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후 신노의 첫 등장이자 세-지와의 첫 콤비출연입니다. 최대한 어릿광대같은 말투를 따라해보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미즈키 갈구는 모습이 너무 즐거워보입니다. 아쉬운건 이 때 이후로 미즈키 루트 들어가기 전까지는 미즈키를 갈구는 씬이 거의 없다는 거. 중간중간 다른 애들은 신나게 갈구지만!
신노가 등장할 때 「키리야렌즈 키리스테렌즈 오오오 글로오오오오리아아아아아아아스」라고 외치는 부분은 따로 텍스트가 안나오기 때문에 정확한 대사는 아닙니다. 오오오 글로오오오오리아아아아아아아스는 확실한데 앞 부분이 애매해서 적당히 끼워 넣은거니 나중에 수정할 수 있습니다.
「애당초, 꿈은 꿈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한심한 듯 중얼거리며 이쪽으로 손을 가리키는 세이쥬로. 거기엔 방대한 열량이 집약되어 튀어나오려 하고 있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명확했다. 저것은 대포다. 바라는 것만으로 살아있는 몸으로부터 지향성의 충격파가 발해진다니 그야말로 꿈같지만, 여기서는 그것이 당연히 실현된다. 그리고 세이쥬로의 기량은 자신들을 아득히 상회하고 있다고 이해했다. 맞으면 흔적도 남지 않는다.
「――안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도망쳐도 늦는다. 그렇다면, 아키라가 순간적으로 선택한 것은 스스로 방패가 되는 것. 이 장소에서 가장 방어에 특화되어 있는 자는 자신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수밖에 방법은 없다. 확실히 자신은 죽겠지만, 혹시라도 다른 모두는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각오를 정하고 반사적인 경지로서 그렇게 판단하여, 사선상을 가로막고 선 바로 그 순간. 신이 아닌 자의 손이 땅바닥으로부터 솟아올랐다.
「Sancta Maria ora pro nobis, Sancta Dei Genitrix ora pro nobis」
몇천만, 억을 초과하는 벌레가 날개소리를 뿜어대는듯 한 노랫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초조함을 부추기는 것 같은, 불쾌하고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소리였다. 그리고 뭔가가 타는 듯한 유황의 냄새가 주위일대에 충만해 간다. 썩은 시체의 배를 환희하며 기어들어가는, 똥을 탐내는 사출충을 닮은 불결함의 기색. 뭔가가, 온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세이쥬로의 움직을 멈췄지만 아키라들의 구원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설마……」
굳어지며 긁혀 나오는 미즈키의 목소리는, 그러나 억제하기 어려운 흥분에 문드러지고 있었다. 드디어, 드디어 찾아냈다고. 절정과도 닮은 저림에 전신을 진동시켰다. 윤창하는 승성이 그에 대해 말하고 있다. 희망을 가졌구나. 매달렸구나. 즐거워, 기뻐. 아아 훌륭한 나날―― 행복의 세계. 난 강한 그를 좋아하니까 이번에야말로 소원이 실현되는 꿈을 꾸었구나. 그렇다면 지옥의 톱니바퀴는 회전한다. 자랑의 상품을 손에 들고, 어디로든 신속히 찾아뵙자. 자, 사랑스러운 당신이여. 극상의 혼돈을 맛보거라――
「키리야렌즈 키리스테렌즈 오오오 글로오오오오리아아아아아아아스」
한층 더 하층으로부터 시대를 뛰어넘어 솟아올라온 악몽의 안개가 여기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키라도, 린코도, 아유미나 하루미츠도 마찬가지로 그것과 대치한 순간 단지 하나의 감정에 지배되었다. 무섭다―― 혼에 새겨진 공포의 중추를 갈고 깎여지는 듯 한 느낌이 든다. 마치 저것에게 살해당한 적이 있었다는 듯이 온갖 잔학의 끝에 예술적이기까지 한 악의를 가지고 유린된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저것은 그래, 저것의 이름은……
「무모인가…… 무슨 용무냐. 네놈을 부른 기억은 없다」
얼굴없음, 신노, 체르노보그…… 저것을 아는 자들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고, 저것도 자신을 무수한 이름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실제로, 심연에 있는 개념은 단 하나. 즉 파멸로 이끄는 손이라고 하는 공통항이나 다름없다. 마왕의 명칭을 씌운 저것은 파괴신이라고 하는 능동적인 폭압은 아니었다. 유혹하고, 타락을 부추기고, 광소 안에서 절망해가는 혼돈의 소용돌이를 연출하는 지옥의 어릿광대. 누구의 아군도 아니며 누구를 적대시하고 있지도 않다. 전부를 비웃을 뿐인 유쾌범으로, 따라서 무엇보다도 위험이 극에 달한다. 이 몽계에 일어나는 전란의 중심에서 노는 악마다.
「세-지, 세에에에지, 너는 어째서 그렇게 성급한거니. 꽃봉오리조차 되지 않은 것을 앞에 두고 꽃이 아니라며 체념하면 어쩌자는거야. 자포자기가 되면 안 된단다. 그 비관적인 곳이 너의 매력인 것은 내가 누구보다도 인정하고 있지만 단념이 너무 빠르면 연출가로서 울어버린다고. 너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아」
상냥한 연인을 설득하듯이 무모의 어둠이 말을 건다. 얼음덩어리를 떠올리게 하는 세이쥬로의 기색이 거기서 희미하게 흔들렸다.
