)가 템포를 잘 살려서 마음에 들긴 하는데 그래봤자 젖 없는 얼라라...
그래서 시나리오게를 생각하고 하자니 딱히 재밌을 건덕지가 안보이고, 모에게로 방향을 잡고 하자니 겜분위기가 좀 무겁죠.
최근 키미시마 아오이가 꽤 치고 올라오는 그림쟁이임에도 같은 시기에 그리는 앙상블쪽 겜과 비교하자면 시라타마의 영향을 받았는지 그다지 마음에 들지도 않고요. 난 그전에 여기 채색부터가 좀 그렇지만.
친구캐릭터인 키시 료스케(貴志 涼介)의 이름이 미스테리작가인 키시 유스케(貴志祐介)에서 따왔다는 점이 그나마 흥미로운 정도.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지만.
하나 다행인 점은 삼각관계 구도가 찐하게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는 점. 치정극이 무겁게 흘러가면 보는 입장에서 영 불편하고 짜증나거든요. 화이트앨범2를 안하는 이유도 그거고.
사실 이러한 감상은 체험판 하기 전부터 예상했던 바입니다. 혹시나 뭔가 탁! 터지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해보긴 했는데 너무나 생각대로의 작품이라 본편은 오마케만 적당히 보고 치울까 합니다. 알파콜론은 좀 신경 쓰이긴 하지만 딱히 대단할 것도 없을 느낌이라.
이렇게 보면 이래저래 불평만 했습니다만 겜 자체는 잘 만들어지긴 했습니다. 이겜과 감성이 맞는다면 재밌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반기는 거의 전멸이 아닐까 싶은데 사쿠라의시와 이겜 정도가 주목할 야겜이겠죠. 이러나 저러나 일단 스카지와 니이지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