「그래서 네놈, 날 멈추러 왔다는 건가. 필요없는 참견이다. 맹세는 맺었지만 지시당할 이유는 없어」
「확실히 그건 그렇지만 말이지. 하지만 내게도 계약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너에게 지고의 절망을 준다고 약속했고, 너도 내게 그것을 바랬어. 도중하차는 허락 못해 세-지. 너의 파멸은 나의 것이다. 설마 두려워진 건 아니겠지. 너 정도의 남자가 말야」
도발이라고 하기엔 친애의 정이 너무 차 있고, 충고라고 하기엔 악취가 너무 난다. 마치 왕후가 사랑하는 궁정의 접시에 가득 담은 분변의 산. 이 남자가 늘어놓는 말에는 그러한 인상이 따라붙는다.
「지껄여주는군. 네놈의 취미가 너무나 미적지근해 졸음이 왔을 뿐이다. 그쪽이야말로 불명예가 되지 않도록 힘껏 노력해봐라. 나의 도움이 되는 한, 나의 도구가 되는 명예를 주마. 네놈의 굶주림은 그렇게 하는 것 밖에 채워질 수 없다. 나는 쓸모있다, 라고 항상 증명하지 않으면 존재조차 할 수 없을 터다」
「아아, 물론―― 그럴 생각이야. 키히히, 히히하하, 아하하하하하!」
소란스러운 웃음소리를 울리면서 승복의 악마가 몸을 비튼다. 세이쥬로는 그것을 성가셔하면서도 그의 옆에 서있는 것을 비난하지 않는다. 거기로부터 헤아릴 수 있는 사실은 하나. 그들은 동맹을 맺고 있는 것이다. 비록 어떠한 의도, 이상한 목적이 그 앞에 있다고 해도 합의의 아래 협조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 뒤에 계속되는 전개는 아주 간단히 예상할 수 있다.
「자, 그러면――」 「이 아귀들, 어떻게 요리한다?」
사태는 아무것도 호전되지 않았다. 오히려 한술 더 떠서 극적으로 파멸의 윤무곡이 지휘봉에 의해 연주되기 시작한다.
「모두, 부탁해――」
욕정에 젖은 눈동자와 오만하게 얼은 눈동자. 2개의 시선을 받아들이면서 미즈키는 툭 내뱉었다. 조용히, 그러나 오싹할 정도의 열을 담아.
「여기서부터 한걸음도 움직이지 마」
찰나, 그녀는 하나의 폭풍으로 변했다.
「미즈키!」
무심코 외친 소리는 제지를 원하는 것어었는가. 그만둬 가지마 저것은 우리들이 쓰러트릴 수 없다고, 알고 있냐고 하는 듯한 감정에 움직여져 아키라는 손을 뻗었지만, 그것을 빠져나가고 미즈키는 달려간다. 동시에, 주위를 반투명의 벽이 가렸다.
「뭣――」
그 순간에 전개되어, 쓰러진 요시야도 포함하여 모두를 둘러싼 것은 수정을 떠올리게 하는 장벽이었다. 그것이 돔 형태로 형성되어 아키라들을 지킴과 동시에 그들을 이 장소에 가둔다. 손대지마. 거기에 있어라. 방해가 되니 오지 마라. 떼어 버리듯이 냉철하게, 그러나 애달플 만큼 모두를 염려하는 마음의 형태. 현상, 동료 중에서 최고의 물질창조력을 갖는 미즈키가 낳은 이 벽은 남겨진 아키라들에게 부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필연,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미즈키의 고검을 목격하게 된다. 승기 따위 있을 리도 없는, 우스꽝스러울 정도의 싸움을.
「――간다아아아앗!」
포효는 증오에 불타, 완전한 살의의 색에 물들고 있었다. 방금 전 세이쥬로에 대치했던 요시야와 동등――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 밀도의 분노. 평상시엔 온화한 소녀였던 미즈키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안에 이 정도의 격정이 잠복하고 있었다니 믿을 수 없다. 아키라는 그렇게 생각했고, 다른 자들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미즈키에게 있어서는 어떤가. 어느 세라 미즈키가 진짜인가. 어쩌면 이쪽이 본질이며 평상시의 그녀야말로 가면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작열한 칼날과 같은 열풍. 한계치를 아득하게 초과하는 분노로 구워져 너덜너덜하게 무너질 것 같은 위험한 검이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세지 못할 정도로 갈라지고 부숴지고 마모되고, 그런데도 싸우려고 하는 듯이. 이미 자멸의 양상 따위 뛰어넘고 있다. 마치 무언가를 되갚아주려는 것처럼. 계속 발버둥 치는 것 외에는 머리 속에 남아있지 않은 것처럼. 미즈키는 지금, 단적으로 말하면 미치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 광기가 되는 것의 근원을, 절규와 함께 베기 시작한다.
「신노, 아키카게에에에!」
절망의 부취를 흩날리는 검은 신부에게로, 세이쥬로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제악은 모두 여기에 있다고, 혼신을 담은 일격이 신노를 머리꼭대기부터 두동강이로 베어버리고 있었다. 반응은 조금도 없이, 안개를 벤 듯한 허무감만을 손에 남겨.
「약하구, 나아……」
미즈키의 검은 이 남자에게 전혀 효과가 없다. 이것은 협위의 캔슬 성능에 의한 결과인가. 마치 악의의 덩어리인 날 살의로 절복하는 것 따위 불가능하다고, 억만의 파리가 말하는 것 같았다. 아니면, 미즈키의 분노야말로 자신의 양식이 된다고. 어찌 됐든, 사랑을 느낀다―― 비록 아주 조금 가혹하더라도, 신노 아키카게는 그렇게 구가하며 미치도록 기뻐함이 틀림없다.
「백년이 지나도 그 정도인거야? 약해 약해 약하구나아!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미즈키, 아아 미즈키―― 나의 연인이여! 변함 없이 아름다운 너를 만날 수 있어 실로 난 이렇게, 빡치고 있지 않냐고! 키히하하하하하하하하하!」
「큭――」
무서운 홍소를 베어 지우기 위해 가로로 지른 예리한 칼날은, 그러나 세이쥬로의 맨손에 의해 제지당했다.
「보아하니 이것이 제물인가? 네놈들의 한단에 바쳐진 결말의 하나. 그렇다면 톱니바퀴는 순조롭게 돌고 있다고, 그렇게 해석해도 좋겠지?」
「그렇지―― 하지만 멋이 없구나 세-지, 방해를 하지 말아줬음 해. 이건 내 거라고. 설사 너라 하더라도 샛서방질은 용서 못하니까」
「시시하군」
난잡한 이빨을 드러내며 숨을 거칠게 쉬는 신노의 모습은 마치 군침을 흘리면서 먹이를 요구하는 병든 개다. 보기에도 추잡한 그 흥분한 얼굴에 세이쥬로는 코를 훔치며 머리를 흔든다.
「이런 잡어에게 흥미는 없다. 네놈 좋을대로 하면 좋겠지. 연출가라는 것의 솜씨, 난 잠시 관찰해보도록 하지. 무엇보다도, 그 꼴에 따라서 동맹은 파기하겠지만」
「―――――아악」
팔을 휘두른 세이쥬로의 일거동으로 미즈키는 상공에 던져졌다. 무기를 빼앗기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거기에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인가.
「알아들었어. 그렇다면 조금, 지금부터 휘저어볼까나」
전투는 속행. 똥통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듯한 신노는 무엇을 노리고 있는건가. 그 정체는 모르지만, 냅둬도 좋을 이유가 없는 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미즈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박살내주겠어……!」
그리고 그녀 자신, 여기서 물러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승기도 전술도 알 바 아니다. 저걸 앞에 두고 그런 걸 타산하는 정신 따위 벌써 옛날에 먹혀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박살내주겠어―― 질까보냐!」
비명을 떠올리게 하는 절규는 마치 바닥없는 늪에 가라앉는 단말마와 같았다. 연속하는 검섬, 검섬. 종횡에 그어지는 궤적은 호흡 한번에 수십격의 사풍화하여 신노 아키카게에게 덮쳐들지만 그 모두가 정말이지 아무 효과도 없었다. 요시야와 세이쥬로의 싸움과는 또 다른 의미로, 그러나 전황은 같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즉 아무리 공격해도 유효타가 먹히지 않고 국면을 타개하는 수단도 없다. 그럼에도 상관없이 경직된 사고가 퇴각을 인정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특공을 반복할 뿐. 시시하고 보기 흉한 추잡한 발버둥이다. 그런고로 세이쥬로는 촌극이라며 판단하며 빨리 끝냈지만, 신노는 그것을 천상의 황홀인 듯 독화같은 미소를 띄우며 즐기고 있다.
차이는 그뿐. 그리고 그 차이는 미즈키에게 있어 극악의 미래로 직결하고 있었다. 신노는 미즈키를 죽이지 않는다. 그녀를 단념하거나, 폐기하는 행위는 결코 하지 않는다. 그저 사랑한다. 희롱한다. 어리석고 사랑스러운 이 연인을. 그 분격이 아름답다. 그 비탄이 빛나고 있다. 피투성이의 똥산이어도 계속되는 그 불굴은――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영원히, 영겁으로 계속 돌아라 놓치지 않는다. 너는 영구의 나의 것. 사랑하고 있다!
「키히히, 하하하! 키히하하하하하하하!」
방울져 떨어지는 고름물 같은 광열이 이상한 농도로, 잠시도 쉬지 않고 신노의 전신으로부터 방산되고 있는 것을 이 장소의 전원이 감지했다. 그것을 숨기는 기색이 없으니 누구라도 알 것이다. 신노의 사고는 단지 누수하는 방사능이다. 안에서 부글부글 멜트다운을 반복하고, 세계를 구가하도록 그는 악몽을 흘려보낸다. 주위의 전부를 오염시키면서.
「보여달라고」
어지러지면서 더욱 더 더욱 더 흐트러져줘 라고 간원한다. 혹은 스스로가 끓어오르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것인가.
「강하게 된 날 사랑해줘」
지금은 동떨어진 이 실력차야말로 두 명의 붉은 실이라고 말하는 듯이. 발판의 포석을 뚫고 나타난 분뇨칠한 검은 창이 미즈키의 등으로부터 기관을 지나, 구개까지를 단번에 비스듬하게 관통했다.
「끄아―――」
꼬치가 되어 공중에 꿔매진 미즈키는 그러나, 물리적인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옆에서 보면 절명필연의 참상이지만 어떤 마업인지 피 한방울도 흐르고 있지 않다.
도려내는 것은 정신. 범하는 것은 영혼. 육체적인 커뮤니케이션 따위 너무 즉물적이기에, 그의 사랑을 표현하는데 적합하지 않다. 열락에 굶은 신노의 안구는 나방 유충처럼 꿈틀거리면서 백만 말을 능가할 정도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
「너는 어째서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 하는걸까」
뭐든지 알고 있다고 배의 내부까지 폭로하듯이
「동료와의 재회가 기뻐? 그것을 지키고 싶다고 바래? 힘을 합쳐 우리들의 한단을 물리쳐 , 희망으로 흘러넘치는 미래를 그 손에 잡아? 쿠하하―― 거짓말 거짓말. 사실은 눈꼽만큼도 그런 생각 따위 한 적 없는 주제에. 난 전부 보고 있다고. 예를 들면 너가 그와 재회한 밤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말야」
「――――큭」
그때 처음으로 미즈키의 얼굴에 공포가 나타났다. 내장부터 입까지 관통한 더러운 창으로 인해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는 용이하게 알았다. 그만둬, 몰라, 말하지마. 난 그런 거 생각 안했어. 전력의 부정과 간원. 하지만 그것은 악마를 고조시키는 역할밖에 되지 않는다.
「넌 가랑이로부터 음탕한 즙을 줄줄 흘리고 몸부림치며 혼자서 욕망에 미치고 있었어. 아아 히이라기군 히이라기군, 안아줘 범해줘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줘―― 좋구나아. 좋구나아, 좋구나아…… 좋구나아! 질투하겠는거얼! 캬햐하하하하하하―――― 무리하지 말아줘 너에게 고결한 전사의 역할은 어울리지 않아. 강한 남자를 장식품처럼 모시고, 그것이 자신의 가치라며 가랑이를 쑤시고 있으면 좋을거라고오! 이봐,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어조를 떨어뜨려, 신노는 미즈키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그 눈과 억양은 허무적으로, 방금 전까지의 광소적인 태도와는 차원이 다른 심연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으면 상처입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본심은 아무도 없었으면 좋을텐데가 진실이지?」
「뭐, 뭐어 그런 건 아무래도 좋지 않겠어요. 그때의 일, 괜찮다면 이야기 해주세요. 히이라기군이 설명을 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여기는 꿈이니까 생각했던 것이 그대로 돼요」
「그러니 남편에 대해 떠올리면 반드시 만날 수 있어. 에리코씨」
「그런 거야. 딱히 어머니 자신의 외관까지 젊을 적으로 되돌릴 필요는 없겠지만」
「아, 하지만 난 그 모습 보고 싶을지도」
「지금도 충분히 젊다 생각하지만 말야」
라고 모두에게 이것저것 말해오니, 그 중심에 있는 어머니는 새빨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외관은 어쨌든, 기분적인 면에서는 과거로 되돌아오고 있을 것이다. 그 영향인지 아키라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그다지 언밸런스한 인상은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친아버지와 만났어?」
「으, 응. 그때는, 그렇네……」
천천히 경내를 둘러보면서 감개무량으로 눈을 가늘게 뜨는 어머니. 추억을 곱씹으면서 걷기 시작한 그 등을 우리들 전원이 따라가는 형태가 되었다.
「신년이었으니까 계절은 달랐지만, 이런 식으로 예쁜 저녁노을의 날이었단다. 그래서 하늘을 보고 걷고 있었는데, 얼빠진 사람하고 부딪혀버려, 안경을 떨어뜨려, 그대로 참배객에게 휩쓸려가는 느낌으로 섞여 들어가서……」
안경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중에 고조씨가 나타나서 함께 찾아주겠다고 한 전개를 어머니는 즐거운 듯 말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대해서는 우리들도 엿들었으니까 기존의 정보였지만 지금은 현장감이 전혀 달랐다. 당시의 정경, 참배객의 활기, 안경, 안경 하면서 유명한 만화 같은 소재를 겪었던 어머니와 당황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는 고조씨……. 모든 것이, 눈에는 안보이지만 리얼하게 감지되고 있었다. 그것은 역시 꿈이 아니고서야 어머니의 이미지가 주위에 영향을 주고 있는 탓일 것이다. 환경창조까지는 아니지만 그쪽의 재능이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의 꿈속이 저녁이 되어 있는 것도 반드시 그 점이 원인이다. 어머니의 주관이 매우 강하게 반영되고 있는 증거가 틀림없었다.
「그랬더니 말야――」
걸으면서 이야기하고 있던 어머니가 멈춰 서서, 우리들을 돌아 보았다. 장소는 하치만궁의 일각, 겐지연못 건너에 있는 벤자이텐사.
「여기서 나, 세이쥬로씨를 만났단다」
쑥쓰러운 듯이 그렇게 미소 지으며 만남의 에피소드를 말해주었다. 안경을 밟아 박살낸 주제에 어째서인지 설교하고, 그러자 화낸 고조씨와 친아버지가 싸움을 시작했다고 하는 터무니없는 이야기였지만, 추억이라는 녀석은 언제라도 아름답다. 적어도 어머니가 그것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지금도 주위를 둘러싸는 따뜻한 분위기가 증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촌스러운 것은 말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멋진 이야기네요」
「응, 에리코씨 굉장히 사랑스러워!」
「고마워. 그렇지만 뭔가 나, 쑥스럽네. 이제 아줌마인데 젊은 애들 앞에서 이런 일 얘기해버리고」
「아뇨, 전혀 그렇지 않아요. 나라도 에리코씨라면 오히려 지금부터라도 부탁하고 싶다고나 할까――」
「닥쳐 오오스기」
「아파아! 잠깐 가도우―― 발 밟지마, 발!」
「풉, 바―보」
「후후, 아하하하하하」
벤자이텐은 질투가 깊다. 그런고로 그것과 인연을 가진 커플은 능숙하게 되지 않는다고 하는 전설이 일본에 있지만, 아무도 그런 것은 태클 걸지 않았다. 친아버지와 어머니는 확실히 일반적 견해를 대면 잘 된 부부가 아니다. 그것이 벤자이텐의 저주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장소에서는 관계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정말로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으니까. 여기는 꿈이며, 우리들의 세계이며, 현실의 타타리나 징크스 따위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히이라기 에리코가 마음에 그려가는 꿈의 계속은, 행복한 것이길 바란다. 여기에 있는 전원, 마음 깊이 바라며 믿었던 것이다. 반드시 이 장소는 보다 좋은 내일로 연결될 것이라며 의심할 여지도 없이, 순수하게.
「하, 하지만 말야, 다시 생각해 보면 이거네. 그 우락부락한 아키라네 아저씨와 정면으로 싸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하지 않아? 나 따위는 지금도 알밤 한방으로 날아갈 자신이 있다고」
「뭘 한심한 걸 자랑스러운 듯이 말하는 거야. 그래도 뭐, 확실히 따지고 보면 그 말대로네」
「그렇다고 할까 내 느낌으로는 고조씨가 싸움을 했다는 사실이 애당초 의외야. 겉모습은 확실히 북방바이킹같이 그야말로 야만족이라는 느낌이지만, 내용은 굉장히 온화하잖아」
「그건 뭐어, 그래, 여러 가지 있었을거야. 알 거 같지 않아?」
아마 고조씨는 그때부터 어머니에게 반해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태도를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키라처럼 다툼은 싫은 사람이지만, 화내야 할 때 화낼 수 없는 근성 없음은 아닐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심정적으로는 고조씨의 아군을 하고 싶다. 나와 아키라가 태어나고 지금의 현재가 있는 이상 만남의 근본부터 부모들의 관계를 부정하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부터는 이라고 생각한다.
「히이라기군의 아버지는 역시 이런, 완력이 강한 느낌?」
「음 어떨까나, 키는 컸지만 말이지」
「고조씨 보다는 작았다라고 말했었지」
「그렇네, 대체로 이정도?」
머리 위로 손바닥을 흔들면서 대강의 신장을 나타내는 어머니. 전에 내가 예상했던 바와 거의 같은 190 전후의 라인이었다.
「헤에, 하지만 그거라도 충분할 만큼 큰 남자야. 마초 아니었어요?」
「거기까지는. 그래도 가녀린 편도 아니었으니까 농구선수 같은 느낌일까나」
「그럼 꽉 잡힌 장신이라는 거네요. 그건 그거대로 박력이 있어요」
「고조씨는 프로레슬러 체형이지만 말야」
「그거야 그것이랑 싸울 수 있다면 빈상일 이유는 없겠지」
「그렇지만 인텔리였다고 하던데」
모두의 사이에 차례차례 친아버지의 이미지가 굳혀져간다. 방약무인으로 교만, 수십년 전의 젊을 무렵부터 학자로서 이름을 떨칠 정도의 두뇌를 가져, 거기에 고조씨와 싸울 수 있을 정도의 신체 능력을 가진다.
「뭔가 그거 누구씨랑 닮은 느낌이지만. 짜증날 정도로 만능같은」
「요시야군이 대체로 뭐든지 할 수 있는 건 그러한 핏줄의 덕분인가」
「그 부분에서 에리코씨는 어떻게 생각해? 요시야랑 남편, 역시 닮았어?」
「아니,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하지만 어머니는, 단호하게 그 이미지를 부정했다.
「비슷한 점은 확실히 있단다. 나는 머리도 나쁘고 운동도 전혀 못하니까 세이쥬로씨의 특징이 요시야에게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 하지만 그런데도, 역시 전혀 다른거야. 그 사람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만큼은……」
잠들기 전, 아버지를 닮지마 라고 어머니는 말했었다. 닮아도 좋은 곳은 거의 없다고.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는 부분이라면, 혹시 어머니는 친아버지의 그곳을 무엇보다도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모순되지만, 내가 그 속성을 갖지 않도록 바라고 있다. 모두가 추론에 지나지 않지만, 난 순간적으로 그렇게 확신했다. 그런 친아버지는―― 대체 어떤 남자인가.
「이야기의, 계속은?」
지켜보면서 재촉하는 우리들 앞에서 어머니는 그것을 말했다. 꿈꾸는 것 같은, 나조차도 처음으로 눈과 귀에 들은 얼굴과 목소리로.
「단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
굉장히 무서운, 가까워지면 누구라도 제정신으로 있을 수 없게 되는 것 같은 사람이란다」
그 때, 우리들은 자갈을 밟는 소리를 들었다.
「아……」
「태양이……」
이어서, 석양이 급격하게 가라앉아 간다. 이정도로 명맥한 환경조작을 할 수 있는 녀석은 이 장소에 한 사람도 없다고 하는데도, 유무를 막론하고 근처가 밤으로 칠해져 변해가는 광경은 폭력적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한걸음, 또 한걸음…… 이쪽으로 가까워져 오는 발소리.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이 순간에 어머니가 떠올린 꿈의 구현과 다름 없었다. 즉, 이러한――
「히이라기, 세이쥬로……」
그녀석이 지금, 우리들의 앞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벤자이텐사로 이어지는 다리 위, 장신의 남자가 무언인 채 서있었다. 외관으로 엿볼 수 있는 연령은 지금의 어머니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즉 나의 부친으로서 자연스러운 경지의, 실종으로부터 수십년을 경과한 모습으로서 거기에 서있었다. 연륜을 느끼게 하는 남자의 위엄. 틈이 없는 기색은 동결한 강철과 같이, 얼굴의 생김새는 가지런하지만 비인간적일만큼 온기라는 것이 느끼지지 않는다. 혹박하고, 냉엄하고, 위압적인 용모면서 왜인지 망령과 같은 불확실한 존재감이 배여 있다. 여기에 있으면서, 여기에 있지 않은 듯한. 고체와 같으면서도 기체와도 같은. 꿈의 환영이이라는 의미에서는 그것도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직감적으로 다르다고 알 수 있다. 이것이 이남자의 특징이다. 방금 전 어머니가 말했던 것은 정곡을 찌르고 있다.
모든 것을 불안하게 하는 남자
가까워지면 제정신으로 있을 수 없게 하는 남자
기괴한 언밸런스함을 숨긴 대장부. 히이라기 세이쥬로는 단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주위의 세계에 파괴를 재촉하는 불협화음으로 가득 차 있다. 마치 망가진 채로 완성된 존재이니까, 보는 자에게 자신도 그렇게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착각시키는 것 같은…… 정상이라하는 자부를, 비틀어 구부리는 남자. 그 인상은 다른 녀석들도 아마도 비슷한 것이었을 터다. 누구도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는 상태로서, 그러나 단지 한사람의 예외가 있었다.
「세이쥬로씨……」
경직되고 있는 우리들의 곁을 빠져나가면서 다리의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자에게 어머니가 걸어간다. 역시나 일관된 무언의 남편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양손을 벌려……
「만나고 싶었어, 만나고 싶었어요…….
저기 나, 도움이 됐을까나? 당신의 아내로서 부끄럽지 않은 여자가 될 수 있었을까나? 부탁해 세이쥬로씨…… 대답해줘요……」
「어머니――」
나는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가. 모르는 채 반사적으로 뻗은 손은 하늘을 갈라, 어머니는 남자의 가슴으로 뛰어들고……
「사랑하고 있어」
달빛이 비추는 다리 위, 두 사람은 서로 껴안고 있었다. 어느 쪽이든 우리들의 존재 따위 개의치 않고, 서로밖에 보고 있지 않다. 포옹은 감동적이며 정열적. 소녀와 같이 우는 어머니는 매우 아름답고, 조금 덧없고, 그것을 껴안은 남자는 태연자약하게 흔들리지 않는다. 회화와 같은 풍경으로, 매료될 만큼 안타까우면서, 하지만 뭔가, 이것은 어딘가 삐뚤어지고 있다. 결정적인 의식의 단절. 그것이 두 사람의 사이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나는――
「안돼, 이건 안돼」
옆에서 세라가 흘린 소리는 어쩌면 우리들 전원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에리코……」
처음으로 남자가 입에 올린 말은, 도저히 사랑하는 아내의 이름을 부른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얼어붙은, 마치 도로 옆의 작은 벌레를 밟아죽일 것 같은 울림이었다.
「써먹을 수 없는 여자다, 너는」
「에……?」
순, 간――
그림자가, 얼싸안고 있던 두사람분 만큼의 실루엣이, 한쪽만 뿔뿔이 붕괴된다. 다루마오토시[각주:1]를 방불케 하는, 다리가, 허리가, 몸통이, 목이…… 어머니의 전신이 뿔뿔이, 뿔뿔이. 용솟음치는 선혈을 흩뿌리며 갈기갈기 찢어진 몸이 쓰레기와 같이 연못 밑으로 떨어져갔다.
「힉――」
「거짓말……」
뭐야 이건?
「내 도움이 되었냐고? 바보놈이, 이야기가 전혀 되지 않아」
「으, 아아아아아아아아앗!」
그 절규가 자신의 목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어딘가 먼 곳에서 짐승이 짖고 있는 것과 같은, 정말이지 현실적인 맛이 존재하지 않는다. 무의식반사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어머니를 주우려고 달려들었지만 이미 모든 것은 연못의 바닥에 가라앉고 있었다. 뒤에 남은 것은 단지 2개, 다리 위에 퍼지는 피바다와――
「너가 요시야인가. 과연, 매우 형편없군. 에리코도 쓰레기를 낳았구만」
「이자식……!」
혈색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오만하게 나를 내려다보는 남자.
「뭐야, 뭘 한거야, 뭐냐고 네놈은! 어째서, 이런, 어머니는―― 네녀석을, 계속……!」
사랑하고, 생각하고, 나를 여기까지 키워주고. 그렇다고 하는데도, 이것은 대체 무슨 처사다!?
「너에게 있어서, 어머니는……!」
「아내다만, 뭔가? 그래서 내게 무엇을 말하고 싶지? 어째서 머저리같이 짖고 있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다만 애송이.
아내라면 남편의 도움이 되는 것이 의무일터다. 그리고 임무을 완수할 수 없으면 가치 따위 작은 먼지조차도 존재하지 않아. 단지 불쾌한 똥자루일 뿐이다.
그것은 너도 마찬가지다. 부친의 도움이 되지 않으면 그 존재에 의미 따위 없다. 넌 날 위해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 다른 이유 따위 전혀 없을 터다.
애당초 내 일부에 지나지 않는 이상 지극히 당연한 논리지. 굼뱅이의 피가 섞인 머리로는 그런 것도 모르는 건가?」
「…………큭」
넘쳐흐르는 분격으로 혀가 능숙하게 돌지 않는다. 사고는 비등하여 어떤 대꾸도 떠오르지 않지만, 단지 하나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 남자는, 미쳐있다. 최초부터 절망적으로 감성이 보통 사람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상자다. 사람의 용모를 하고 있지만 그 혼은 극채색으로 곪아서 썩어있기에 멀쩡한 이야기조차 성립하지 않는다.어머니, 어머니―― 이런 남자에게 대체 무엇을 기대했나. 이녀석의 어디가 사람으로서 사랑할 부분이 있다고 하는 건가. 미안 내게는 전혀 모르겠어. 그리고 일절, 알고 싶다고 생각 안 해. 난 단지, 지금 그저――
「용서 못해, 네놈, 죽여버리겠어」
히이라기 세이쥬로라고 하는 이 남자가 눈앞에 있는 것을 전신전령 인정할 수 없다. 내 모든 것을 걸고 배제하겠어.
「그것도 좋겠지. 너의 유용성을 보여 봐라. 내 기대에 응할 수 있을까, 에리코의 명예를 만회해 보는 것이 좋아―― 아들이여」
「나는――」
일찍이 없었던 처절함으로, 끓어오르는 전의를 가진 채 꿈을 발하며 포효한다.
「너에게 아들 취급 당할 기억은 없어! 」
그것은 10년 넘게 축적해서 겹쳐온 것을, 이 장소에게 단숨에 폭발시키는 격정의 발로였다.
이때까지의 요시야는 세-지를 親父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8층의 시련을 생각하여 아버지란 단어 대신 친아버지라는 단어를 택했습니다. 친부로 할까 하다가 한국에선 거의 쓰지 않는 단어라서.
役に立つ는 자신 이외의 인간은 도구로밖에 보지 않는 세-지가 자주 쓰는 말입니다. 딱히 멋나는 말이 생각 안나서 '도움이 되다'로 하겠습니다.
에리코와 세-지의 첫만남에서 안경을 박살낸 주제에 오히려 에리코에게 신랄한 말을 퍼붓는 세-지의 모습을 가끔 상상하곤 합니다. 3자 입장에서 어떻게 이런 부부가 탄생했을까 싶죠.
이 파트는 체험판1에 있던 부분입니다. 사실 이때까지는 세-지가 그저 흔히 있는 싸이코패스 캐러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마사다가 그런 평범한 캐러를 내놓을리 없죠. 또라이를 만들더라도 한층 더 비틀어서 병적인 존재를 만들어내는 솜씨가 신좌만상 시리즈보다 더 대단해졌습니다.
일본의 전통놀이 중 하나로, 4 ~ 5개의 조그만 나무 토막과 그것보다는 약간 큰 다루마 모양의 나무 조각을 사용한다. [본문으로]
「뭐야 그거 바보 아냐? 경사스러운것도 정도가 있어 이 광인(狂人)이! 착각도 심하네. 너따윈 결국 내게 있어──」
「도구지? 그래도 상관없어」
그리고 겨우 닿은 그녀의 손을 살포시 양손으로 감싼다
접한 피부에 부드러움은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좋아하는 사람의 손이라고 생각하면 어찌됐든 수줍어버린다.
역십자 히로인버전. 하긴 팔명진도 세-지가 주인공이자 히로인 아님?
마사다갓. 이쯤 되면 하나 정도는 기대에서 벗어난 작품이 나올만도 한데 이번에도 만족. 어찌보면 만선진이 여태 마사다 작품
중에서 가장 이질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선진 집필에 들어가면서 이번 작품은 모두가 보고싶었던 전개를 쓰고싶다고 했었는데 설마
이런 형태로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배틀전문 글쟁이면서 메타식 이야기에도 도전할 줄은. 팔명진부터 스토리텔링에 강해지는
느낌은 있었습니다만. 결국 카카카랑 살짝 비슷한 구도 같으면서도 꽤 독특한 전개가 됐습니다.
2대 보고 딥빡했었는데 바로 디스 당함
또 재밌는 사실은 작품 내에서 계속 자신의 신도들에 대해 디스를 하는듯한 썰을 푼다는거. 악역의 활약을 바란다. 사람으로서 어찌할
도리 없는 외도지만 분명한 신념을 가지고있는 자야말로 무적이다. 등등 마사다신도들이라면 공감되는 곳이 많을겁니다. 특히 세-지가
그점을 대표하는 캐러라 할 수 있었습니다만 만선진 곳곳에서 이 생각을 디스질. 개인적으로(어쩌면 저뿐만 아니라 신도들이라면
다들) 만선진 옥의 티가 2대 역십자라고 보고 있습니다. 세지같은 캐러가 둘이나 있을 수 없어야 하는데 거의 카피판(심지어
생김새도 2p칼라판)을 들고왔으니... 그러나 이걸 또ㅋㅋ 요시야의 입을 빌려 디스하는걸 보면 실소가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팔명진 때도 마사다 본인의 사상에 가깝게 보이는 썰을 풀다가 다른 캐러의 입을 빌려 디스하는 장면이 심심찮게 있었습니다만.
혼자 참 잘 놀 양반인듯.
카루마형?
발매 전부터 걱정했던 자손이 전부 이름, 얼굴 다 같은게 말이 되냐는 걱정도 역시 기우였고, 마사다의 약점으로 평가됐던 주인공과
히로인들도 아마 역대급으로 잘 뽑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뭐 전 그래도 카카카 사쿠야를 최고로 치는데 전체로 보면 이쪽이 더
낫겠죠. 아 물론 전체란 의미는 시쨩과 역십자녀를 말하는거지 팔명진4인방은 아닙니다^^ 역십자녀 자체는 제 취향은 아니긴 해도
구원받는 히로인으로서의 위치, 3대 역십자로서의 인생 등등을 생각하면 꽤 잘 만든 히로인. 그리고 시쨩쪽은 음... 따지고보면
히로인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봐야겠죠. 마다사겜 첫 여자주인공. 톡톡 터지는 매력은 초반 이후로 묻히는 점이 없는건 아닌데
이야기에서의 중요도나 뭐로 보나 주인공으로서 혹은 히로인으로서 역할은 다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부주인공 위치인 노부아키가.. 우리
노부군이 달라졌어요! 전작에서 평이 제일 안좋은 남매였던 세라남매. 그중 우리 노부군이 사랑에 죽고사는 뜨거운 남자가 됐답니다.
주인공들 사이에서 항상 소외되던 상황과 묘사, 이유야 어쨌든 자신을 필요로 해준 사람 등등이 꽤나 잘 맞아떨어지면서 베스트씬을
연출하는데 성공. 팔명진 최고의 씬 중 하나였던 세-지의 죽음씬을 오마쥬하면서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장면은 대단했습니다.
요시야 가족의 단란(?)한 일상을 더 보고 싶었습니다
일상씬은 평소해 하던 장난질이나 드라마CD부터 끼가 보이더니 팔명진부터는 겜에서도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이번엔 거기서 더 발전해
왔다는게 놀라울 따름. 물론 추억팔이네타 등에도 의존하는건 맞으나 그걸 제하고서라도 수준급에 올라왔다 하면 과한 평가가 될런지
음. 여튼 꽤나 웃겨주는 씬이 많았고(전작4히로인들이랑 이빨 까고 있을땐 빡쳤지만) 팔명진부터 숨은 존재감을 보이던 나가세군을
이렇게 써먹은 곳도 재밌었습니다. 아, 다 좋은데 회수이벤트 너무 귀찮지 않나요? 솔직히 4히로인이랑은 놀고싶지도 않은거 다
놀아주느라 진 다 빠짐.
다른 노생들 사상은 공감까진 안갔거든
항상 네타거리가 되는 라스보스가 이번엔 약쟁이ㅋㅋㅋㅋ 평소에 뭔 생각하고 살면 매번 이런 또라이캐러를 만드는지 신기합니다. 위치는
카카카의 파순이랑 비슷하다 볼 수 있지만 그 정체성은 또 이렇게 독특하니 네타거리가 될만. 노생 중에서 가장 보편성이 강한
사상을 가진 덕분에 저 역시 꽤나 공감가는 캐러였습니다. 그런다고 약은 안빨거지만. 특히 우리 오타쿠들한테 더 와닿는 사상이지
싶은데 으음. 나중에 요시야군한테 쳐맞는거 보면 꼰대선생한테 혼나는 양아치같아서 웃기기도. 아 라스배틀도 좋았습니다. 예능감
넘치는 우리 노생들...
신노님 역할이 거의 없어.....
충분히 만족했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이 없는건 아닙니다. 팔명진의 악역(특히 세-지랑 신노)이 워낙 강렬한 캐릭터인데다 그 근본에
접근하는 마사다식 캐러스토리가 이번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 신도들를 양산해낸 능력은 사실 거기에 있는데 말이죠. 타타리들도
포스있게 더 등장시켜서 마사다의 최고강점 중 하나인 추억팔이를 보고싶었습니다. 카카카의 천마들처럼 말이죠. 라스배틀 전에도
리턴매치 나오나 했는데 대충 넘어갔고. 특히나 진퉁 세지의 재등장이 사실상 없어서 실망. 하긴 만선진 자체가 팬디스크 성격이 있고
팔명진 캐러들 이야기야 이미 다해놨으니 만선진에서 새롭게 풀 이야기가 적다 해도 할말이야 없죠. 추억팔이 하라고 중간에
5파전같은 씬도 넣어줬고(이것 역시 모두가 보고싶었던 이야기. 팔명진떄 배틀로얄틱한 전투가 없는점이 아쉬웠거든요). 추가된 악역은
약쟁이군 하나뿐이고 그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나왔으니 뭐 쓸건 다 썼네.. 중간중간 오마쥬 되는 씬도 많았고. 공기가──
맛있어ㅓㅓㅓㅓㅓㅓㅓㅓㅓ
역시 얼라 그릴때만 전력투구 하더라
G놈치곤 신히로인도 잘 그려놨고 팔명진 시절 가끔 삑싸리나던 그림도 이번엔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라스보스도 약쟁이처럼 웃기고
섹시하게 그려놨고. 역시나 2P칼라 역십자가 문제긴한데... 으음... 뭐 여튼 여전히 에로나 히로인 그림에 불만이 없는건
아닌데 가오 잡는 꼬츄들 그림은 확실히 잘 그리니 마사다와 천생연분.
정말 즐거워보이심
전작 브금은 아~주 살짝 어레인지 돼서 돌아왔고 새로 추가된 브금도 역시나 들을만 했습니다 요나오갓. 의외로 가장 마음에 드는곡은
발할라처럼 전투브금이 아닌 홍균도인. 원래 중국풍 브금도 꽤 좋아하는 편이고 듣고있다보면 약 빨고 싶어짐. 근데 오프닝은
역대최악 응.
제3바보
디에스 애니화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으로 봐서 항상 하던 이식-역이식질 말고 다음 작품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곘습니다. 전신관
시리즈는 이걸로 깔끔하게 완결이 났을터이고 신좌만상 시리즈 완결판이 다음작이 될지 또 다른걸 들고올지... 어느쪽이든 신도
입장에서는 팬티 벗고 달려들겠지만.